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는 주연과 조연, 다양한 등장인물이 있듯이 게임에서도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게이머의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특히, 대작이라 평가받는 게임은 영화 이상의 스토리와 캐릭터성으로 많은 게이머들에게 여전히 회자되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작품 밖에는 기획자, 프로그래머, 일러스트레이터 등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개발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피땀 흘려 만든 게임은 게이머에게 때론 웃음을, 때론 눈물을 선사하며 일상의 피로를 잠시 잊게 만들어 줍니다.
때론 주인공, 때론 친구, 때론 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부터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킨 개발자들까지 게임에 관련된 인물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했습니다.
날마다 구르고 다치는게 일상인 페이트 시리즈에 새로운 주인공이 등장했습니다. 이 불쌍한 청년의 이름은 미야모토 이오리, '페이트 사무라이 렘넌트'의 주인공이자 에도 시대를 살아가는 무사입니다. 신화적 인물이나 역사적 인물에게서 캐릭터의 모티프를 얻는 것으로 유명한 페이트 시리즈인 만큼 이오리 역시 실존 인물을 모티프로 삼았지만, 미야모토 무사시의 양자라는 점을 제외하면 공통점이 적어 기존 주인공들과 마찬가지로 창작 캐릭터에 가깝습니다.
이오리는 어린 시절 대화제로 부모를 잃고 마술사에게 입양되었던 에미야 시로처럼 어린 시절 산적에게 습격당해 모든 것을 잃고 납치되었다가 일류 검사 미야모토 무사시에게 입양되어 무사로 키워집니다. 무사시 사후엔 그의 라이벌이었던 사사키 코지로의 제자로서 새로운 검술을 사사받고, 이후 에도로 상경해 주변에서 일감을 받아 먹고사는 해결사로 살아가게 됩니다. 그러다가 에도 시대의 불완전한 성배전쟁인 영월의식에 참가하게 되는데 서번트들의 격돌로 일어난 참사를 보면서 주변을 지키기 위해 강자들과 싸우게 됩니다. 성배전쟁에 참여하는 과정조차 선배인 에미야 시로와 비슷합니다.
산적에게서 풀려난 이후 무사시 아래서 무사로 키워진 이오리
영월의식의 마스터인 이오리는 파트너로 서번트 세이버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자신들을 습격한 유이 쇼세츠와 라이더를 비롯해 망국의 장수인 정성공과 아처, 화재로 인해 모든 것을 잃은 치에몬과 랜서, 이국에서 온 마술사 도로테아 코에트와 어쌔신, 오이와라 유곽의 오이란 타카오 다유, 그리고 영월의식의 원흉인 츠치미카도 야스히로와 캐스터를 만나 협력과 전투를 반복하며 영월의 그릇에 다가갑니다. 이 과정에서 타카오 다유의 서번트인 미야모토 무사시가 다른 차원에서 넘어온 여자의 모습인 것을 보고 놀라지만, 검을 다루는 모습을 보고 쿨하게 스승으로 납득하는 비범한 모습도 보여줍니다.
이오리는 자신을 습격한 유이 쇼세츠, 그리고 영월의식의 배후에 있는 막부의 정보를 얻기 위해 타카오 다유와 휴전 협정, 정성공과 손을 잡습니다.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요코스카 항구에 이국의 선박이 오랫동안 정박하고 있는 것을 포착하고 마술사인 도로테아와 어쌔신의 근거지를 찾아내지만, 뱀을 다루는 어쌔신에 의해 이오리가 독에 당하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거대한 뱀의 통제권을 빼앗은 라이더에게 위기에 몰리게 됩니다. 하지만 세이버의 과거를 들여다보며 그의 정체를 짐작하게된 이오리가 세이버에게 가장 강력한 공격인 보구 사용을 명령하고, 세이버는 신화 속 뱀인 야마타노오로치를 베어버린 검기로 적들을 물리칩니다.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협력과 반목을 거듭한다
상대가 뱀? 세이버의 정체를 생각하면 질 수 없는 매치업
이후 행적은 게이머의 선택에 따라 달라집니다. 영월의식의 흑막을 쫓아 츠치미카도 야스히로를 공격하는 것을 선택하면 세상을 불태우겠다는 일념으로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영월의 그릇을 흡수해 통곡하는 오물의 신이자 영월의 괴이가 되어버린 치에몬을 상대하게 되고, 츠치미카도 타도에 앞서 어쌔신의 폭주를 막고 도로테아를 구하는 선택하면 소원을 포기하지 못한 정성공과 마스터를 잃은 캐스터를 상대하게 됩니다.
