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x 울산시 x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울산대학교에 ‘울산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를 마련했습니다. 유망한 중소기업·스타트업의 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돕는 곳입니다. IT동아는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지원사업’ 선정 기업을 소개하고 이들의 스케일업을 지원합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화학물질 사고는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5년간 산업 현장에서 발생한 화학사고는 476건으로 그중 25명이 사망하고, 319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한, 유해화학물질 사고는 인명 피해뿐만 아니라 환경 오염 원인으로도 이어져 심각한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
화학물질 안전사고로 인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대부분의 원인은 ‘유독가스 누출’과 ‘급성중독’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 안전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에 한컴유비마이크로는 보이지 않는 유해가스를 감지하고 계측할 수 있는 가스 감지기를 개발하고, 산업 현장에 특화한 무선통신 기술을 적용해 모니터링할 수 있는 복합가스 감지기를 개발하고 있다.
한컴유비마이크로의 가스 감지기(좌) 및 게이트웨이(우)를 가스 산업시설 현장에 적용한 사례 / 출처=한컴유비마이크로
한컴유비마이크로의 가스 감지기의 장점은 무선 통신 기술과의 결합에 있다. 산업 현장과 같은 특수한 환경은 무선 통신 음영지역일 경우 많은데, 한컴유비마이크로는 공장지대 특화형 ‘LoRa(Long Range)’를 적용해 통신을 연결한다. 각각의 기기(가스 감지기, 게이트웨이 등)가 본연의 기능과 중계기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 음영지역에서도 통신을 연결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한컴유비마이크로는 울산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함께 지난 2021년 12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약 2년간 ‘2021년도 국민생활안전 긴급대응 연구사업’의 일환으로 ‘화학물질 유·누출 사고현장 대응을 위한 피해 확산 동적예측 시스템’을 개발했다. 해당 시스템은 사람에게 유해한 화학물질 유·누출 사고로 인한 대형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화학물질/대기환경 정보를 원격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피해 확산 예측 분석 기술을 적용해 신속한 안전조치를 제공한다.
이에 IT동아가 해당 시스템을 개발 담당한 김용한 한컴유비마이크로 연구개발본부 제품개발팀 팀장(이하 김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김용한 한컴유비마이크로 연구개발본부 제품개발팀 팀장 / 출처=IT동아
가스 감지기와 통신을 연결,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IT동아: 화학물질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들었다.
김 팀장: 화학사고 대비를 위해서다. 사람에게 유해한 화학물질이 유·누출되는 사고는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 폭발성 가스의 경우는 어떤가. 한번 발생하면 재난적인 수준의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무색·무취의 독성 가스가 유·누출될 경우, 피해 범위와 위험 여부를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렵다. 때문에 사고 발생 시 사고를 진압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소방관이 화학사고 현장에 출동해도 어디까지 화학물질이 퍼져있는지 알 길이 막막하다.
유해 화학물질은 2차 폭발, 화재, 중독, 질식 등 추가 사고를 유발하고, 사고의 대형화로 이어질 수 있기에, 화학사고 현장대응을 위해 투입되는 인원은 사고 물질에 따라 다른 대응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산업 현장에서 가스 감지기 등 장비를 설명하고 있는 김용한 한컴유비마이크로 팀장 / 출차=한컴유비마이크로
지난 2012년 9월 27일, 경북 구미시에 발생했던 불산 누출 사고를 예로 들 수 있다. 당시 불산 저장탱크가 폭발하며 누출된 불산으로 인해 사망자 5명, 부상자 18명, 재산피해 554억 원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는 공장 일대의 주민과 동·식물들에도 영향을 끼쳤다.
IT동아: 아… 기억난다. 1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당시 사고 발생 후 2차, 3차 피해로 이어져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기도 했었다.
김 팀장: 맞다. 화학사고는 그래서 무섭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냄새도 나지 않는 화학물질도 다수 존재한다. 화재사고와는 다르다. 화재의 경우 최소한 눈에는 보인다. 번겨나가는 규모를 확인할 수 있고, 화재 시 발생하는 연기를 보며 추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화학사고는 가스 감지기나 장비에 의존해 피해 범위를 파악하고 대처해야 한다.
출처=셔터스톡
그런데, 생각만큼 쉽지 않다. 최초 사고 발생 유무도 신고를 받아야 대응할 수 있다. 사고물질, 누출량, 용기온도, 용기압력, 용기부피, 누출직경 등 모든 정보를 현장에서 수동으로 파악해야 한다. 현장의 풍향, 풍속 등에 따라 화학사고 범위도 달라진다. 화재가 동반된 사고의 경우, 인근 지역의 환경에 따라 화재 범위도 달라진다.
유해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산업지역과 주거지역이 가깝게 인접해 있을 경우, 사고 발생 지점을 중심으로 어디까지 주민을 대피시켜야 하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화학물질을 운반하는 도중 발생하는 사고는 더욱 대응하기 어렵다.
