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정연호 기자] 코로나19 이후로 많은 활동이 온라인으로 넘어오게 됐다. 전염병으로 인해 대면 만남을 자제해야 하는 상황이 왔기 때문이다. 생계와 닿아 있는 직장 생활도 예외는 아니었다. 많은 회사가 재택근무를 기본 근무방식으로 변경했고 사람들은 비즈니스 미팅도 줌 등의 화상회의 툴로 진행했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건 우리들의 일상이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가는 대신 쿠팡이나 마켓컬리 등의 이커머스를 택하는 사람이 늘었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것은 더 이상 당연한 명제가 아니다. 우리는 이미 태블릿 PC나 노트북을 통해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걸 경험했다.
일상의 디지털 전환 뒤에는 이를 떠받치는 IT시스템이 있다. 사람들이 디지털 세상에서 쾌적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려면 IT장비가 정상적으로 관리돼야 한다. 지금까지는 이 작업을 사람이 했다. 국내 기업들만 보더라도 365일, 하루 24시간을 3교대 근무를 하면서 IT운영 관리자들이 시스템을 관리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보안이 중요하기 때문에 IT운영관리 업무는 비대면 근무도 어려운 분야다.
낯설게 들릴 수 있는 IT운영관리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에게 친숙한 작업이다. 가령, IT시스템의 보안을 위해서 네트워크 장비 비밀번호를 바꾸는 게 그렇다. 수십 대 이상의 네트워크 장비를 사용하는 기관과 업체는 정기적으로 네트워크 패스워드를 변경해야 한다.
인포플라의 최인묵 대표
3천 대의 장비 비밀번호를 바꾸려면 10명의 관리자가 이 일에만 20일 동안 매달려야 한다. 이런 작업을 분기별로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웹페이지 메뉴에 일일이 접속해 모니터링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외에도 네트워크 설정 변경, 데이터 백업 등 IT운영관리 작업은 다양하다. 인포플라의 최인묵 대표를 만나 IT운영관리의 중요성, 이를 위한 자동화 솔루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RPA 자동화’로 효율적인 IT운영관리 가능해…”IT관리자는 더 전문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어”
인포플라의 ‘아이톰스’는 IT운영관리 작업을 인공지능(이하 AI)으로 자동화하는 솔루션이다. 기존에도 IT운영관리를 위한 자동화 솔루션은 존재했지만 가격이 비싸 도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최근 패스워드 변경 자동화 패키지를 구매하려고 했던 A 공공기관의 한 부서는 15억의 견적을 받았다고 한다. 가격만이 문제가 아니다. 자동화를 하고 싶어도 IT운영관리 작업은 NMS(네트워크관리)나 SMS(서버관리)처럼 기본적인 업무 정도만 솔루션이 있고, 대부분은 솔루션조차 없는 상황이다.
최인묵 대표는 “결국, IT운영관리는 사람이 할 일로 남게 된다. 이 때문에, 업무 속도는 느리고 휴먼 에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RPA로 IT운영관리의 업무를 자동화하면, IT운영 관리자는 더 전문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다. 현재 이들은 전문성 있는 인재들인데도 단순 반복적인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봇프로세스자동화 RPA, 출처=셔터스톡
아이톰스가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건 클라우드 기반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RPA란 반복적이면서 표준화된 업무를 소프트웨어 로봇이 자동화하는 걸 말한다. 기존에 사람이 하던 IT운영관리 업무 중에서도 단순 반복적인 성격이 강한 작업을 RPA가 하면 이에 들어가는 인건비를 아낄 수 있다. 아이톰스는 클라우드 기반이라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현재 아이톰스를 통해선 비밀번호 변경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으며, 이외에 다른 기능들이 하나씩 추가될 예정이다.