그런데 두 엔딩 중 어느쪽을 보더라도 이오리는 "이리하여 달이 차도, 검의 갈증은 여전해"라는 이상한 독백을 남깁니다. 이 독백의 의미는 2회차에서 볼 수 있는 일부 이벤트와 마찬가지로 2회차에서 고를 수 있는 엔딩 세 번째 엔딩 '아름다운 밤하늘에 바라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오리가 이런 독백을 남긴 이유는 그가 검의 극의를 위해서라면 살인도 불사하는 비인간적인 본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현실과 타협해 지금은 주변을 지키고 돌보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영월의식에 참가하고 세이버를 만나 생과 사를 넘나드는 검의 길을 다시 마주하게 되면서 그러한 본성이 다시 나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러한 부분은 1회차에서 조금씩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오리의 스승 무사시는 죽기 전 "무사시의 가르침 따위 너에게는 고통일 뿐. 그러한 운명을 만나면 당연하다는 듯이 따르겠지. 사람을 구하는 행동 같은 건 정말이지. 너는 다른 시대에 태어났어야 했어"라는 말을 남깁니다. 1회차에선 평화로운 시대에 태어나 재능을 썩히는 이오리를 안타깝게 여기는 대사처럼 들리지만, 2회차를 하고나면 단순히 재능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검의 극의를 위해 인간성조차 포기할 수 있는 이오리가 현실과 타협하는 모습에 같은 검사로서 이해하고 안타까워하는 것으로 들리게 됩니다.
사실 이러한 모습는 모든 것을 잃은 어린 시절부터 찾아볼 수 있는데 어떤 검사가 산적들을 몰살하고 떠났을 때 이오리는 그 검에 매혹된 모습을 보여주었고, 무사시가 죽은 후엔 스승님의 라이벌인 코지로에게 검술을 사사받으며 검의 극의를 추구합니다. 이러한 노력에 실력까지 따라와주면서 이오리는 무사시의 이도류에 코지로의 츠바메가에시를 동시에 사용하는 인간으로선 비범한 실력을 보여줍니다.
이오리도 무사시의 이도류+코지로의 츠바메가에시를 동시에 쓰는 괴물
결국 이오리는 아름다운 밤하늘에 바라며 엔딩에선 이런 본성을 인정하면서 에도가 재앙에 휩싸여 민중들이 죽을 것을 알면서도 영월의 그릇을 파괴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실 상대를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자신의 자세는 '이해하면 베기 쉽다'라는 이유였음을 고백합니다. 즉, 사람을 쉽게 죽이는 '킬각'으로 사람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2회차에선 세이버가 거대한 뱀을 상대로 보구를 사용할 때 이오리의 "깨부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라는 대사가 추가되는데 이 또한 검사로서 세이버와 대결할 것을 짐작한 이오리가 세이버의 '킬각'을 재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간파한 세이버가 이오리처럼 이오리를 '이해'하고 보구가 아닌 단순한 찌르기를 사용하면서 결국 이오리는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후 이오리는 모바일 게임 '페이트 그랜드 오더'에 등장해 검을 추구했던 그 순간에 만족하고 세이버와 친구로 돌아간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오리는 이러한 행적 덕분에 멋지긴 하지만 '정의병자', 혹은 '나그랑 사이코'로 불리는 에미야 시로처럼 처음엔 정상인줄 알았는데 검에 미친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에게 역시 페이트 주인공답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니까 이 장면은 '아씁 스승님은 남잔데 이 여자 스킬샷은 스승님이랑 똑같네?'라며 킬각 보는 중
결국 킬각엔 킬각으로 상대한 세이버에게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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