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입업계의 트렌드가 '소통'으로 자리잡으며 많은 개발사가 이용자의 말에 귀기울이고 있다. 라이브 방송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더라도 이용자는 커뮤니티 및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이용자는 밸런스나 버그 등 당연히 지적받아야 할 것 외에도 편의성, 심미적인 콘텐츠 등 부가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개발사는 이러한 이용자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인게임에 적용하고 있다. 또 이런 흐름은 게임의 전통과 기조를 포기하고 진행되기도 한다.
이렇게 최근 들어 전혀 닿지 않을 것만 같던 이용자의 목소리는 잦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개발사에 전달되고 있다.
◇ 블리자드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사진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남는 것은 탈 것 뿐"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시즌제 MMORPG로, 시즌이 지나면 사실상 기존 장비들의 가치가 소실된다. 몇 년에 한번 정식으로 추가되는 확장팩에는 하드리셋이 적용된다. 하지만 시즌에 있어서는 적용되던 특수 장비 기능이 상실되거나 템레벨의 가치가 낮아지는 등의 소프트리셋이 적용된다.
때문에 확장팩이 나오든, 새 시즌이 열리든 남는 것은 업적과 탈것 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존재한다.
극악의 확률을 자랑하는 탈것이나 특정 기간에만 얻을 수 있는 탈것, 다시는 얻을 수 없는 탈것 등 보유하는 것 자체로 '고인물' 인증마크가 되는 것들이 상당히 많다.
용군단 확장팩에는 확장팩의 콘셉트와 이용자 편의성을 위해 '용조련술' 시스템이 새롭게 등장했다. 이는 기존 '날탈(나는 탈것)'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용을 조련해 날아다니는 시스템으로 기력이 존재하는 대신 보다 빠르고 자유롭게 날 수 있다.
와우 용군단 /블리자드
용조련술은 대부분의 이용자가 반기는 시스템이었다. 다만 소수의 이용자에게는 해당 시스템이 자신이 보유한 개성있는 탈것을 사용할 수 없다는 상실감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또 용조련술을 한번 맛본 이용자가 구 대륙을 누벼야할 때 상대적으로 느린 일반 탈것에 불편을 느끼는 경우도 생겼다.
블리자드는 이에 대해 여러 대안을 내놓았는데, 그 첫번째가 용군단 외 기존 대륙에서도 80%의 속도로 용조련술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아제로스 전역에서 용 조련술 사용 가능해 졌으며 용 조련술이 모든 비행 가능 구세계 대륙으로 확장됐다.
두 번째는 탈것의 기능 확장이다. 올 가을 출시될 새로운 확장팩 '내부전쟁'에는 일반 탈것에 용조련술 기능을 추가한다. 비행 형태 전환 방법 및 용조련술 적용 가능한 탈것은 464가지이며 드루이드 까마귀 비행까지 적용된다. 이를 바꾸는데는 5초가 필요하고 탈것에서 내려진다.
하지만 모든 탈것에 용조련술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이에 해당하는 탈것은 현재 총 464개다. 또 기존 용조련술은 과거에 친구를 태우고 다니려면 NPC에게 말을 걸어야 했다. 반면 '역동적인 비행' 탭에서 아군을 태우는 것을 설정할 수 있다. 기본적인 다인승 탈것은 이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펄어비스 | 검은사막
검은사막 개발자 코멘터리 영상 / 검은사막 공식 유튜브 캡쳐
검은사막의 경우 국산 MMORPG 중 가장 퀄리티가 높은 작품으로 유명하다. 검은사막을 사랑하는 팬층에는 마니악한 이용자가 많은데, 이는 게임 자체가 전통 판타지를 따르는 경향이 강하고 콘텐츠 자체도 하드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검은사막은 꾸준히 이런 '전통'을 지켜가며 뚝심있는 서비스를 유지해왔다. 정립되어있는 세계관과 방대한 콘텐츠 이 모두를 아우르는 서비스가 게임의 매력이다.
다만 외형적인 부분에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발생했다. 한 이용자는 "검은사막은 좋은 그래픽을 가지고 있지만, 꾸미는 요소가 너무 적다"라며 "캐릭터를 꾸미기 위해 게임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라고 말했다. 오직 꾸미기 위해서 매달 결제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 해당 이용자는 아바타의 가격을 낮추고, 더 많은 옷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모든 옷을 디테일있게 만들기보다는 비싸게 팔 옷만 디테일하게 만들고, 싸게 팔 옷은 단순하게 만들어야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과하게 장식품이 많은 의상, 중세에 집착이 강한 의상 등에 대한 지적이 커뮤니티에 오르내렸다. 특히 타 게임에 넘쳐나는 현대 스타일의 아바타도 기존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아카데미아 / 검은사막 홈페이지
이에 검은사막 '의상 제작 TF 팀'을 구성했다. 의상 TF 팀은 검은사막의 다양한 업데이트로 인해 의상 제작속도가 자꾸 느려지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꾸려진 조직이다. 그리고 그 이후로 정말 이전보다 빠른 속도로 의상이 업데이트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과한 장식을 덜어낸 '라블리엔', 콘셉트가 확실한 '원더랜드' 등의 준수한 아바타가 출시됐다. 이후 현대 겨울 의상을 방불케 하는 아바타 '산타빌레N'을 시작으로 '아카데미아', '산들', '살랑살랑흰토끼' 등 그간 검은사막에서는 기대하기 힘들었던 '취향저격' 의상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산타빌레N / 검은사막 홈페이지
개발진은 "기존에 아카데미아 의상이 출시된 바 있는데, 이런 의상에 관한 고민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는 그런 걱정을 전혀 하고있지 않으며 모험가분들이 좋아해주신 덕분에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산들 의상의 경우 모험가 의견을 취합해 결정되었으며 의상과 어울리는 안경 악세서리 또한 추가로 업데이트됐다.
