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3월 괌 앤더슨 기지에서 75㎞ 떨어진 북마리아나 제도의 로타 국제공항에 배치된 사드 발사대 모습. 당시 괌 앤더슨 기지의 사드 레이더로 미사일을 원격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미 공군
미국이 올들어 종말단계 고고도 요격체계인 사드(THAAD)와 패트리엇 PAC-3 미사일의 통합 운용과 사드 원격발사 시험에 잇따라 성공, 사드 성능개량이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수도권 방어를 위한 사드 추가배치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었는데요, 오늘은 사드 성능개량과 추가도입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미, 레이더와 발사대 70여km 떨어진 상태서 사드 원격발사 성공
우선 사드 성능개량 실태를 살펴보지요. 주한미군 등 미군이 추진중인 사드 성능개량은 3단계로 구성돼 있는데요, ①사드 발사대의 원격 조종(발사) ②사드 레이더를 이용한 패트리엇 미사일 원격 발사 ③사드 레이더를 통한 사드 미사일 및 패트리엇 미사일 발사대 통합 운용으로 이뤄집니다. 미국은 2017년 이후 사드 성능개량을 추진해왔는데 올들어 잇따라 시험에 성공한 것인데요, 지난 2월말 미국은 사드 레이더와 화력통제 시스템을 활용해 패트리엇 미사일 최신형인 PAC-3 MSE 미사일을 모의 표적에 발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어 3월엔 괌 앤더슨 기지에 배치된 사드 발사대를 75㎞ 떨어진 북마리아나 제도의 로타 국제공항으로 이동 배치, 앤더슨 기지의 사드 레이더로 원격발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사드 레이더와 발사대가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원격 발사를 야전에 처음으로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경북 성주 기지에 배치돼 있는 사드 발사대. 총 6기의 발사대와 48발 이상의 미사일이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호 기자
아시다시피 경북 성주에도 주한미군 사드 1개 포대가 배치돼 있는데요, 이를 주한미군 사드 기지에 적용하면 성주 기지 레이더로 70여㎞쯤 떨어진 발사대의 미사일을 원격발사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지금은 원격발사 거리가 70여㎞ 수준이지만 100~200㎞ 이상으로 늘리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그러면 성주 기지 사드 레이더로 오산·평택 기지나 그 북쪽에 배치된 사드 발사대의 미사일을 쏠 수 있게 됩니다.
◇레이더 추가도입 없이 발사대 재배치만으로 수도권 사드 방어 가능
그럴 경우 사드 레이더를 추가도입하지 않고도 발사대만 추가도입하거나 성주에 배치돼 있는 발사대 6기중 일부를 이동배치해 수도권 사드 방어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중국이 가장 민감해 하는 사드 레이더 추가도입 없이 사드 추가배치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사드와 패트리엇 미사일의 통합 운용도 우리에게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북한은 2018년 이후 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비롯, KN-24·25 등 최대 고도가 30~60여㎞에 불과한 신형 미사일들과 초대형 방사포를 집중적으로 시험발사하고 있습니다. 사드의 최저 요격고도는 40㎞이기 때문에 사드가 이들 신형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반면 패트리엇 미사일은 최대 요격고도가 20~30여㎞여서 비행고도가 낮은 북 신형미사일들에 어느정도 대응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5년 충남 보령 공군 대천사격장에서 실시된 '2015 방공유도탄 사격 대회’에서 패트리엇 미사일이 가상 적 항공기인 무인 표적기를 향해 발사되고 있다. /공군
사드와 패트리엇을 통합운용할 경우 이런 사드의 약점을 패트리엇이 어느정도 보완해줄 수 있게 됩니다. 특히 패트리엇 PAC-3 미사일은 한국군도 최대 요격고도가 20㎞인 CRI형은 물론 최대 요격고도가 30여㎞인 최신형 MSE형도 도입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주한미군의 사드 레이더는 유효 탐지거리가 600~800㎞에 달해 패트리엇 미사일 레이더보다 탐지거리가 길기 때문에 주한미군 사드 레이더를 우리 패트리엇 포대와 연동해 운용하면 그만큼 미사일 방어망의 효용성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한미 연합 미사일방어사령부 필요성 더 커져
현재 한·미 양국군은 사드 1개 포대(발사대 6기, 미사일 48발 이상)외에 상당한 수량의 패트리엇 미사일을 보유, 운용중인데 따로 움직이고 있는 상태입니다. 권명국 전 공군 방공포병사령관은 이를 통합 운용하는 한·미 연합 미사일방어사령부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는데요, 연합 미사일방어사령부 사령관은 한국군이, 부사령관은 미군이 맡는 형태입니다. 사드 성능개량에 맞춰 연합 미사일방어사령부의 필요성이 더 커진 것 같습니다.
사드 추가도입 문제는 국내 개발중인 L-SAM(장거리 대공미사일)과 일종의 ‘중복 투자’ 문제로도 논란을 빚었는데요, L-SAM는 오는 2024년까지 최대 고도 50~60㎞인 국산 요격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이는 사드 최대 요격고도 150㎞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사드 수준으로 개량형을 개발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 북한의 신형 미사일 최대 고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 사드 방어는 효용성이 크게 떨어지고 L-SAM으로 커버하는 게 맞다고 지적합니다. 일부는 맞는 얘기입니다만 그렇다고 사드가 쓸모 없는 건 아닙니다. 유사시 김정은이 가장 선호할 옵션 중의 하나인 ‘핵EMP 공격’에 대한 요격수단은 현재까지 사드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핵EMP는 북한이 DMZ 인근 상공 60~70㎞ 상공에서 핵탄두 미사일을 터뜨릴 경우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국방과학연구소(ADD)는 평가했습니다. 현실적으로 북한은 이보다 높은 고도에서 핵EMP 공격을 할 가능성이 많다고 합니다. 북 중거리 미사일의 고각발사 가능성도 ‘제로’라고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드는 이에 대한 대응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드 추가도입, 많은 돈 드는 만큼 심층검토 후 합리적이고 현명한 선택해야
이종섭 국방장관 후보자는 최근 국회 청문회 서면 답변을 통해 사드 추가도입 문제에 대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수도권의 다층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특히 고도 40∼150㎞ 종말단계 상층요격 능력 구비는 국민의 안전보장을 위해 필수”라고 밝혔습니다.
이 후보자는 “이를 위해 사드를 추가 배치하는 방안과 L-SAM-Ⅱ(L-SAM 개량형)를 조기 개발하는 방안 등에 대해 비용 대 효과, 전력화 가능 시기 등에 중점을 두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는데요, 맞는 말씀입니다. 사드 1개 포대 추가도입에는 1조5000억~2조원 가량의 적지 않은 돈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그만큼 이 문제는 사드 성능개량과 L-SAM 등 국산 요격미사일 기술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너무 공약에만 집착하지 말고 여러 방안을 심층 검토, 합리적이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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