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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중독은 사회적 감염병...국가가 나서서 치료해야"[마약중독과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3.19 14: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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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마약류 치료보호기관 폐업은 국가가 적극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마약사범과 중독자 수는 매년 늘어나는데 치료기관이 줄어들면 재범이 늘어나겠죠. 마약중독이 타인에게 물리적 피해를 주는 경우가 적지만 주변 사람과 가족을 붕괴시키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1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의사 출신인 신 의원은 지난해 12월 마약류 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국내 부실한 치료보호기관을 늘리기 위해 정부부처의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개정안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은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기관의 원활한 운영과 활성화를 위해 매년 '치료보호기관 지원 종합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그는 "마약류관리법은 제조와 유통, 중독증 환자 치료 등 마약류 정책 전반을 규정하고 있는데 초부처적인 법률이라고 본다"면서 "하지만 소관 부처가 식품의약품안전처 한 곳으로 정해져 있다 보니 식약처의 업무 범위 밖의 영역에서 한계를 보인다고 생각해 보건복지부의 의무를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치료보호기관에 대한 체계적인 국가 지원 필요
신 의원은 대표 발의한 법안을 통해 마약류 중독증 치료보호기관(치료보호기관)에 대한 정부의 체계적인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관철하고자 했다. 여기서 치료보호기관은 마약류관리법 제40조에 따라 마약류 중독증 여부를 판별하거나 마약류 중독자로 판명된 사람을 치료보호하기 위해 지정된 병원을 의미한다. 그는 치료보호기관은 필수의료시설 중 하나인데, 재정난을 호소하며 계속해서 폐업하고 있다"면서 "필수의료시설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치료보호기관의 폐업은 마약류 중독증 치료 분야가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실제 2018년 기준 전체 마약류 중독증 치료보호자(267명)의 50.9%인 136명이 다녀간 강남을지병원의 경우, 치료행위를 하면 할수록 병원 재정이 악화된 탓에 2019년 1월부터 마약류 중독자 치료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대표 발의된 법안에서는 '치료보호기관 지원 종합계획'에 △지원 방향 △운영 실태 및 현황 조사 △인력 양성 및 공급 △치료 연구 활성화 △시설 및 장비 개선 등이 들어가도록 규정하고 있다. 신 의원은 "효과적인 마약류 치료를 위해선 표준 프로토콜이 있어야 하고 이를 개발해야 하는데 이같은 작업을 할 수 있는 곳이 치료보호기관이다. 마약류 치료의 경우 노하우가 쌓인 의료자원들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같은 의료자원들은 일선 병원에 존재하기 때문"이라며 "치료에 관한 프로토콜을 만들고 개발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들기 마련인데, 이같은 비용을 국가가 책임지고 지원하라는 것이 발의한 법안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치료보호기관의 인적자원의 부족, 즉 마약류 중독자들을 치료할 의사가 부족한 사실에도 주목한다. 그렇기에 대표 발의한 법안에서도 '인력 양성 및 공급'을 명시한 것. 그는 "현재 운영 중인 치료보호기관 다수는 선의를 가진 한 사람의 정신과 의사에 기대어 병원이 운영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선 정신과 의사들이 마약류 중독증 치료 분야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게끔 만드는 적절한 처우와 보상이 뒷따라야 하는데 현재는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치료보호기관 지원 종합계획'에서 인력 양성에 대한 국가의 지원도 포함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스스로 죄를 지은 범죄자 치료에 국가가 굳이 나서서 지원해야 하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마약류 중독증은 전염력이 높은 감염병의 일종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마약류 중독은 처음에는 개인의 일탈에서 시작되지만, 이것이 주변 사람들에게 전염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옆 사람이 하게되면 나도 하게되는 것이 마약류"라며 "이렇게 감염력이 높은 사회적 전염병을 방치했을 때 우리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크기 때문에 국가에서 마약류 중독증 치료에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근절되지 않는 이유
이처럼 신 의원이 마약류 중독증 치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그가 의사 출신 국회의원이란 배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의사로서 의료현장에서 활동했을 때 약물을 오남용하는 환자들을 생각보다 많이 접했다"면서 "한국의 경우 의료시설 접근성이 좋다 보니 즉 의사를 쉽게 만날 수 있고 약값이 저렴하다 보니 여러 약물을 불필요하게 복용하는 분들이 많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동물용 마약류 의약품의 오남용이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펜타닐 패치 등 동물용 의약품에서도 마약류가 있는데, 이같은 동물용 마약류 의약품은 적정 처방 용량과 적정 처방 횟수가 정해지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처방 기준이 있으므로 이것을 동물에도 적정량으로 간주해 투여하기 때문"이라면서 "물론 이같은 투여 방식이 불법은 아니지만, 특별한 기준이 없다 보니 동물용 마약류 의약품이 누구에게 얼마나 적절하게 처방되었는지를 알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같은 처방 규칙은 오남용의 우회로가 될 수 있으므로 선제적으로 이에 대한 예방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같이 의료용 마약류의 오남용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신 의원은 의사집단의 반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일부 성형외과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프로포폴 등 마약류 의약품을 무분별하게 처방하면서 의사의 직업윤리를 무시한다는 것이다. 그는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문제에 있어서 의료계 내부의 자정작용이 작동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에서 나서기 전에 먼저 의사 사회에서 의료용 마약류를 오남용 처방하는 병의원을 일벌백계해야 한다"며 "국민에게 의사로서 권위를 가지려면 신뢰를 쌓아야 한다. 일탈하는 일부 의사들로 인해 의사 사회 전체의 권위가 실추되는 현실을 고치기 위해선 무엇보다 의사사회 내부에서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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