아이톰스는 IT운영관리 업무의 자동화를 플랫폼 하나에서 계속 추가하는 방식이다. 운영관리 작업마다 패키지를 별도로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최 대표는 “기존엔 3개 업무를 자동화할 때 세 회사의 솔루션 사용법을 다 익혀야 했다. 솔루션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도 쉽지 않다. 아이톰스를 통하면 단일 UI(인터페이스)에서 기능들을 활용하고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RPA를 활용해서 IT운영관리 업무를 자동화하는 것은 인포플라만의 강점이다. RPA와 IT운영관리 쪽에 모두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IT운영관리 작업에 RPA를 붙일 수 있던 이유는 이 작업들은 주로 일정 프로세스가 있는 정형화된 작업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들이 사용하는 IT장비는 대부분 소수의 글로벌 회사가 만든 장비다. 인포플라는 각 회사의 장비별로 RPA 스크립트를 표준화해서 만들어 놓았다. 리눅스나 윈도처럼 장비별 OS에 맞춰 표준화된 RPA 스크립트를 작성하면, 이를 고객사 IT장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최인묵 대표는 “많은 작업들이 IT 기반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IT시스템을 운영할 인원은 계속 부족해지고 있고 인건비도 올라가는 상황이다. 앞으로 디지털 전환은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IT관리자의 인건비도 더욱 올라갈 것이다. 자동화를 통해서 이러한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IT운영관리 AI와 결합해 더 효율적으로 변한다
최 대표는 아이톰스엔 두 가지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첫째, IT장비 데이터를 AI가 학습해 장비에 생길 문제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다. IT장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때, 아이톰스는 개별적인 IT장비의 CPU나 메모리 데이터를 학습해 이상 패턴을 예측할 수 있다. 평소 CPU 사용량이 30% 정도로 유지되던 장비가 30분 뒤에 갑자기 70%까지 올라가는 상황을 인공지능이 예측하는 것이다.
아이톰스를 통해선 IT장비의 CPU나 메모리 리소스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출처=인포플라
CPU가 과부하되면 장비에서 돌아가던 웹페이지나 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게 된다. RPA가 IT장비를 모니터링하면서 장비 이상이 예측되면 관리자에게 알림을 보내고, 관리자는 프로그램 설정값을 미리 바꿔 문제를 피할 수 있다.
최 대표는 개별 IT장비의 데이터를 학습하는 원리가 ‘엣지 컴퓨팅’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엣지 컴퓨팅은 데이터가 발생하는 현장과 가장 가까운 기기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을 말한다.
중앙 데이터센터에 데이터를 보내고 분석하는 것과 반대되는 방식으로, 아이톰스의 AI는 IT장비에서 개별적으로 맞춤형 학습을 한다. 수천 대의 IT장비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중앙에서 학습하는 방식은 너무 많은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장비마다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CPU나 메모리 리소스가 달라서 이들의 결과를 통합할 필요도 없어 가능한 방식이다. A장비는 평소 CPU를 30%, B장비는 70%를 사용하고 있다면 두 장비의 데이터를 함께 학습할 필요가 없다.
최 대표는 “아이톰스 AI는 IT장비에서도 코어 하나의 CPU를 최대 5% 정도만 쓴다. AI 예측 기능을 해제할 수도 있는데, 고객들은 CPU를 5% 정도는 쓰는 것에 문제가 없다면서 예측 기능을 다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비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땐 과거 데이터보다 실시간 데이터가 더 중요하다. 1년 전과 6개월 전의 데이터는 IT장비의 미래를 예측할 때 필요성이 떨어진다. 학습을 할 때 최신 데이터에 더 큰 비중을 두고 과거 데이터 비중은 줄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학습할 때 CPU를 적게 사용하는 것이다.
출처=셔터스톡
둘째, RPA와 머신비전의 결합이다. 머신비전이란 카메라 등의 기기로 확보한 이미지를 기계 시스템이 사람처럼 시각적으로 분석하는 기술을 말한다. 사람의 눈처럼 홈페이지를 분석할 수 있다면, 로봇이 아니라 사람임을 인증하는 ‘캡차(CAPTCHA)’ 인증코드도 RPA가 인식해 입력창에 대신 입력하는 등의 작업도 할 수 있게 된다.
기존 RPA는 홈페이지 HTML 소스에서 홈페이지 인터페이스를 확인하는 구조였다. 이런 이유로 많은 RPA 제품이 윈도 PC가 아닌 다른 장비에서 작동을 못 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IT장비는 윈도PC를 넘어 맥OS PC, 태블릿,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장비 등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맥OS 기반 PC, 태블릿, 디스플레이, IoT(사물인터넷) 장비 등에서 IT운영관리 RPA를 작동시키려면 머신비전이 필요하다.
최 대표는 “서버나 네트워크 장비뿐 아니라 IoT 디바이스도 함께 운영관리하는 게 인포플라의 목표이다. 기술적인 기반도 이미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에 있는 온도 조절기를 생각해보자. 영상이나 사진을 통해 온도조절기에 표시된 온도를 인식할 수 있으면, 온도가 적정선보다 내려갔을 때 RPA가 온도를 조절하라는 신호를 보낼 수 있게 된다.
그는 “앞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IT운영관리의 자동화뿐 아니라, IT시스템의 문제를 예측해 예방하는 솔루션을 더욱더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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