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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17 리뷰 썼는데 한번 봐주세요앱에서 작성

모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10 19:4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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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미키 17’ - 오늘도 죽으러 갑니다... 진보주의를 위해.]

’미키 17‘은 ’기생충‘을 걸작으로 만들었던 봉준호의 예술가적 고집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작품이었다. 분명, 할리우드 작품이니만큼 예산은 많아졌을 것이고, 더욱 발전한 CG를 사용하는 등 성공적인 영화의 여러 요소를 갖추고 있음은 더 말하면 입만 아프다. 하지만, 평면적 등장인물과 게으르다고밖에 말하지 못할 스토리 및 캐릭터 구성은 원작의 매력을 온전히 담아내지도 못한 채로 그것을 대체할 새로운 매력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봉준호의 세 번째 할리우드 작품인 이 영화는 넓은 관객층들이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기보다는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이들을 위한 일종의 우화라고 평가할 수 있다.

외우주의 얼어붙은 식민지 행성을 배경으로, 캐릭터 '미키 17'은 로버트 패틴슨이 연기한 동명의 주인공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패틴슨의 캐릭터는 위험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기억이 보존된 채로 무한히 복제되는 자살 특공대원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권력자들의 이해관계로 인해 임의로 정해진 규칙을 어겨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고, 자신의 존재 의의인 사회의 시스템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하고, 존재와 존엄성의 의미를 탐구하는 의식으로써 그 시스템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이 영화는 봉준호의 이전 할리우드 성공작인 ’설국열차'와 ‘옥자’에 힘입어 만들어진 작품이다. ‘설국열차’는 강렬한 사회적 논평과 적나라한 비유로 높게 인정받은 바 있다. 이 역시 만화와 소설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서양 작품의 각색이었으며, 대체적으로 이번 작품과 같은 장단점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이 ‘설국열차’와 다른 점은 더욱 더 노골적으로 변한 사상 전달와, 그를 정당화해주지 못하는 예술적 요소들일 것이다. 봉준호는 이번 작품에서 예술가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을 선택하는 대신, 그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진보주의자의 십자가를 메어 버리고 만 것이다.

이 영화에 대한 내 모든 비판은 차치하고서라도, 이 영화에 사용된 봉준호의 촬영적 접근은 주목할 만하다. CG와 특수효과에 의존하는 여타 할리우드 영화들과 달리, 전통적인 SF 영화들의 계보를 잇는 분할 화면 기법 등의 촬영 기술은 괄목할만하다. 더불어, 외계 행성에 세워진 황량하고 뼈대만 올려진 건축물은 악역 캐릭터의 화려하고 전통적인 거주 공간과 대조되어 이 영화의 주요 테마인 사회적 계층화의 시각화를 명징하게 조명한다.

그러나, 보통 봉준호의 강점으로 평가되는 정치적 서사의 마법은 이번 작품에서 재현되지 않았다. '기생충'이 매력적인 스릴러 영화인 것에 추가적으로 일종의 사회적 논평으로써 기능했다면, '미키 17'은 그 정확히 반대다. 영화의 주 목적은 어떠한 형태로든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미키 17’은 영화라는 매체를 단순히 프로파간다를 위한 도구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하지만, 이러한 한계 내에서도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는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트와일라잇’의 주연이었던 것만으로 저평가받았던 배우가 미묘한 차이를 가진 여러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 난관을 성공적으로 헤쳐 나갔다면 믿겠는가. 주연 캐릭터 ‘미키 17’은 항상 구부정한 자세로 서 있으며, 이는 그의 소심한 행동에서도 나타난다. 그와 반대로, 후속 복제인간인 ‘미키 18’은 여러 번 죽음을 경험한 역전의 노장답게 항상 자신감에 넘치며 그에 걸맞는 걸음걸이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점들은 그들이 장면을 공유할 때 일종의 인지적 부조화를 일으키며, 대본 자체에서 부족했던 자아에 대한 탐구를 일정 부분 보완한다.

그러나 조연 캐릭터들은 기대에 미치는 결과를 내지 못했다. 외계 식민지의 통치자이자 악역인 정치가와 그의 아내는 단순히 현대 정치적 구도를 영화 내에 투영하는 역할만을 수행할 뿐이고, 공감할만한 다면적인 요소를 전혀 보이지 않는다. 봉 감독이 마치 우리에게 특정한 감상을 가지라고 지속적으로 강요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지나친 생각일까. ‘기생충’의 악역인 박씨 일가를 매력적으로 만들었던 다층적 복잡성이 없을 때, 그 시도는 공허하게만 느껴질 뿐이다.

또한, 이와 같은 단순화의 여파는 영화의 정치적 메시징에까지 확장되고 있다. 다른 영화들에서, 봉준호는 개인을 단순히 부호화시키지 않으면서 그들이 부분으로써 기능하는 시스템을 비판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반면, ‘미키 17’은 이러한 시도를 완전히 포기한 채로, 도덕성과 개인의 특정한 사상을 동치시키는 정치적 오류를 저지른다. 주역 중 하나인 ‘미키 18’은 진보적인 사상을 형상화하는 장치로써 기능하며,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내적 모순등의 요소는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다. 대신, 할리우드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 이제는 진부해진 ‘배드애스’ 속성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같은 맥락에서 봤을 때, 견제되지 않는 권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이는 식민지 통치자 부부 또한 현실 정치의 가상 세계 대역 이상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해주는 다면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알 수 있듯, 이 영화에 대한 비평이 사상적 성향에 따라 크게 갈린다는 건 그리 놀라운 사실도 아닐 것이다. 좌파 성향의 비평가들은 이 영화의 정치적 메시징을 극찬하는 반면, 다른 이들은 이 영화의 예술적 가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양극화는 다른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과 대비된다. ‘기생충’과 같은 다른 영화들에서, 대체로 관객과 비평가들이 다른 요소들보다 우선적으로 스토리텔링에 있는 강점에서 매료되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라. ‘미키 17’은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으나,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의 귀를 여는 데에는 실패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점은 아마 예술적 보신주의일 것이다. 봉준호의 이전 작품들은 세밀한 뉘앙스의 메시지 전달에도 성공했지만, 무엇보다 그들의 제일 큰 성공 이유는 재미였다. ‘미키 17’은 영화가 정치적 프로파간다로 기능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묘사를 전달한다. 결과적으로, 기술적인 뛰어남과 패틴슨의 놀라운 연기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봉준호의 필모그래피에서 오점으로 남을 수 있을 정도의 큰 단점들을 지니고 있다.

타 영화 애호가들은 상영관에 들어서며 무엇을 기대했을지 모르지만, ‘미키 17’은 예술적으로 항상 극찬을 받아 왔던 봉준호의 작품으로써 내게 더욱 더 큰 실망으로 다가왔다. 새로운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작품과 기존 관념을 기계적으로 재생산하는 작품이 있다. 이번 결과물은 처음으로 그에게서 나온 후자에 속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다음 프로젝트는 이전의 것들을 매력적으로 만들었던 예술과의 아집과도 같은 세밀함이 살아있기를 희망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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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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