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네가 나의 해방일지를 왜 기대하면서 본건데.

대부분 나의 아저씨에서 받은 감동에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니 기대하고 본 거 아냐?

맨날 사랑 얘기에 뻔하디 뻔한 드라마와 달랐던 나의 아저씨 보고 '아, 이 작가는 다르구나' 이 생각에 본 거 아냐?

그래 놓고 한다는 소리가 뭘 얘기하는 거냐, 결말이 어떻다는 거냐, 오백원이 어쩌고 저쩌고.

다름에 매력을 느끼고 본 드라마에서 흔하디 흔한 드라마들의 결말과 맺음을 원하는게 모순 아니냐?

왜 행복한 모습의 결말을 보여줘야 하는데? 

왜 성장한 모습의 캐릭터를 보여줘야 하는데?

왜 명확하게 맺어지는 이야기를 원하는데?

니네 삶은 행복한 결말이냐?

어제의, 저번 주의, 저번 달의, 작년의 너와 지금의 너는 다르냐? 성장 했냐?

어제도, 저번 주도, 저번 달도, 작년도 지금의 너랑 똑같지 않아? 

똑같으면 다행이게? 시간이 지날수록 무기력한 너일걸?

여기에 글 쓰는 애들 나이대가 어떤진 모르겠지만 삶에 있어서 큰 무너짐을 경험해 봤다면 

나의 해방일지를 보며 저게 뭐야 라는 소리는 못 할거라 생각한다.

삶의 구렁텅이에서 매일 반복되는 지하 생활을 한 순간에 청산하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됐습니다. 라는 엔딩을 바란거야?

삶이 그렇게 쉽사리 매듭지어 지는 거였나?

구씨처럼 어둡진 않지만 개인적으로 삶의 밑바닥을 찍었다고 생각하는 나로선 더 할 나위 없는 드라마였다고 느낀다.

소녀가 엘레베이터 문을 열어주고 주머니에서 빠져 나갔던 동전이 하수구에 걸쳐진 그 우연이면 

포기하지 않고 삶을 살아가겠다는 충분한 은유가 됐을 것이고, 구씨의 상황에서 이거면 충분한것 같은데?

여기서 그저 그런 드라마들처럼 이 돈을 끝으로 전 은퇴하겠습니다. 미정이를 위해서 알콜 중독을 치료받겠습니다. 산포로 내려가 싱크대 사업을 물려 받겠습니다.

이렇게 구구 절절히 나열해 줘야 너네 기준에 좋은 드라마가 되는거냐? 

이런건 너네가 그렇게 싫어하는 뻔하디 뻔한 드라마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