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메카=이우민 기자] 2020년 출시된 발로란트는 현재 국내 슈팅게임 시장 최정상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큰 틀은 한참 선배 격인 카운터 스트라이크에서 따왔지만, 슈팅게임 특유의 손맛에 다양한 스킬을 더한 게임성으로 현재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슈팅게임 시장에 넷이즈가 신작 ‘프래그펑크(Fragpunk)’를 앞세워 도전장을 내밀었다. 프래그펑크는 발로란트와 유사한 게임성을 선보이는 한편, ‘카드 샤드’와 ‘듀얼’이라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이를 기반으로 앞서 진행된 유저 테스트에서도 호평을 받았으며, 이에 수많은 슈팅게임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추세다.
게임메카는 지난 1월 21일, 넷이즈 항저우 캠퍼스에서 열린 미디어 체험회를 통해 출시 전 미리 프래그펑크를 플레이하는 기회를 얻었다. 직접 해본 프래그펑크는 장르 특유의 매력을 충실히 녹여냄과 동시에, 카드 샤드와 결투로 이전에는 없던 색다른 전략성과 짜릿한 쾌감을 선사했다.
발로란트식 슈팅에 프래그펑크의 색을 더했다
프래그펑크는 ‘랜서’라 불리는 영웅들이 한 데 모여, ‘글루나이트’라는 광물을 손에 넣기 위해 경쟁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프래그펑크라는 이름에서부터 암시하듯 전반적으로 펑키한 분위기가 돋보이지만, 사이버닌자나 이종족, 악동 과학자 등 독특한 캐릭터 역시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드론을 보내거나 일정 시간 은신하기도 하고, 지정 범위 내에서 받는 피해가 감소하는 등 콘셉트를 살린 스킬과 궁극기가 캐릭터의 매력을 더한다.
🔼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등장하는 '랜서' (사진제공: 넷이즈)
게임 시스템을 살펴보면, 프래그펑크는 5 대 5 팀 대결로 각 팀이 공수를 번갈아가며 경쟁한다. 공격 팀은 총기와 스킬을 활용하며 ‘컨버터’라 불리는 폭탄을 설치해 폭파시켜야 하며, 수비 팀은 반대로 컨버터를 무사히 해체해야 한다. 물론 상대 팀을 전멸시켜도 승점을 얻을 수 있다. 즉, 게임 구조 자체는 발로란트와 거의 똑같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신 최대 25라운드까지 이어지는 발로란트와 달리 프래그펑크는 7전 4선승제라는 비교적 짧은 라운드 수를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볼륨이 너무 부족한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들었지만, 오히려 짧은 플레이타임이 게임 템포가 늘어지는 것을 방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만큼 플레이 내내 지루한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다.
🔼 5 대 5 팀 대전으로 진행되며 (사진제공: 네이즈)
🔼 컨버터를 두고 공격과 수비가 번갈아 진행된다 (사진제공: 넷이즈)
또한 준비 단계에서도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발로란트는 무기나 스킬을 ‘크레드’라는 돈을 주고 구입해야 하지만, 프래그펑크는 별도 구매 없이 매 라운드마다 스킬 횟수가 자동 충전되어 부담 없이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총도 돈으로 구매하는 방식이 아닌, 각 무기마다 사용 횟수가 정해져 있어 한 번 사용한 무기는 이후 라운드에 사용할 수 없다.
발로란트의 경우 승리나 킬 달성 시 더 많은 돈을 얻을 수 있어, 라운드 승리 팀이 유리한 위치를 계속해서 선점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반면 프래그펑크는 그러한 요소를 최대한 배제함으로써, 매 라운드마다 같은 선상에서 출발하도록 구성한 느낌이다. 대신 한 번 사용한 무기는 다시 사용할 수 없는 만큼, 다양한 무기 숙련도가 강제된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 무기는 돈을 주고 구입하는 방식이 아닌, 각 무기마다 사용 횟수가 정해져 있다 (사진제공: 넷이즈)
승리를 위한 핵심 요소, 카드 샤드
앞서 간단하게 차이점을 언급했지만, 사실 프래그펑크의 가장 큰 특징은 ‘카드 샤드’다. 카드 샤드는 매 라운드 시작 전 팀 별로 뽑을 수 있는 특수 효과로, 카드마다 상대 팀 머리가 커지거나 컨버터를 구역 상관없이 설치할 수 있게 되는 등 다양하고 독특한 효과가 마련되어 있다.
카드 샤드는 원하는 대로 무작정 고르는 방식이 아닌, 팀원 간의 투표로 결정된다. 투표에는 ‘크레딧’이라 부르는 재화가 소비되며, 이전 라운드에서 킬이나 컨버터 설치 등 승리 기여도에 따라 크레딧이 차등 지급된다. 다시 말해 승리 기여도가 높은 사람이 더 강한 카드 결정권을 가지도록 구성된 셈이다.
🔼 매 라운드마다 적용될 카드 샤드를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사진제공: 넷이즈)
어떤 카드를 고르냐에 따라 매번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뿐 아니라, 승리 전략도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예를 들어 컨버터 설치 구역 제한이 사라지는 카드를 고른 뒤 아군 리스폰 지점 바로 앞에 컨버터를 설치하거나, 더블 점프가 생기는 카드를 골라 상대 눈에 띄기 어려운 고지대를 선점하는 것도 가능하다.
