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릭터만 이쁘게 만든 양산형 액션 게임 아냐?
- 2D 모바일만 2개 만든 회사가 AAA급 3D액션을 잘 만들 수 있겠어?
- 액션은 회피의 미학이 중요한데 그 절묘한 맛을 낼 수 있을까?
시프트업의 첫 콘솔 진출작 '스텔라블레이드'가 처음 공개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각종 커뮤니티에 올라왔었던 글 중 하나다. 다소 부정적인 늬앙스가 들어간 글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에 대해 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기도 했다. 전체적인 의견을 한마디로 취합하면 "김형태 특유의 캐릭터는 확실히 이쁘고, PV영상을 보면 재미있어 보이기도 하는데 뭔가... 뭔가... 게임성이 의심스럽기도 하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하지만 기자에게 사전 제공된 데모판을 즐겨 본 바로는 그런 의심을 하지 않아도 될거라 확신했다. 스텔라블레이드는 액션 게임이 가져야할 기본은 충분히 가지고 있고, 스텔라블레이드만의 고유 시스템과 재미도 가진 게임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스텔라블레이드는 재미있었다
◆ 일단 무조건 땡기는 보기 좋은 떡
스텔라블레이드에서 그래픽에 대한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스크린샷과 영상을 통해 많이 공개됐으니 그 대략적인 분위기를 구구절절 설명하진 않겠다. 한마디로 김형태 대표 특유의 디자인을 가진 미형의 캐릭터가 섹시한 액션을 마음껏 펼치는 게임이다. 적어도 최근 5년간 나온 다양한 액션 게임을 모두 가져와도 상위 다섯 손가락 안에는 들어갈거라 확신하는 그래픽이다. 그야말로 먹기 좋은 떡의 극점이다.
이브의 무릎까지 내려오는 포니테일 머리칼 역시 움직임에 따라 격렬하게 움직이며 액션감을 살린다. 꽤 아크로바틱한 액션을 추구하는 게임이기에 움직임에 따라 흩날리는 머리칼의 움직임을 보는 것도 꽤 재미있는 요소 중 하나. 간간히 옷이나 살결을 뚫고 들어가는 특유의 버그가 있지만 크게 거슬리지 않을 뿐더러 진짜 보기 어려운 유저들이 있을까봐 짧게 변경하는 옵션도 제공한다.
움직임에 따라 흩날리는 머리칼이 인상적이다
단순히 아름다운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채택했다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극대화할 수 있는 움직임에도 큰 공을 들인 것으로 보였다. 검을 뽑아 휘두르는 모션이나 적에게 정해진 수만큼 패링을 했을 때 가능한 강력한 공격(일명 앞잡)을 성공시켰을 때도 최대한 아름답게 표현한 것이 보인다.
사실 기자는 최근 서양권을 중심으로 속칭 '사실적으로 생긴(못생긴) 캐릭터'가 주연을 포함한 주요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적어도 가상의 세계에서 내가 조종하는 캐릭터는 미인(美人, 남녀 구분없음)이었으면 좋겠다는게 본인의 생각이다.
스텔라블레이드는 그런 부분에서 100점 만점에 100점, 한마디로 정의하면 플레이하는 동안 눈이 즐겁다고 말할 수 있겠다.
아름다운 주인공과 다양한 코스튬은 눈을 즐겁게 한다
◆ 먹어보니 맛깔나는 먹기 좋은 떡
지난 25일 있었던 스텔라블레이드 인터뷰에서 '스텔라블레이드는 어떤 게임과 비교했을 때 액션 감각이 비슷한가?'라는 물음에 '타 게임언급이라 조심스럽지만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다'라 답했다. 해당 게임은 소울라이크보단 난이도가 낮지만 비슷한 감각의 전투 시스템에 오픈월드를 가미한 게임이다.
실제로 게임의 시스템은 꽤 흡사하다. 일정구간마다 있는 휴식 포인트(일명 화톳불)에서 쉴 때마다 적이 다시 생겨나는 형태와 가장 기본적인 체력 회복 도구가 충전된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소울라이크처럼 극악의 전투 난이도는 아니지만 무지성으로 공격만하면 잡몹1에게도 비명횡사하는 게임이기도 하다.