◇ 엔씨소프트 | 쓰론앤리버티
최문영 캡틴은 앞으로 더욱 빠르게 이용자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출처 TL 공식 유튜브
엔씨소프트는 자사 MMORPG 'THRONE AND LIBERTY(쓰론 앤 리버티, 이하 TL)'에 대한 이용자 요청사항 반영 업데이트 계획을 공개했다.
TL 개발 총괄 안종옥 PD는 '프로듀서의 편지'에서 업데이트의 핵심을 △성장 과정의 스트레스 완화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시인성 개선 △이벤트 일정 재정비 △협력 던전 콘텐츠 개선 △파티 플레이 개선으로 꼽았다.
이는 론칭 이후 이용자의 개선 요청이 가장 많았던 사항들이다. 대부분이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에 적용됐다. 이외 사항들도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또한 캐릭터 성장의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의뢰 보상'에 경험치를 추가했다. 월드를 누비며 즐기는 '탐사 코텍스' 난이도를 낮추고, 특정 환경에서만 수행 가능했던 조건도 완화할 계획이다. 몬스터 처치 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을 높여 필드 사냥의 재미를 강화한다.
UI 시인성도 개선된다. △퀘스트와 코덱스를 안내하는 '마커' △캐릭터 이름표와 적에게 받는 피해량 △필드 보스 공략 시 각 캐릭터의 기여도 등을 보다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있다.
아울러 지역 이벤트와 필드 보스 등장 시간을 조정한다. 30레벨 이상의 캐릭터가 플레이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변화도 예고했다. '협력 던전' 보상을 상향하고, 클리어 시간도 짧게 조정한다. '파티 플레이' 역시 파티원을 보다 손쉽게 찾을 수 있는 '매칭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안 PD는 "출시 직후부터 각종 수정사항들을 적용해 왔지만 아직 이용자 목소리에 부응하기엔 충분치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용자 플레이 동향과 목소리에 늘 귀 기울이며 개선하고, 부족한 부분은 정성으로 채우겠다"고 전했다.
◇ 크래프톤 | 인조이
크래프톤 인조이 김형준 피디 /크래프톤
크래프톤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신작 '인조이'의 로드맵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인조이의 출시를 기다리는 팬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한편, 지속적인 소통 창구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영상에는 인조이 총괄 디렉터인 김형준 PD가 직접 출연해 인조이의 개발 방향성과 주요 기능, 개발 과정을 소개했다.
인조이 공식 디스코드에 이용자들이 남긴 '위시리스트'를 반영했으며 개발 과정에서 추가하면 좋을 법한 기능들도 포함됐다. 김 PD는 "디스코드에서 이미 팬분들 글을 열심히 읽고있다"라며 "그것을 모아 위시리스트를 만들었는데, 이미 정리해서 개발에 반영한 것도 있다"라고 전했다.
유저들이 가장 많이 요청한 기능 중 하나는 자동차다. 게임에 등장하는 자동차는 실제로 탑승해 운전 가능하며, 옆 자리에 다른 조이를 태울 수도 있다. 차량 커스터마이즈나 세차 등도 가능하다. 다만 GTA의 자동차를 생각한다면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고 설명했다.
'타이머신'기능으로 조이가 죽었을 때 자동 저장파일로 살아 있을 때로 돌아갈 수 있다. 사건/사고로 죽은 조이도 타이머신으로 되살릴 수 있다.
그룹 활동 요청을 반영한 기능도 개발하고 있다. 인조이에서는 지인과 함께 카페에 가거나, 춤을 추거나, 체스나 보드 게임 등을 플레이하는 등 그룹 단위 활동을 즐길 수 있다.
평판 시스템은 물건을 훔치거나 남을 때리는 등 나쁜 짓을 하면 변화하는 시스템이다. 평판이 바뀔 때마다 작동하는 상호 작용이 등장한다. 김 PD는 평판에서 발전해, 목격자가 없는 곳에서의 행동도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는 '카르마 시스템'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용자들이 한층 쉽게 모드를 만들고 창작할 수 있도록 플러그인을 개발한다는 소식도 전했다. 작품을 서로 공유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캔버스'를 통해 궁극적으로 인조이가 창작의 도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김형준 PD는 "지난해 첫 트레일러 공개 후 인조이를 향한 글로벌 팬분들의 뜨거운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디스코드 및 SNS 채널을 통해 솔직하고 다양한 의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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