[IT동아 차주경 기자] 정부, 법률 유관 기관은 수많은 정책과 규제를 다룬다. 사람들이 삶을 더 편리하게 살도록, 기업이 사업을 원활하게 펼치도록, 사회가 안전하게 움직이도록 이끌 목적에서다. 하지만, 구성원들이 정책과 규제 변화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되려 곤경에 빠질 가능성이 생긴다. 특히 기업은 정책과 규제의 변화를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업의 방향을 바꾸거나 아예 멈출 일이 생긴다.
하지만, 정책과 규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루에만 수십에서 수백 건 이상의 정책과 규제 변화가 일어나는 까닭이다. 정부, 법률 유관 기관은 이들 변화를 문서로 만들어 알린다. 그럼에도 문서 검색이 잘 되지 않고 분량이 방대한 탓에, 기업이 필요한 정보를 찾아 확인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이 어려움을 해소하려고 박선춘 대표가 세운 스타트업이 씨지인사이드다.
서비스와 기술을 소개하는 박선춘 대표 / 출처=씨지인사이드
박선춘 씨지인사이드 대표는 우리나라의 법률과 정책, 규제 변화를 수십여 년 동안 이끌어 온 전문가다. 제 14회 입법고시 합격 후 국회사무처에서 일하던 그는 2015년 미국 워싱턴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으로 부임한다. 이 곳에서 미국 의회와 행정부의 입법과 정책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임무를 맡았다.
당시 미국 정부 기관은 스타트업 피스컬노트의 규제 정책 모니터링 플랫폼을 업무에 활용했다. 박선춘 대표는 이 플랫폼이 우리나라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어 그는 2020년 국회 기획조정실장직을 맡아 데이터 개방, 인공지능 국회의원 인턴 등 국회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한다. 이들 경력을 살려 2022년 1월부터 씨지인사이드를 이끈다.
씨지인사이드의 서비스 아이호퍼 화면 / 출처=씨지인사이드
앞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그는 우선 법률과 규제, 정책 특화 데이터 서비스를 고안했다. 10억 건 이상의 우리나라 법률과 규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변화를 자동 분석하고 모니터링하는 서비스 ‘아이호퍼’를 만들었다. 아이호퍼는 이제 법률과 규제의 변화 방향까지 가늠할 정도로 강력해졌다.
아이호퍼를 시작으로 씨지인사이드는 더욱 풍부한 법률과 규제 영역을 다루기로 마음먹는다. 국회와 정부의 입법 정보, 국회의 활동과 법령 등을 자동으로 수집 관리하는 서비스 ‘아크로’, 인공지능으로 법률안의 통과 여부를 예측하는 서비스 ‘아폴로’, 각종 규제를 검색하고 현황을 파악하도록 돕는 서비스 ‘아르고스’, 우리나라 내외의 ESG 동향을 수집 관리하는 ‘ESG365’, 우리나라 여론의 동향과 유행은 물론 법안 정책 기사 3만여 개를 매일 자동 관리하는 ‘오딘’ 등의 서비스를 속속 선보인다.
아이호퍼의 화면. 법률과 규제 관련 상세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전달한다 / 출처=씨지인사이드
씨지인사이드의 서비스를 사용하면, 국회와 정부는 물론 우리나라 지자체들이 다루는 법률이며 규제를 신속 정확하게 파악 가능하다. 기업이나 사용자가 검색만 하면 법률과 규제의 처리 기관, 소관 부처, 공포일과 시행일 등 상세 정보를 알려준다. 다른 지자체의 규제 조례, 특정 법률과 규제의 상위 법령 유무와 입법 발의 현황까지 제공한다.
박선춘 대표는 이어 한 가지 아이디어를 더 낸다. 아이호퍼와 관련 서비스의 사용 편의를 더욱 높이고 정확도도 개선할 아이디어다. 서비스에 인공지능 거대언어모델(이하 LLM, Large Language Model)을 적용하는 것이다.
아이호퍼에 LLM을 더한 아이호퍼-xAI / 출처=씨지인사이드
씨지인사이드는 수억 건 이상의 자료를 토대로 서비스를 만든다. 덕분에 정보의 분량은 아주 많지만, 그 만큼 정보를 정밀하게 검색하려면 시간이 다소 걸린다. LLM을 쓰면 이 문제를 해결 가능하다. 사용자는 사람과 대화하듯 LLM과 이야기하며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얻는다. LLM은 정보뿐만 아니라 그 정보의 근거, 근거의 정확성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전달한다. 벡터 DB 검색, RAG(검색 증강 생성, 인공지능의 능력을 강화하고 정보 혼란인 할루시에이션을 방지하는 기술) 기술을 활용한 덕분이다.