한정된 물약과 소모품을 이용해 다음 휴식 포인트까지 이동하는 것이 포인트
다만 무조건 1:1을 유도해가며 전투해야 할 정도로 답답하진 않다. 적들이 어떤 공격을 하는지 파악해가며 공방을 주고받아야 되지만 1:다수를 상대로도 해볼만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본인이 생각하는 전투의 느낌은 '소울 시리즈보단 가볍고 데메크 시리즈보단 묵직한 느낌' 정도로 표현하고 싶다.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은 선을 잘 선택해 스텔라블레이드 고유의 액션감을 살렸다고 말할 수 있겠다.
◆ 오픈월드라 하지만 데모에서 속단하긴 어려워...
스텔라블레이드는 어드벤처 요소가 있는 액션게임, 보통 오픈월드 게임이라 부르는 장르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요점은 메인 스토리를 따라 짜여진 공간에서 정해진 적과 싸우는 것도 가능하지만 유저 선택에 따라 메인 스토리를 잠시 놔두고 다른 곳을 먼저 탐험하는 방식이다. 데모에서도 열쇠를 찾거나 암호를 찾아 들어가는 공간이 있고 여기엔 메모같이 세계관을 더해주는 요소나 아이템이 들어있는 장소도 존재한다.
다만, 1시간 남짓한 시간만 플레이 가능한 데모버전에서 충분한 지역이 제공되지 않아 오픈월드 요소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 '메인만 따라가기보다 조금씩 다른 곳도 돌면서 새로운 것을 찾을 수 있다'라는 느낌만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이런 오픈월드 요소는 게이머에게 선택을 주고 지겹지 않은 선에서 플레이 타임을 늘려준다는 점에선 꽤 반가운 요소다.
◆ 스킬은 입맛대로, 보스는 신중하게
휴식 포인트에 도달하면 지금까지 얻은 스킬 포인트를 이용해 이브의 스킬을 배우거나 행동을 강화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공격 스킬을 늘려 공격에 치중할 수도 있고, 패링 타이밍을 쉽게 만들어 방어에 집중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 이 역시 많은 것을 체험하진 않았지만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자신의 취향에 맞는 스킬을 고르는 것도 게임의 재미를 주는 요소가 될 것이라 예상된다.
스킬은 자기 입맛대로 고르면 된다
인터뷰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특정 스킬을 강제하는 보스가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걸로 봐서 취향대로 찍어도 보스를 잡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의미. 실제로 데모 첫 경험인지라 스킬은 아무 생각없이 찍었음에도 보스를 잡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 또, 스킬은 언제든 초기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여차하면 다시 찍어 새로운 감각으로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하다.
◆ 본편도 이정도라면 성공은 확실할...지도?
스텔라블레이드를 데모만 해보고 게임 전체를 속단하긴 어렵겠지만 적어도 데모만으로 평가했을 땐 '이만한 액션 게임이라면 AAA급이라 부를만 하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프트업이라는 의외의 회사에서 만든 스텔라블레이드라는 의외의 게임을 플레이했는데 의외를 넘어서는 재미를 느꼈다는 뜻이다.
데모에서 보여준 퀄리티와 재미를 엔딩까지 이어갈 수 있다면 스텔라블레이드는 '명작'이라 칭하기 충분한 게임이다. 모쪼록 액션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곧 공개될 데모를 즐겨볼 것을 권한다. 당신도 나처럼 '어? 이거 맛있는데?'라는 감탄이 나올 거라 생각한다.
뼛 속까지 소울 시리즈 광팬인 기자는 데모를 플레이하기 전까지 내심 '액션 게임이 아무나 만드는 줄 아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더욱 충격적이었고 이를 계기로 스텔라블레이드를 응원하는 쪽으로 생각을 바꿨다. 데이브더다이브, P의거짓과 함께 한국 콘솔의 앞날을 기대하게 하는 게임의 반열에 살짝 넣어보려 한다.
참고로 스텔라블레이드 데모버전의 공개는 29일이다.
게임은 자고로 직접 해봐야 한다
데모를 꼭 플레이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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