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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징병제,복무기간 연장...인구절벽시대 병역자원 부족 대안될까?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5.19 10:21:18
조회 3430 추천 26 댓글 86

5월11일 국회에서 성우회와 병무청,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실 주최로 열린 '인구절벽 시대의 병역제도 발전 포럼'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성우회 제공

5월11일 국회에서 성우회와 병무청,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실 주최로 열린 '인구절벽 시대의 병역제도 발전 포럼'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성우회 제공


저출산·인구절벽의 파장이 직간접적으로 우리 사회 전분야에서 커지고 있는데요, 국방안보 분야도 예외가 아닙니다. 지난 5년간 총병력은 약 62만명에서 50만명으로 줄어들었고, 이런 추세라면 2040년에는 30만명도 채우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여성 징병제, 복무기간 연장 등 과거 금기시됐던 방안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에 대한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 성우회장, 복무기간 연장, 여성징병제 검토 필요성 이례적 공개 언급

지난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선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하고 성우회·병무청이 공동 주관한 ‘인구절벽 시대의 병역제도 발전 포럼’이 열렸는데요, 여성 징집과 군 복무기간 연장, 대체복무제도 폐지, 예비군의 준(準)직업 예비군 전환 등 병역 자원 부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허심탄회하게 논의됐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성우회 소속 예비역 장성들이 가장 많이 참석했는데요, 공군참모총장을 역임한 이한호 성우회장은 병력감축 문제 등에 대해 보기 드물게 강도 높은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이 회장은 “첨단 무기체계를 확보하고 4차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한다 해도 전쟁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우리 군 병력을 50만 이하 40만 또는 35만까지 감축해도 문제가 없는 것인지 심각하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문제 제기를 했습니다.

5월11일 국회에서 열린 '인구절벽 시대의 병역제도 발전포럼'에서 이한호 성우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5월11일 국회에서 열린 '인구절벽 시대의 병역제도 발전포럼'에서 이한호 성우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그는 “지금과 같이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못박아 놓고 징집가능 인구에 발맞춰 병력을 줄여나가는 것은 우리의 심각한 안보불감증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징집가능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필수 병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은 우리 병역법과 헌법에 이미 제시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병역법 18조2항에 현역의 복무기간은 육군 2년, 해군 2년2개월, 공군 2년3개월로 돼있어 법에 명시된 복무기간만 지켜도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18개월 복무시엔 매년 20만명이 입대해야 병사 30만을 확보할 수 있지만 2년을 복무하면 15만명만 입대하면 된다는 것이죠.

◇ “만성적인 병력부족 시대 진입...새로운 병력충원 프레임 필요”

이 회장은 또 “과거에는 출산율이 6을 넘어 여성을 징집하려야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출산율이 0.78에 불과하니 여성도 군 복무를 못 할 이유가 없다”며 “여성도 징집할 수 있도록 병역법을 개정하는 것은 당연히 검토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성우회는 2300여명의 육해공군 및 해병대 예비역 장성들이 회원으로 있는 국내 최대 예비역장성 단체인데요, 그 수장이 그동안 사실상 금기시돼왔던 사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강하게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눈여겨봐야할 대목입니다.

군 인력정책 및 병역제도 관련해 국내 최고 전문가 중 한명으로 꼽히는 한국국방연구원(KIDA) 조관호 박사는 “우리 군은 이제 만성적인 병력부족 시대로 진입했다”며 “병역제도, 간부 인력관리체계, 인력소요 등에 대해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고 국가·군 차원에서 새로운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조 박사는 미래 환경에 부합한 새로운 병력충원 프레임으로 ‘국방인력구조결정 모델’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일보사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2022년 실시한 여성징병제 등에 대해 여론조사한 결과. /조선일보 DB

조선일보사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2022년 실시한 여성징병제 등에 대해 여론조사한 결과. /조선일보 DB


상명대 최병욱 교수는 “현역대상이면서 현역으로 복무하지 않는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예술·체육요원 등 다양한 유형의 보충역을 원점에서 재검토 또는 점진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사계 전문가 및 중립적 인사들이 참여하는 ‘보충역 대체복무제도 혁신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습니다.

◇ 현역 복무기간 18개월, 현역 판정율 90% ‘사수’ 필요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연구위원은 “미래위협 대비 방어시에만 최소 90만명 동원이 필요하고 2040년쯤 상비병력은 35만 수준까지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부족한 병역자원을 채우기 위해 첨단무기 운용을 위한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과 전문 병사, 여성의 지원병 입대 제도 등 다양한 제도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양 위원은 “부족 전력은 예비 전력의 현실화로 대응해야 한다”며 “전시(戰時) 민방위 일부의 전투원 전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이기식 병무청장도 “청년인구 감소라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안정적인 병역자원 충원에 매우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인구절벽에 대비한 병역 정책을 만드는 것은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라고 강조했는데요, 저도 토론자로 이날 세미나에 참석해 몇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2030년대말까지 병역자원 과부족 전망과 대책/조선일보 DB

2030년대말까지 병역자원 과부족 전망과 대책/조선일보 DB


① 앞으로 차기 대선 등에서 복무기간 단축(현역 12개월 등) 공약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은데 현실적으로 복무기간을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현 18개월 이하로라도 복무기간을 줄이지 않도록 ‘사수’해야 한다, ②현재 현역 판정율이 약 83% 수준이라는데 병역자원 부족 따라 판정율이 90% 이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럴 경우 야전 지휘관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므로 판정율 90%를 일종의 마지노선으로 정해야 한다, ③예비역 등을 활용한 민간군사기업(PMC)에게 경계,보급, 정비 등 일부 업무를 과감하게 이양하게 한다.

◇ “국회 주도하고 군. 전문가 참여하는 ‘병역제도 발전 TF’ 조속 발족해야”

④ 여성징병제 도입은 리스크가 큰 사안이므로 우선 여성 병사 모집, 즉 여성 지원병제부터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⑤병역제도는 정파를 초월해야 하는 사안이므로 군 복무기간, 여성징병제, 모병제 등 모든 대책을 논의하고 지혜를 모을 ‘병역제도 발전 TF’의 조속한 발족을 제안한다, 이 TF는 여야 국회의원(정당)이 주도하고 국방부·병무청 등 정부 기관, 현역 및 민간 전문가들을 망라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 등입니다.

이제 ‘발등의 불’이 된 병역자원 부족 문제에 대해 범국가적이고 초당적인 관심과 고민, 대응을 촉구합니다.

출처: 유용원의 군사세계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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