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형보다 배수량 1000t 이상 커진 신형 호위함 충남함 진수
날아오는 적 대함미사일 8발 이상을 동시에 요격할 수 있는 해군 최신예 호위함이 최근 진수됐다. 이번에 진수된 최신예 호위함은 이지스함과 비슷하게 첫 국산 디지털 위상배열 레이더 등을 장착하고 대공·대함·대잠수함 미사일은 물론 함대지(艦對地) 미사일 등 다양한 육해공 타격 능력도 갖췄다. 아직까지 지상·항공 무기 중심인 K-방산 수출에서도 가성비 있는 함정으로 세계 함정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지난 10일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울산급 배치(Batch)-Ⅲ 1번함 ‘충남함’(FFG-828) 진수식을 열었다. 충남함은 배수량 3600t급 호위함으로 종전 신형 호위함들에 비해 크기가 커졌다. 종전 인천급(울산급 배치-Ⅰ)은 2500t, 대구급(울산급 배치-Ⅱ)은 3100t급이었다. 같은 울산급 안에서 ‘배치’ 숫자가 커질수록 성능이 개선되고 배수량도 커졌는데 충남함은 인천급에 비해선 배수량이 1000t 이상이나 커진 것이다.
해군 최신예 호위함인 울산급-배치3 CG. 첫 국산 다기능 레이더 등 복합센서 마스트를 장착하고 대공,대함,대잠,함대지 미사일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 영상 캡처
◇ 전투체계, 디지털 레이더, 주요 무장 등 모두 국산장비 장착
충남함은 길이 129m, 폭 14.8m, 높이 38.9m로 5인치 함포와 16기의 한국형 수직발사체계(KVLS)로 무장하고 있다. 16기의 KVLS에는 대함미사일 요격미사일 ‘해궁’, 전술 함대지미사일, 장거리 대잠미사일(어뢰) ‘홍상어’ 등이 탑재된다. 이와 별개로 8기의 ‘해성’ 함대함 미사일이 함체 외부에 장착돼 있다. 해궁은 첫 국산 대함미사일 요격미사일로 사거리는 20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성 대함 미사일은 최대 150㎞ 가량 떨어진 적 함정을 격침할 수 있다. 전술 함대지 미사일은 함정에서 200㎞ 이상 떨어진 북 지상목표물을 정밀타격할 수 있다.
충남함의 가장 큰 특징은 함정의 두뇌이자 심장부인 전투체계, ‘눈’에 해당하는 레이더 등 주요 탐지 장비, 무장 등이 모두 국산 장비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특히 첫 국산 디지털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MFR)와 ‘고깔모자’처럼 생긴 복합센서마스트(ISM·Integrated Sensor Mast )를 처음으로 장착했다. 전투체계와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 복합센서마스트 모두 국내 방산업체 한화시스템에서 제작했다.
◇ 국산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 ‘고깔모자’ 형태 복합 마스트 첫 장착
직사각형 형태인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는 회전하는 형태인 종전 레이더와 달리 이지스함처럼 마스트(mast) 4개면에 고정, 장착돼 있다. 마스트는 돛이나 깃발을 달거나 안테나를 비롯한 각종 센서를 설치하기 위해 함정 가운데 부분에 높이 세워 올린 기둥을 말한다. 충남함 복합센서마스트에는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 4대와 적외선탐지추적장비(IRST) 4대가 마스트 4개면에 각각 설치돼 있다.
이는 종전 인천급이나 대구급 호위함과 외형상으로도 확연하게 차이나는 부분이다. 인천급이나 대구급 호위함은 탐지 레이더와 추적레이더를 마스트에 각각 따로 설치해 운용했고, 이들 레이더는 안테나를 기계적으로 회전시키면서 빔(beam)을 쏘아 표적을 탐지·추적하는 방식이었다. 반면 충남함의 디지털 다기능 레이더는 이지스함처럼 4개면 레이더에 장착된 각각 수백개 이상의 모듈(소자)이 전자 빔을 쏘는 방식이어서 사각지대 없이 신속 정확하게 표적을 추적할 수 있다.
지난 10일 진수된 해군 최신예 호위함 충남함의 고깔모자처럼 생긴 복합 센서 마스트. 첫 국산 이지스 레이더로 불리는 4면 고정형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다와 적외선 탐지·추적 장비를 장착하고 있다. /해군 제공 영상 캡처
◇ 복합센서 마스트 장착으로 스텔스 성능도 향상
여러 센서가 마스트 안에 들어가 있어 적 레이더에 아주 작게 잡히는 스텔스 성능이 뛰어나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자광학추적장비(EOTS), 통신장비 등 일부 센서들은 복합센서마스트 외부에 설치돼 있는 상태다. 이들 센서도 모두 마스트 안에 집어넣어 스텔스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통합 마스트’도 2020년대 말부터 해군에 도입될 차기 구축함(KDDX)용으로 개발중이다.
함정의 두뇌인 전투체계는 레이더, 전자광학추적장치 등 각종 센서들로부터 수집된 정보를 신속히 종합, 판단해 적절한 무기들로 대응할 수 있게 해준다. 전투체계를 통해 적이 공중 또는 해상에서 여러 발의 대함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해 공격하더라도 ‘해궁’ 요격미사일로 막을 수 있게 된다.
◇ 국방과학연구소 영상에 대함미사일 8발 동시요격 장면 포함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제작한 홍보 영상에 따르면 충남함이 동시에 8발의 대함미사일을 요격하는 장면이 포함돼 있다. 이는 충남함 KVLS에 8발의 해궁 미사일이 장착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충남함에는 해궁 외에도 기관포로 적 대함미사일을 요격하는 근접방공시스템이 장착돼 있기 때문에 실제 동시 요격 가능한 적 대함미사일은 10발 이상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해군은 광역 지방자치단체 지명을 호위함 함명으로 사용해온 제정 기준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울산급 배치-Ⅲ 1번함 함명을 충남함으로 제정했다. 충남함이라는 이름의 함정은 앞서 해군에 2척 있었다. 미 해군으로부터 1963년 인수한 호위구축함 DE-821함은 1964년 우리 관할 해역에 진입한 구소련 잠수함을 퇴거시킨 바 있다. 두번째 충남함이었던 호위함 FF-953함은 1992년 한국 해군 최초로 세계 일주 순항 훈련을 완수했으며 2017년 퇴역했다.
10일 오후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에서 울산급 배치-III 1번함인 최신예 호위함 '충남함(FFG-828.3600t급)' 진수식이 거행되고 있다./김동환 기자
◇ 충남급 호위함, 함정분야 K-방산 수출 역할 기대
군 당국과 업계는 필리핀·태국에 수출된 대구급 호위함에 이어 충남급 호위함이 세계 함정시장에서 대구급 이상으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극철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은 “충남함은 향후 국내 개발 한국형 이지스 체계를 탑재하게 될 차기 구축함 확보를 위한 발판”이라며 “국내 함정 건조 능력을 입증해 방산 수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K-방산 수출이 세계 4위권에 진입하려면 지상·항공 무기들 외에 함정·잠수함 등 함정 수출도 많이 이뤄져야 한다”며 “충남급 호위함도 K-방산 수출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유용원의 군사세계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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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용원의 군사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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