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소설갤러리 명작모바일에서 작성

마갤러(106.102) 2025.01.09 14:51:36
조회 64 추천 1 댓글 4


"그, 그 검은 설마!!!!!.... <어둠을 사르는 검!>"
다 죽어가는 마왕이 탄식하듯이 말했다. 용사는 약간 감탄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검을 알아볼 줄은 몰랐는데.”

“…짐은 금은보화를 좋아한다. 특히 훌륭한 장비를 수집하는 취미가 있지.”

“그래? 그럼 이 검에 죽는 걸 영광으로 알아라.”

“그리고 그 검의 진명(眞名) 역시 알고 있다.”

“뭐? 잠깐 기…”

비장한 표정. 그리고 약간의 의기양양하게 미소를 짓고 있던 용사는 마왕의 이어지는 말에 화들짝 놀라 그의 입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보다 마왕이 입이 더 빨랐다.

“그 검의 진명은 <친어미를 임신시킨 자만이 사용할 수 있는 검> 이다.”

“……?”

“……?”

“……?”

…지금 무슨 소리를 들은 거지?

마왕의 말이 끝난 순간, 용사파티원들은 마왕과 대치 중이라는 것도 잊은 채 용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선두에 서서 방패를 들고 마왕을 노려보고 있던 전사도, 활시위를 메겨 마왕을 조준하고 있던 궁수도, 뒤에서 신성한 진언을 읊어 파티를 강화하고 있던 사제도.

그들 모두가 하던 행동을 멈추고, 흔들리는 눈으로 용사를 바라보았다.

“요, 용사…대체 저게 무슨 말인가…?”

“용사님…?”

“…음.”

물론 파티원들은 용사를 믿었다. 설마 저 문장의 나온 행위를 용사가 했겠는가? 애초에 그러리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우습고 얼토당토않은 일이다.

하지만 지금 그 말을 한 게 마왕이었다. 선의 대척점에 서 있는 가장 사악한 존재이기는 하나, 한 무리의 우두머리로서 말을 허투로 내뱉는 자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계략이라 하기에는 너무나도 조잡했고….

그에 용사파티원들을 ‘설마…?’ 하는 의심이 들은 것이다. 물론 용사의 말 한마디에 깨끗하게 사라질, 그런 가벼운 의심이었다.

“…….”

하지만 용사는 침묵만을 지켰고,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용사파티는 어쩐지 불안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정말로…?

“…세계평화를 위해서였다.”

한참 후. 용사는 잠시 입을 다물고 있다가 조금 변명하듯이 중얼거렸다. 그 대답이 긍정이라는 건 의심의 여지도 없었다.

“오 시발….”

“…신이시여.”

“미친 새끼야! 정신 나갔어?!”

용사파티원들은 저마다 탄식을 내뱉었다. 그리고 모험을 시작한 이래로 늘 같은 포지션을 지켜왔던 그들은, 무의식적으로 용사에게서 한 발자국씩 멀어졌다.

“크큭. 그대의 파티는 몰랐나보군. 큭큭큭큭.”

마왕은 그 촌극을 보며 몹시 유쾌하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럼 이것도 모르겠군? 그 망토…”

“그만. 그만 닥쳐라 마왕. 이제 끝낼 시간이다.”

“…잠깐만.”

마왕이 또 무언가 말하려하자, 용사는 마왕을 끝장내기 위해 다급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러나 초조하게 행동하는 용사를, 그의 파티원들이 멈춰 세웠다.

“…지금 이게 무슨 짓이지? 마왕을 죽이는 것. 우리의 과업이다.”

“…그으…그렇긴 한데…그러니까…지금 우리의 행동이 이상하다는 건 아는데….”

용사 파티원들도 지금 자신들의 행동이 이상하다는 걸 알고 있다. 마왕을 죽여야 할 용사파티가 마왕을 죽이지 못하게 가로막는다니?

“…그래도 일단 들어보자.”

하지만 검에 이어, 망토에도 뭔가 비밀이 있다는 말을 들은 이상 어쩔 수 없었다. 평생, 마왕이 못 다한 말이 기억날 게 뻔하기 때문이다.

분명 용사를 볼 때마다 찝찝함이 가시지 않으리라. 그를 보는 눈도 어딘가 맑지 못할 거고….

그러니, 차라리 이 자리에서 깨끗하게 듣고 치우는 게 낫지 않을까? 그게 용사파티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그리고 정말 찔리는 일이 없다면, 들어도 상관없잖아…?”

“…….”

“…상관없는 거 맞지?”

용사는 어딘가 초조해 보이긴 했지만, 더 이상 나아가지 않았다.