박선춘 대표와 씨지인사이드는 가능한 많은 법률과 규제 데이터를 모으려고 한다. 데이터에 아이디어를 더해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 목적에서다. 이어 여기에 기술을 더한다. 데이터와 아이디어에 기술을 융합,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만들자는 기업 이념도 만들었다.
씨지인사이드 임직원들 / 출처=씨지인사이드
박선춘 대표는 이 기업 이념에 공감하는 임직원들이 속속 합류해 능력을 발휘한 것이 오늘날 거둔 성과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기업의 이념에 공감하는 이들은 관성이나 타성, 편견에 젖지 않고 오로지 능력을 발휘하는데 집중한다’고 말한다. 이 자세가 곧 사명감과 책임감이 된다고도 덧붙였다.
씨지인사이드의 사명은 법률과 규제 서비스의 혁신으로 기업을 돕는 것이다. 이들의 규제 모니터링 시스템을 살펴보면, 하루에만 100건 이상의 규제가 바뀌고 또 생겨나는 것으로 드러난다. 이들 규제는 저마다 반영되는 시기가 다른데, 이 과정에서 국민의 삶과 기업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규제를 바꾸거나 새로 만들 때에는 전후좌우 모든 과정을 샅샅이 기록하고, 누구나 보고 조사하기 쉽게 공개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이것이 잘 되지 않았다.
씨지인사이드는 아이호퍼를 시작으로 다양한 법률, 규제 편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 출처=씨지인사이드
이에 박선춘 대표는 규제정보의 지능화 단계를 넘어 포털 선진화, 스타트업을 포함한 창업기업을 위한 법률과 규제 지원, 산업별 규제 영향 강도를 인공지능으로 지수화하는 아이디어를 현실로 옮긴다.
법률과 규제 서비스 여러 건을 상용화, 성과를 거둔 씨지인사이드는 2024년을 도약하는 해로 삼는다. 먼저 법률과 규제 LLM을 고도화, 성능을 검증하고 유용성을 업계에 알린다. 다른 기업과의 연합이나 협업도 적극 시도한다. 이는 곧 한국형 법률규제특화 LLM을 살찌울 양식이자 다른 부문으로 LLM을 전파할 원동력이 될 것이다.
씨지인사이드는 아이호퍼를 시작으로 다양한 법률, 규제 편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 출처=씨지인사이드
이어 4월 중 LLM 기반의 아이호퍼-xAI를 정식 공개한다. 풍부한 데이터에 대화형 인공지능을 더해, 올해 5만 명 이상의 사용자에게 정확한 규제 변화 정보를 신속히 제공할 목표를 세웠다. 물론, 이 부문에서의 서비스 범위 확장과 매출 확대도 노린다. 이 단계에서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목적으로 씨지인사이드는 2024년 시리즈 A 투자 라운드를 연다.
박선춘 대표는 투자금을 고스란히 ‘시장의 요구에 맞는 서비스 구축과 고도화’에 쓸 예정이다. 국회법 인공지능 선례와 해설 서비스, 공직선거법 인공지능 해설, 국정감사 질의답변 인공지능 검색 서비스 등을 상반기 안에 선보일 계획을 세웠다.
2023 스타트업 테크블레이즈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씨지인사이드 / 출처=씨지인사이드
이들 서비스는 우선 국회의 입법 기관 관계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국회법을 정확히 해석하고 적용하면, 불필요한 논쟁과 다툼이 일어나는 것을 막는다. 매년 수많은 기관과 기업이 국정감사에 대응하려 많은 인력, 노력을 투입한다. 씨지인사이드의 국정감사 질의답변 인공지능 검색 서비스는 이들 복잡한 과정을 신속 정확하게 처리하도록 돕는다.
일반인도 자신의 삶에 영향을 주는 국회법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바뀌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다. 즉, 씨지인사이드의 서비스는 법률과 규제, 정책과 정치가 사회 구성원들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돕는 역할을 할 것이다.
기술과 시장을 설명하는 박선춘 대표 / 출처=씨지인사이드
챗GPT가 등장하면서 생성 인공지능 업계의 주도권을 거머쥐려는 세계 빅테크 기업들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진다. 덕분에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속도는 나날이 빨라진다. 기술 패권 경쟁 가운데, 씨지인사이드는 사람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법률과 규제, 정책 특화 데이터를 10억 건 이상 확보한 점을 경쟁력으로 소개한다. 이들 데이터에 인공지능을 결합해 개인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각오도 다졌다.
박선춘 대표는 “데이터에 인공지능을 입힌 아이호퍼를 꾸준히 개량, 일하는 방식에 혁신을 가져다주는 법률과 규제 특화 인공지능 에이전트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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