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한변호사협회가 배우 고(故) 이선균의 사망과 관련해 수사 과정에서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보고 관련자에 대한 형사처벌과 징계를 촉구했다.
변협은 19일 서울 서초구 변협회관에서 '사법인권침해 조사발표회'를 열고 이씨 사망 관련 사법인권침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변협은 지난해 12월 이씨가 사망하자 인권위원회 위원들을 중심으로 사법인권침해조사단을 구성, 3개월간 진상 조사를 진행해왔다.
발표를 맡은 김대규 변협 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수사 과정에서 헌법에 규정된 기본적 인권과 형법, 형사소송법에서 보호하고 있는 절차적 권리가 보호되지 못해 비극적인 결과가 초래됐다"며 "경찰 공보규칙, 수사준칙 등 경찰 내부 규정에 의한 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선균 배우 사건은 내사 단계부터 언론에 무차별적으로 보도됐고, 경찰 내부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정보가 지속적으로 유출되는 위법행위가 이뤄졌다"며 "수사정보를 유출한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피의사실공표죄 및 공무상비밀누설죄로 의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행위자뿐만 아니라 지휘·감독자도 형사처벌 여부와는 별개로 그에 상응하는 징계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며 "수사정보 유출이 강하게 의심되는 상황이 계속 벌어지는 경우, 사태 재발과 관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에 나아가야 함에도 이에 이르지 않았으므로 직무를 태만히 수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 수사는 경찰이 아닌 검찰이 해야 한다고 김 위원장은 봤다. 그는 "고인 사망 직후 경찰이 관련 수사를 한다고 발표했으나, 현재까지 제대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법령상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사건이고, 정보 유출에 경찰 상부가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경찰 내부 수사보다는 검사가 직접 수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언론을 향해서도 "취재와 보도 과정에서 최소한의 보도윤리를 준수하지 않고, 경쟁적으로 자극적인 제목과 추측성 보도를 쏟아냈다"며 "허위사실, 추측성 보도를 인격권 침해 행위로 규정하고, 자성을 촉구한다"고 꼬집었다.
김영훈 변협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형법은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며 "그럼에도 수사상 편의와 수사 관행에 의해 피의사실뿐 아니라 내부 수사정보가 무분별하게 유출돼 온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법인권침해조사단의 조사 결과, 유출된 정보 내용과 시기 등을 고려하면 수사 상황을 보고받는 지위에 있거나 해당 정보에 접근이 가능한 경찰 관계자가 관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라며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면서 관계 법령을 위반해 고인의 명예, 사생활의 비밀 등 인권을 침해한 정황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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