그에 용사파티원들의 표정에 화색이 돌았는데, 용사의 태도로 말미암아 어쩌면 망토에 얽힌 진실이 그다지 끔찍하지 않을 거란 생각 덕분이었다.

“말해라. 마왕.”

“망토의 이름은 <삭풍을 잠재우는 장막>. 허나 그 망토는 진정한 이름은 따로 있다.”

“그게 뭐지?”

“그 망토의 진정한 이름. 그건 <소유자와 함께 밤을 보내야 소유권이 넘어가는 망토> 이다.”

“…….”

또 다시 불편한 침묵.

침묵 속에서 용사파티는 어느 기억을 끄집어냈다. 저 망토를 어떻게 얻었는지. 그런 기억을 말이다.

‘저 망토를 처음 본 건 어떤 의뢰였어. 그 의뢰는 분명…? 아니, 아니야. 설마…아니겠지….’

하지만 그 누구도 자신들이 떠올린 생각을 쉽사리 부정하지 못했고, 그저 하염없이 주변의 눈치만 볼 뿐이었다.

그 침묵은 한 없이 이어졌는데, 결국 참다 참다 더 이상 참지 못한 궁수가 대표로 나서 물었다.

“너…했어?”

짧은 문장.

그러나 많은 의미를 함축하는 말이었다. 모험을 시작한 이래로 늘 같은 풍경과 같은 경험을 한 견고한 우정에 기반을 두어 물을 수 있는 함축적인 질문이었다.

“…….”

“용사야…?”

1초. 2초. 3초. 숨죽인 끊임없이 흘러갔다.

용사는 눈을 내리깔고 바닥에 굴러다니는 돌멩이나 쫓기만 했다.

한참 후. 용사는 애써 태연한 어투를 가장하며 질문에 대답했다.

“…세계평화를 위해서였다.”

답을 듣는 순간. 그들의 견고한 우정은 폭염 아래 논밭처럼 처참하게 갈라졌다. 이제 용사파티는 용사를 벌레 보듯이 바라보았다.

“이 시발. 미친! 고블린이랑! 고블린이랑!!”

“속이 좋지 않습니다. 형제여….”

“제발 뒤져 미친 새끼야.”

“…암컷이었다.”

“어쩌라고 또라이 새끼야!”

궁수가 근처에 떨어진 파편을 주워 용사에게 던졌다. 사제는 눈을 감고 주기도문을 외웠다. 전사는 어쩔 줄 몰라 불편하게 헛기침을 했다.

“큭큭큭….”

그런 촌극을, 마왕은 흥미롭게 지켜봤다.

아무 생각 없이 던진 파문에 용사파티가 이리 빈틈투성이가 되다니….

하지만 그럼에도 마왕은 아무것도 할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다 죽어가는 몸이다. 이제 와 필사의 공격을 해봤자 한 명이나 길동무로 삼을 수나 있을까?

그런 무의미하고 추잡한 죽음보다는, 어디서도 돈 주고 못 볼 촌극을 보고 가는 것이 더 만족스러운 최후일 건 분명했다.

마왕은 그런 생각과 함께 기분 나쁘게 큭큭 거렸다.

“크큭. 아주 재밌구나. 하나 더 말해줄까?”

“그만 충분하다!”

“…계속해.”

“들을 필요가 없다! 마왕은 우리를 분열시키려 한단 말이다!”

“…말해 어서.”

“크크큭. 용사가 낀 저 반지. <순수한 새벽별빛의 눈물>.”

흠칫.

용사는 마왕이 말에 황급히 반지를 손으로 가렸다. 너무나도 절박한 손짓. 다들 직감적으로 저 반지가 가장 끔찍할 거란 걸 깨달았다.

