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박근혜 정부 당시 국회의원 총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이 약 5년의 재판 끝에 징역형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2일 강 전 청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총선과 무관한 정보활동에 대해서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별도로 확정됐다.
대법원은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서도 항소심 판결을 그대로 이어갔다. 강 전 청장 시절 경찰청 차장이었던 이철성 전 경찰청장은 총선 관련 혐의에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나머지 혐의에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범행의 ‘윗선’으로 지목된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미 동일한 사실관계로 유죄 확정판결이 나왔다는 이유로 면소 판결을 받았다. 면소는 공소권이 없어 기소 자체를 면해주는 것을 뜻한다. 그는 2020년 2월 대법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죄에 대해 징역 10개월이 인정됐다.
김상운 전 경찰청 정보국장, 박기호 전 경찰청 정보심의관, 정창배 치안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총선 관련 혐의에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나머지 혐의에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강 전 청장 등은 2016년 4월 20대 총선 때 친박(친박근혜)계를 위한 선거 정보를 수집하고 선거 대책을 수립한 혐의로 2019년 6월 기소됐다.
당시 경찰청 정보국은 지역 정보 경찰을 동원해 ‘전국 판세분석 및 선거 대책’, ‘지역별 선거 동향’ 등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하는 문건을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2012∼2016년 청와대와 여당에 비판적인 진보 교육감, 국가인권위원회 일부 위원 등을 ‘좌파’로 규정해 사찰하는 등 위법한 정보활동을 한 혐의도 받았다.
1심 법원은 현 전 수석을 제외한 피고인들의 혐의를 전부 유죄로 인정하고 강 전 청장에게 징역 1년 2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나머지 피고인들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항소심에서도 유무죄 판단은 동일했으나 강 전 청장의 경우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범행을 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됐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공직선거법,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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