울산시는 국가산업단지와 주택단지가 밀접한 지역이 많다 / 출처=한컴유비마이크로
무색·무취 화학물질을 추적해 피해 범위를 파악합니다
IT동아: 뭔가… 어렵다는 이야기만 들으니 마음이 무겁다.
김 팀장: 그래서 개발한 것이 시스템이다. 화학사고 발생 시 가장 먼저 현장에 달려가는 소방관, 구급대원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담았다. 가장 우선해 집중한 것은 선제 대응 방법과 사고 발생 시 현장 상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화학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를 더 빠르고 안전하게 취득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소방본부에서 요청한 내용은 화학사고 발생 시 어떤 물질이 유출됐고, 피해 범위는 어디까지이며, 현장의 환경(풍속, 풍향 등) 정보를 반영한 피해 범위 예측 등이었다. 그래야 차단선을 구축할 수 있고, 피해 예측 지역의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제 대응을 위해 유해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지역 경계에 유·누출을 확인할 수 있는 가스 감지기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방법도 고안했다.
가스 감지기를 설명하고 있는 김용한 한컴유비마이크로 팀장 / 출처=IT동아
IT동아: 가스 감지기를 그물망처럼 통신으로 연결하는 방법을 적용한 것인가.
김 팀장: 맞다. 화학사고가 발생했다고 가정하자. 우선 여러 유해 화학물질을 확인할 수 있는 가스 감지기를 현장 주변에 원형으로 설치한다. 1차, 2차, 3차 등 거리를 두고 떨어진 지역에 가스 감지기를 설치하고 데이터를 취합하면, 화학물질이 어디로 어떻게 확산되는지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가스 감지기에는 풍향과 풍속을 확인할 수 있는 센서도 설치했다.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피해 범위를 예측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화학물질과 주변 환경 정보를 바탕으로 피해 범위를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울산대학교에서 개발했다.
유해 화학물질 유·누출 사고를 위해 한컴유비마이크로와 울산대학교에서 공동으로 개발한 시스템 / 출처=한컴유비마이크로
정리하자면, 한컴유비마이크로가 가스 감지기와 무선 통신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를 수집하면,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울산대학교가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아, 수집한 데이터는 LTE와 LoRa를 복합 연결, 현장 및 소방 본부에서 실기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대응했다.
사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IT동아: 현장의 목소리를 어떻게 반영했는지 궁금하다.
김 팀장: 지난 2023년 10월, 한컴유비마이크로가 위치한 울산테크노 일반산업단지에서 울산시 소방본부 특수화학구조대와 함께 개발한 시스템을 시연했었다. 소방본부 실무자를 포함해 본부장, 소방대원, 소방대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여러 차례 시연 행사를 진행하며 의견을 받았다. 가스 감지기의 평소 관리 방법에 대한 의견, 사고 발생 시 보다 편리하게 설치할 수 있는 방법 등 현장이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성능과 기능도 중요하지만, 실제 기기를 다루는 현장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소방 시연 모습 / 출처=한컴유비마이크로
화학사고뿐만 아니라 화재 현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화재 진압 후 계속 발생하는 연기, 유독물질 등을 측정해 완전한 진화 단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방식이다. 산불과 같은 대형 화재를 예로 들어보자. 강풍 등 기상 악화와 맞물리는 산불 화재는 피해 범위가 엄청나다. 당장의 화재를 진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1차 진압한 화재 현장의 잔불을 완전히 없애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 하지만, 저 멀리 형성된 1차 방어선과 멀리 떨어진 1차 화재 진압 현장을 매번 사람이 오가며 잔불로 인한 2차 화재를 확인하기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이럴 때, 가스 감지기에 현장 온도와 화재 발생 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설치하고, 통신으로 연결해 원격으로 연결하면 실시간으로 현장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현장에 약 한달 정도 가스 감지기를 설치해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즉, 사고 위험 취약 지점에 가스 감지기를 설치하고 원격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대응할 수 있다.
소방 시연 모습 / 출처=한컴유비마이크로
IT동아: 감지 센서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사고에 미리 대응할 수 있는 셈이다.
김 팀장: 맞다. 유해 화학물질을 측정하는 센서를 화재 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측정 센서로 바꿔주면 된다. 일산화탄소는 큰 화재 발샐 이전에 미리 감지할 수 있어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소방관이 우선 진압하고 지나간 자리에 설치해 두면, 언제든지 원격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방식이다. 참고로 피해 범위를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은 데이터를 쌓을 경우 정확도를 계속 높여나갈 수 있다.
김용한 한컴유비마이크로 연구개발본부 제품개발팀 팀장 / 출처=IT동아
한컴유비마이크로는 산업 현장의 밀폐 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가스 감지기를 개발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유해 화학물질과 화재를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솔루션을 준비해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하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안전’한 현장을 위해 노력하는 한컴유비마이크로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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