“그 반지의 진실 된 이름은,

추천 비추천

1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뒤숭숭한 시국에 기부나 선행으로 모범이 되는 스타는? 운영자 25/01/06 - -
7552144 파롭 공정 마음이 아프다 [11] 마갤러(211.234) 01.09 155 0
7552143 외변된 무기는 외변 풀어야 거래 되요? [7] 마갤러(121.154) 01.09 67 0
7552142 게임패드로 마비노기는 불가능하겠죠? [4] 마갤러(180.230) 01.09 32 0
7552141 엘나셋 맞추니까 맥 2175 나옴 [2] 띠붓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131 0
7552140 드라마나 만화 보면서 스타캐스팅 가능함? [2] 마갤러(118.235) 01.09 40 0
7552139 이재 명확하게 알겠지? [2] 멍다빈(58.78) 01.09 90 0
7552138 컨정션 세팅 질문좀 마갤러(117.111) 01.09 15 0
7552137 짤쓰글 [4] 카오스캣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49 0
7552135 이제와서 피어싱 밸류 조절해달라는거도 존나웃김ㅋㅋ [6] 랒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226 7
7552132 삼주-쪼뭉-일리오일팔 삼각관계 [1] 김꽁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34 0
7552131 블랜 왜 재밌어 보이지? [1] 야수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123 0
7552130 신규낫 스브강화 15퍼인것도 이해안됨 [2] 멍다빈(58.78) 01.09 132 0
7552129 10억 모았는데 [3] ㅇㅇ(58.29) 01.09 76 0
7552128 지금 뱅가드 직작하는거 어떰? 아니면 장기를 팔까? [1] 마갤러(118.235) 01.09 50 0
7552127 너넨 이쁜거보려고 유희왕하냐?? [16] 마스터오브드래곤로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125 0
7552126 찻집 닼메들 왜이리 화나있음? [15] 마갤러(222.235) 01.09 278 2
7552125 마비할때 마우스는 이게젤편햇어 [6] 네리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95 0
7552123 블랜 본섭 나오면 장기값 살짝 반등함? [1] 마갤러(118.235) 01.09 70 0
7552122 삼주가 지우래서 지움.. [5] 쪼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101 0
7552121 보헤옷에 사궤 바르는 사람있음? [2] 마갤러(118.36) 01.09 82 0
7552120 이 겜 이제 파롭 없으면 딜러 취급 x? [2] 마갤러(106.101) 01.09 85 0
7552119 신던의 적정 스펙은 마공 1700 [3] 야수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86 0
7552118 점성세바는 블콤카 뭐 만들어 마갤러(112.155) 01.09 27 0
7552116 신무기 가격 40~50억 정도면 만들겟지? [14] 봄하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145 0
7552115 유희왕에 미소녀가 많다? [6] 마갤러(121.154) 01.09 73 0
7552114 랜스라서 강해야한다? 그건 말이 안됨 마갤러(180.68) 01.09 85 0
7552112 말을 못 알아 처먹으면 빡! 통배권 [4] 김꽁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53 0
7552111 엘나는 태생부터 좃같긴했음 [1] 멍다빈(58.78) 01.09 86 1
7552109 시부레 차 얼었노 ㅋㅋ [2] 마갤러(59.31) 01.09 43 0
7552108 멍때리면서 스타캐스팅 낚시하는거 재밋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27 0
7552107 뉴비 이제 마공포 없어도 1400임 [3] ㅇㅇ(223.39) 01.09 46 0
7552106 피눈물 블콤카 [10] 야사냐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119 0
7552105 나 변한거 쪼뭉 저 ㅆㅂ놈때문임 [1] 멍다빈(58.78) 01.09 57 0
7552104 미소녀 짱많은 유희왕 하자! [3] 마갤러(106.244) 01.09 52 0
7552103 근데 기존무기에 있던옵 없애는 좆병신짓은 왜하는거 [4] 마스터오브드래곤로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92 0
7552102 블콤머만드냐... [3] ㅇㅇ(175.201) 01.09 53 0
7552101 신상옷 꼬라지 [4] 지은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124 0
7552100 이새끼 아는사람 있음? [4] 마갤러(118.235) 01.09 133 0
7552099 하씨발 블드심장290인데 걍싸그리살까 [5] 이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106 0
7552098 난 이번에 엘나싹털고 블랜감 [1] 멍다빈(58.78) 01.09 150 0
7552097 랜스는 본섭 나와바야할듯 [8] 잡영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145 0
7552095 누비 아르카나 레벨 올리는데 [3] 마갤러(183.104) 01.09 32 0
7552094 뉴비 블콤카 첫번째 스킬 안바꿔도돼요??? [3] 마갤러(1.238) 01.09 45 0
7552093 제 나브 픽 어때요 [4] 하리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122 0
7552092 근대 천배룡 쓰는게 잘못임? [4] 마갤러(180.68) 01.09 56 0
7552091 그래서 인간인데 랜스 준비해요 말아요? [1] 마갤러(121.154) 01.09 81 0
7552090 레버너클게이 갈수록 증세가 좀 심해지는 것 같은데 [3] 쪼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124 0
7552088 어제 남친이 명품사줬는데 [1] 멍다빈(106.101) 01.09 112 0
7552087 아 시발 지하철 옆자리 담배냄새 ㅈ되노 ㅇㅇ(106.101) 01.09 39 0
7552086 마비노기 매크로 많은 마우스 추천할만한거 있음? [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55 0
뉴스 “아들 키운 보람 있네”…샤이니 키, 어머니 퇴임 병원에 5000만 원 기부 (나혼산) 디시트렌드 01.09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