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사쿠라」
그렇게, 차가운 현실을 납득시켰기 때문인지.
「몸이 나으면 말야, 사쿠라는 뭐가 하고 싶어?」
가정 이야기.
이쪽에만 편리한 미래 이야기를, 입 밖에 냈다.
「에……? 제가 하고 싶은 거 말인가요……?」
「그래. 사쿠라가 하여간 즐겁다고 생각하는 거야. 뭐든지 좋아. 그저 물어보고
있을 뿐이니까,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은 불문에 붙인다는 방침으로」
「에────응?, 잠깐 기다리세요」
사쿠라는 곤란한 듯이 시선이 허공에 떠돈다.
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긴 뒤.
「어쩐지, 이렇다 할 게 없는 것 같아요.
별로 지금 이 상태 그대로 가도 괜찮다고 할까, 선배와 있을 수 있으면 그걸로 된다고 할까」
얼굴을 붉히고, 멋쩍어하면서 사쿠라는 말했다.
「────────」
시야가 가늘어진다.
사쿠라를 붙잡고 싶어지는 충동을, 얼린 마음으로 막는다.
--"그 애는 지금까지, 무엇 하나 자신을 위한 행위 따위 해 오지 않았지" --
빌어먹을 할아범이, 해 오지 않은 게 아냐……!
사쿠라는 모를 뿐이잖아.
즐거운 것.
정상적인 일상을 모르니까, 원하는 게 뭔지 알지 못한다.
정상적인 행복을 모르니까, 이런, 사소한 걸 정말 소중한 듯이 생각하고 있다────
「……선배? 저, 왜 그러나요……?」
「에? 아아, 잠깐 생각 좀」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얻어야 하는 것, 손에 넣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사쿠라는 여전히 모르고 있다.
밖에서 웃지 않는 사쿠라.
친구를 사귀지 않는 사쿠라.
이 집과 마토 가밖에 모르는, 완전히 닫힌 좁은 세계.
그걸───바꿀 수 있다면, 어떤 대가를 치뤄서라도, 나는.
「서, 선배……? 저, 역시 이상해요. ……왼손, 아픈 건가요?」
「아니, 그게 아냐.
사쿠라. 이 어수선한 게 끝나면, 어딘가 먼 곳으로 가자.
지금까지 어딘가에 놀러 간다든가 그런 일 없었잖아. 가끔은 멀리 나가서
떠들썩하게 노는 것도 괜찮아」
「────────」
사쿠라는 멍해져서, 나를 보고 있다.
갑작스러운 제안에 놀라서, 이게 꿈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한, 그런 침묵.
「결정됐지. 사쿠라는 어디에 가고 싶어?」
「에────아, 어디라니, 에에────」
당황하며 곤혹스러워 한다.
대답은 좀체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도, 마지막엔 진심으로 원하는 소망을 찾았는지.
「……에에. 어디든지 되는 거죠, 선배?」
주뼛주뼛, 사쿠라는 나를 올려다본다.
「괜찮아. 사람이, 그럴 마음만 먹으면 못 가는 데 같은 거 없어」
진심으로 말한 건데, 사쿠라는 농담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사쿠라는 쿡, 하고 안심한 듯이 웃고,
「그럼 꽃놀이 같은 거 하고 싶어요, 저」
그런, 작은 소원을 입에 담았다.
「꽃놀이? 꽃놀이라니, 그 꽃놀이?」
「네. 이 저택에서도 할 수 있지만, 있는 건 매실나무뿐이니까. 날씨 좋은 날에,
넓은 들에서 선배랑 꽃놀이 하고 싶어요」
「────그러니. 그건, 확실히」
굉장히 즐거울 것 같다.
다리 아래 공원에서,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봄을 맞은 나무를 보는 것도 좋다.
즐거운 것 같은 건 산더미처럼 있을 터.
그 출발이 꽃놀이라는 건, 사쿠라에게 정말 어울린다.
「───좋아. 그럼 약속이야. 사쿠라의 몸이 낫고, 이 어수선한 게 끝나면 둘이서 가자」
사쿠라는 만족스럽게 미소 짓는다.
그런 약속을 하고, 천천히 일어섰다.
……그렇다.
정말, 그렇게 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라고.
10년 전에 있었던 불 뒤로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자신의 행복을 꿈꿨다.
객실을 떠난다.
남은 건 작은 약속뿐.
그건 사쿠라만이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 4월만 되면 얼마든지 이룰 수 있는 소원은, 나 자신의 소원이기도 하다.
「────────」
얼린 마음으로, 따스한 환상을 그린다.
언젠가 겨울이 지나고.
새 봄이 되면, 둘이서 벚꽃을 보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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