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박성재 법무부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검사장들과 릴레이 간담회를 진행한다. 일선 검사장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발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른 수사 지연 문제를 해결을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1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약 1시간 30분 동안 박 장관 주재로 고검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이주형 서울고검장, 임관혁 대전고검장, 노정연 대구고검장, 최경규 부산고검장, 홍승욱 광주고검장, 김석우 법무연수원장 등이 참석했다.
'사건 핑퐁' 대책 나오나
이날 간담회에서는 수사 지연 문제와 관련해 고검 검사들에게 사건을 배당하는 문제 등 즉각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방안들이 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을 뛰고 있는 검사와 변호사들은 수사권 조정으로 인한 수사 지연 문제를 직접 피부로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사건이 경찰과 검찰 사이를 맴도는 이른바 '사건 핑퐁'이 대표적인 예시다. 일선 검사들 사이에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나치게 허비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이 검찰에 사건을 송치한 후 검찰이 다시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면서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진다는 비판이다.
일선 검사들은 '수사 지휘권'의 폐지가 수사 지연을 초래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수사권 조정 이전에는 보완수사가 필요한 경우 검사가 책임을 지고 수사를 진행했지만, 현재는 보완수사 요구서와 함께 경찰에 사건을 보내면 사건은 검사의 책임을 벗어나게 된다.
이전에는 수사관에게 수사 보완을 요청하더라도 검사의 사건부에 해당 사건이 남아 3~4개월이 지나면 장기미제 사건으로 표시되지만, 수사권 조정 이후 보완수사 요청서를 보내면 사건은 더이상 검사의 사건부에 표시되지 않는다.
한 재경지검 검사는 "수사권 조정 이후에는 경찰에 사건을 보내도 내 사건부에 그대로 있어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빨간 불로 표시가 돼 아무래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며 "현재는 아무래도 사건이 눈에 보이지 않다 보니 이전보다 신경을 적게 쓰게 된다"고 말했다.
변호사들은 사건 지연과 함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도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사건이 두 기관 사이를 오가면서 기존에 수사를 맡았던 수사관이나 검사가 기록에서 사라져 새롭게 사건 책임자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 출신 안영림 법무법인 선승 변호사는 "보완수사 요구 등으로 사건이 오가면 담당 수사관이나 검사가 누군지 다시 찾아봐야 한다"며 "그렇게 사건이 넘어가더라도 언제 처분이 날지 몰라 의뢰인에게 설명하기 난감한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성재 "수사와 재판 현장에 절차 지연"
앞서 박 장관은 인사 청문 과정에서도 수사 지연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박 장관은 "소위 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와 재판 현장에서 형사사법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서도 "충분한 검토 없이 형사소송법·검찰청법이 개정된 후 지연·부실수사 논란, 범죄대응 능력 약화 등에 따른 국민 보호 공백, 이해하기 어려워진 형사절차 등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박 장관은 이날 간담회를 시작으로 25일에 비수도권 지검장, 29일 수도권 지검장들과의 간담회를 열고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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