🔼 상대 캐릭터 머리 크기를 키워 헤드샷을 맞추기 좋게할 수도 있고 (사진제공: 넷이즈)
🔼 총알을 튕겨내는 검을 쓸 수 있게 되는 등 다양한 효과가 있다 (사진제공: 넷이즈)
때문에 상황에 따라 적절한 카드를 고르는 것이 승리의 핵심이다. 특히 카드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면 유저 간의 실력차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기에, 진입장벽을 낮추는 장치로도 작용할 듯 보였다.
체험회 당시 국내 매체와 일본 매체 간의 한일전이 성사됐는데, 일본 팀에는 오랜 시간 슈팅게임을 해온 고수가 있었다. 반면 국내 팀에 그 정도의 고수는 없었다보니, 초반부터 아군이 맥없이 전멸당하며 2 대 0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그러나 그 직후 아군 팀이 상대 머리가 커지는 카드와 컨버터를 구역 상관없이 설치할 수 있는 카드를 연이어 뽑으며 반격에 나섰고, 2 대 2까지 점수를 따라잡았다. 일본 팀 역시 지형을 눈 지대로 바꾸는 카드, 사망 후에도 일정 시간 근접공격을 할 수 있는 카드를 뽑으며 추격해왔고, 라운드 점수 3 대 3을 기록하는 접전이 펼쳐졌다.
긴장감 끝에 찾아오는 극강의 쾌감, 듀얼
이처럼 만약 총 스코어가 3 대 3이 됐다면, 마지막 라운드는 모든 인원이 참여하는 1 대 1 대장전으로 최종 승자를 가린다. 5명의 팀원이 순번을 정해 상대 팀과 1 대 1 진검승부를 펼치는 방식으로, 승리자가 체력과 스킬 잔여 횟수를 유지한 채 다음 순번 상대를 만나는 구조다. 이 과정을 거쳐 상대 팀을 모두 처치하면 최종 승리를 거머쥔다.
체력뿐 아니라 스킬 횟수도 다음 라운드에 이전되기에, 플레이어는 매 라운드마다 전략적인 고민을 하게 된다. 이번 라운드에 모든 스킬을 쏟아부어 확실한 승리를 따낼지, 혹은 다음 라운드를 위해 적절히 스킬을 분배할 지 등 끊임없는 선택의 순간이 찾아온다.
여기에 아군 도움 없이 오직 자신만의 힘으로 적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듀얼에 진입하면 상당한 긴장감이 몰려온다. 그 긴장감을 이겨내고 적을 처치하는 순간, 이전 라운드는 물론 여타 슈팅게임 중에서도 최고의 쾌감을 느낄 수 있다.
🔼 라운드 점수 3 대 3에서 펼쳐지는 최종 승부 '듀얼' (사진제공: 넷이즈)
🔼 각 인원이 순서를 정하고 (사진제공: 넷이즈)
🔼 그에 맞게 상대 팀과 1 대 1 진검승부를 펼친다 (사진제공: 넷이즈)
다시 시간을 거슬러 체험회 당시로 돌아가면, 3 대 3 접전이 벌어진 한일전 역시 듀얼에 진입했다. 기자는 마지막 순서인 5번에 자리했는데, 일본 팀 첫 출전자는 앞서 소개한 고수였다. 그는 초반부터 실력을 발휘하며 아군을 차례차례 쓰러뜨렸고, 3번째 팀원이 출전해서야 간신히 그를 저지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그렇다 해도 남은 적은 무려 4명. 이후 팀이 적 1명을 더 처치했지만, 3번째 상대에게 남은 팀원이 모두 당하며 기자 혼자 3명의 적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1 대 3이라는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침착하게 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스킬을 적절히 분배해가며 상대를 하나하나 쓰러뜨렸고, 마지막 라운드에 아껴놓은 스킬을 쏟아부으며 마침내 역전승을 거머쥐었다. 그 순간 듀얼 내내 느꼈던 긴장감이 풀리며 어떤 게임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짜릿한 쾌감이 터져 나왔다.
🔼 한일전 당시 최종 결과표, 그 때의 짜릿함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잠재력은 충분, 발로란트 대항마 될까?
주어진 체험 시간이 30분밖에 없어 오랜 시간 플레이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프래그펑크의 잠재력은 충분히 느껴졌다. 슈팅게임 특유의 게임성을 훌륭히 구현했으며, 여기에 카드 샤드와 듀얼로 프래그펑크만의 강점을 갖췄다. 특히 승리의 쾌감은 여타 슈팅게임 중에서 최고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었다.
초석은 잘 다져진 만큼, 장기 서비스를 위해서는 꾸준한 업데이트와 밸런스 패치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실제로 체험회 기준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는 12개로, 경쟁작에 비해 다소 부족한 상태였다. 이에 대해 제작진이 2개월마다 신규 카드와 캐릭터를 추가한다고 밝힌 만큼,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슈팅게임 시장의 떠오르는 샛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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