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영우 기자] 인공지능(이하 AI)가 기업의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대다. 시장에 파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물론, 기업내 업무 환경에도 AI가 활용되는 것이 이제는 매우 자연스럽다. 특히 챗GPT(ChatGPT) 등으로 대표되는 자연어 기반의 대화형 AI 모델은 활용성과 편의성 양측면에서 호응을 받으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출처=셔터스톡
다만, 자사 비즈니스에 대화형 AI 모델을 도입하기 위한 장벽도 적지 않다. 특히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자연어 처리 모델인 LLM(Large language model)등의 고급 기술을 활용하거나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처리능력을 가진 클라우드나 온프레미스(내부망) 시스템이 필요하다. 비용 및 인력이 제한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에서 제공하고 있는 기술이전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기술이전이란 국가연구개발 사업으로 개발한 결과물(기술, 지식, 정보, 노하우 등)을 기업에게 기술료를 받고 기업에게 이전하거나 이용을 허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ETRI는 1600여개의 이전 가능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술료를 기업의 규모에 따라 다르게 책정하여 공급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의 절반 수준 비용에 기술이전을 받아 자사의 사업에 접목할 수 있다.
ETRI의 기술이전 및 사업화를 위한 연구성과확산실 소속 이상훈 박사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ETRI 기술이전 프로그램의 근본적인 목적은 동반성장을 위한 것으로, 중소기업에 유리한 비용을 제시할 뿐 아니라, 단순히 특허를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종 노하우를 포함한 기술 전수 교육도 이루어진다”며 계약 이후의 단계에서도 ETRI의 내부 연구나 정부과제 연계를 통해 기술 고도화 및 사업화를 돕기도 한다”고 밝혔다.
ETRI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역시 AI 관련 기술이다. 기업들의 수요도 많다. 다양한 AI 기술의 개발 및 이전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건 올해 초 선보인 ‘한국어에 최적화된 언어이해 모델(MoBERT) 및 응용기술’이다. MoBERT라는 명칭은 ETRI에서 주창한 것으로, 구글에서 선보여 화제가 된 자연어처리 모델 ‘BERT(Bidirectional Encoder Representations from Transformers)’를 참고하면서, ‘형태소(Morpheme)’ 기반으로 최적화했다는 의미를 담았다.
MoBERT는 언어생성 기술인 LLM과 구분되는 ‘언어이해’ 기술에 해당한다. LLM 대비 사이즈가 훨씬 작고, 낮은 비용으로 빠르고 정확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의미의 최소 단위인 형태소 기반으로 문맥정보를 학습한다. 이를 통해 한국어 대상으로 최고 수준의 기계독해 성능 및 텍스트 분류 성능을 발휘한다는 것이 ETRI의 설명이다.
ETRI의 MoBERT 관련 기술 이전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본 대표적인 중소기업 중 하나가 IT 운영관리 솔루션 업체인 ‘인포플라’다. 특히 최근 인포플라는 사람의 반복 업무를 AI에게 맡기는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를 비롯한 업무 자동화 솔루션의 개발 및 보급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인포플라측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연어처리 모델을 이용한 IT 서비스 자동화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고객의 환경에 따른 업무 자동화를 위해 한글 데이터를 읽어 학습을 진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ETRI의 MoBERT 기반 뉴럴 검색 기술을 도입해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데이터에 따라 정확도가 기존 기술 대비 약 20% 정도 향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 외에도 인포플라는 ETRI의 기술이전 프로그램에 대해, “스타트업∙중소기업이 기반 기술 개발을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기가 쉽지 않은데, ETRI로부터 이전 받은 기술은 중소기업의 기술력 확보·강화 및 글로벌 시장 진출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전 받은 기술을 토대로 제품을 개발하며 ETRI와 지속적인 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새로운 기술을 공동개발한다면 서로 상생하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기대를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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