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의대 정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장기화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 경찰은 사태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대한의사협회(의협) 관계자들을 순차적으로 소환하고 있다. 전공의 내부에서는 복귀 여부를 두고 내홍을 겪고 있어 향후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일 경찰에 소환돼 10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휴대전화 포렌식 참관을 위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8일 출석한다.
주 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휴대전화 포렌식 열람과 증거 채택을 위해 경찰에 다녀온다"며 "이후 조사 일정은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주 위원장을 시작으로 오는 9일에는 노환규 전 의협회장, 오는 12일 김 비대위원장과 박명하 의협 비대위 조직위원장을 순차적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현재 의협 관계자들은 전공의들의 파업을 선동했다는 혐의를 극구 부인하고 있어 수사가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 위원장은 지난 6일 경찰에 출석하며 "MZ세대는 완전히 새로운 신인류인데 선배들이 나서서 이러쿵저러쿵한다고 따를 애들도 아니다"며 "우리가 후배를 교사하거나 방조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른 주장이다"고 했다.
사태가 장기화 되자 전공의 내부에서도 복귀와 투쟁으로 노선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복귀하고 싶은 전공의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 작성자는 "처음부터 정부 정책에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파업도 동의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참여하고 있다"며 "저는 사실 업무 개시 명령, 3개월 면허 정지보다 제가 속한 이 집단이 더 무섭다"라고 적었다.
의사 커뮤니티에서는 복귀 전공의의 개인정보를 공개한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의사와 의대생이 사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 최근 '전원 가능한 참의사 전공의 리스트'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전국의 70여개 수련병원별로 의료 현장을 떠나지 않은 전공의들의 소속 과와 과별 잔류 전공의 수로 추정되는 정보가 상세히 적혀 있다. 여기에는 '비등록으로 몰래 일하는 중', '사직 전공의 조롱 카톡을 보냈다' 등의 잔류 전공의 관련 특이사항으로 추정되는 정보도 적혀 있다.
경찰은 정상진료와 복귀에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경찰청은 '정상적인 의료활동 보호를 위한 경찰청 입장'을 통해 "최근 복귀한 전공의와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의사들의 실명을 의사 커뮤니티 등에 올리는 이른바 '색출작업'과 이에 대한 협박성 댓글 및 따돌림 등이 발생하고 있다"며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복귀하고 싶지만 불이익, 눈초리 등이 두려워 어쩔 수 없이 집단행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글도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귀한 전공의 등의 실명을 게시하는 행위나 협박성 댓글은 형사처벌 될 수 있는 엄연한 범죄행위로 보고, 중한 행위자에 대해서는 구속수사를 추진하는 등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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