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 집 형편이 좀 어려웠는데 그때 살던 동네가 대전 대덕구 연축동 연축주공아파트였음

초2때부터 살기 시작했고 13평짜리 평수에서 4가족이 살았었지..

동네에 13~15평 저평수 주공아파트 단지가 3단지 있었고 25~33평 현대아파트 단지가 있었는데

현대아파트 사는 친구들 집에 놀러갈때마다 엄청 부러웠음..집이 넓어서

그러다 다행히 중1때부터 형편이 많이 나아져서 천안 32평 아파트로 이사옴

연축주공 살 당시 워낙 형편이 어려웠어서 양념치킨 1마리 시켜가지고 4인가족이 밥반찬으로 먹고 그랫었는데

그때 먹던 치킨맛이 너무 그리워서 언제한번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마침 오늘 대전 출장온김에 연축주공아파트 가봤는데 단지내에 치킨집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더라..주인 내외분도 그대로고..

주인 아줌니한테 저 옛날에 105동 살던 ㅇㅇ이라고 하니까 금세 알아봐주시고 엄청 반가워해주심

나랑 주인아줌니 아들래미(1살동생)랑 친했었거든. 부모님들끼리도 친분이 있었음.

그 동생이랑 곤충채집도 하고 포켓몬 짱딱지도 자주 하고 탑블레이드 팽이도 돌리고 야인시대 놀이하고 이거하고 저거하고..

그리고 내 동생이랑 걔네집에 자주 놀러간적도 있어서 기억해주신듯

주인 내외분이랑 서로 그간의 안부 주고받고 그 동생(현 직업군인)이랑 간만에 전화도 하고..

정겨운 시간을 보내던 와중 양념치킨, 후라이드치킨 완성. 

값을 치르려는데 기어코 돈 안 받겠다고..그냥 가져가라고..하시길래 염치 불구하고 그냥 받아옴..ㅠ

아,,수중에 현금이라도 있었으면 현금 테이블에 놓고 튀면 되는데...현금이 없었음..차안에 짤짤이 몇천원정도밖에..ㅠㅠㅠ

그리고는 아줌마는 계속 여기 있을테니 생각나면 또 들르라고..맛있게 해준다고..하시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ㅅㅂ..

그렇게 훈훈함을 뒤로하고 집(용인) 가는길에 엄마한테 오늘치킨공짜로받은썰.txt 풀었더니

엄청 감동받으면서 언제한번 진짜로 우리가족 다같이 한번 다녀오자고 하심

18년전 중1때 그 대전 동네 떠난뒤로 한번도 안가봤다가 오늘 나만 이렇게 오게 됐는데

가족 다 같이 오면 진짜 감회가 더 새로울듯..

여친한테도 전화해서 썰풀었는데 여친도 감동받으면서 오빠 이건 진짜 무조건 재방문해서 돈쭐각이다 하고 강력하게 주장함.

백번 천번 맞는말임. 나중에 재방문하면 아주그냥 돈쭐내줄거임

7개월 뒤 동생 내외 귀국하는데 진짜 무조건 올해안에 날 잡고 가족들끼리 다시 방문 예정임

동생 와이프랑 내년에 결혼 약속한 내 여친도 같이 델고갈거임

아 치킨은ㅋㅋ 차타고 오면서 한조각씩 빼먹었는데 여전히 맛있더라ㅋㅋㅋㅋ

남은건 냉장보관 해놨고 담날 아침에 먹을 예정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