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이 3월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열린 대통령실 용산 이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달 10일 윤석열 정부 공식 출범을 앞두고 3일 한덕수 총리 후보자가 공식 지명됨에 따라 새 국방장관이 누가 될 것인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에 대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윤석열 정부 초대 국방장관, ‘무너진 군’ 되살려야 하는 엄중한 책무
아시다시피 문재인 정부의 국방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는 대북 저자세 등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초대 국방장관은 사실상 ‘무너진 군’을 되살려야 하는 엄중한 책무를 맡았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그래서 초대 국방장관은 예상되는 북한의 7차 핵실험 등 추가 대형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고 군 기강을 다잡으면서 한미 안보동맹 회복에도 기여할 수 있는 분이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여러 분들이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데요, 현재 국방장관 후보에선 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김용현 청와대 이전 TF 부팀장(예비역 육군중장·육사 38기)을 우선 거명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본인이 원치 않더라도 이미 존재감이 상당히 크고 윤석열 정부가 정식 출범한 뒤엔 더욱 존재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정부 초대 국방장관 후보 중의 한사람으로 거론되는 이종섭 전 합참 차장(예비역 육군 중장). /뉴시스
수방사령관과 합참 작전본부장 등 핵심 요직을 두루 역임한 그는 육사 38기 동기생 중 선두주자였지만 대장 진급에선 안타깝게 탈락했습니다. 김 전 본부장은 윤 당선인의 충암고 1년 선배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일찌감치 국방분야 캠프(‘국민과 함께 하는 국방포럼’)를 꾸려 예비역 장성들을 영입, 이번 대선 중 윤석열 캠프 지원 군출신 그룹 중 가장 많은 예비역 장성들이 참여한 그룹을 만들어 큰 역할을 했습니다.
◇ 윤캠프 대선 지원 4개 군출신 그룹 중 가장 큰 ‘김용현 사단’
대선 중 윤 당선인을 지원한 군 출신 그룹은 크게 4개로 알려져 있는데요, 김 전 본부장 그룹 외에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 등 문재인 정부 군 수뇌부 출신 그룹, 류제승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그룹, 임호영 전 한미연합사부사령관 그룹 등입니다.
이 때문에 그는 일찌감치 유력한 초대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돼 왔습니다만, 최근 청와대 이전 TF 부팀장을 맡아 청와대 용산 이전 실무 책임을 맡으면서 구도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가 새 정부 초대 경호처장으로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다른 후보들이 급부상했는데요, 인수위 국방분야 인수위원에 임명된 이종섭 전 합참차장(육사 40기)이 우선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2021년11월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초소형 위성 해상도와 관련해 질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현역 때 전작권(전시작전권) 전환 추진단장과 한미 연합방위 업무를 맡았고 미국 테네시대 정치학 박사 출신이어서 한미 관계에도 밝다고 합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에서 김태효 당시 대외전략비서관(현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인수위원)과 함께 근무했고 준장으로 진급해 ‘별’을 달았습니다. 이 전 차장은 국방장관이 안될 경우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에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 이종섭 전 합참차장, 신원식 의원 등도 하마평
특히 이 전 차장이 김 전 본부장 캠프에서 그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주목 대상입니다. 이 전 차장이 국방장관에 임명될 경우 본인의 역량 및 의지와 관계 없이 ‘김용현 사단’으로 분류돼 회자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각에선 김 전 본부장이 경호처장에 임명될 경우 본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군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군의 한 소식통은 “최근 김용현 장군 캠프에서 활동했던 일부 인사의 차관 내정설이 퍼지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며 “이런 소문은 김 전 본부장에게 누가 될 수 있는 만큼 캠프 인사들이 자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국회 국방위 소속 신원식 의원도 최근 후보군으로 급부상했는데요, 신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방안보 분야 실력파 인사입니다. 일부 야당(민주당) 의원들도 그를 장관 후보로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육사 37기 출신으로 수방사령관, 합참 작전본부장, 합참 차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김용현 전 본부장에게 수방사령관, 합참 작전본부장 등을 물려준 인연이 있습니다.
2021년 8월 서울시내 한정식집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가운데. 당시 대통령후보)과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오른쪽) , 이왕근 전 공군참모총장 등이 오찬을 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석열 캠프 제공
문재인 정부에서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김용우 예비역 대장(육사 39기)은 4차 산업혁명기술 도입 등 한국군 첨단화에 있어 여러 후보 중 가장 뚜렷한 비전과 실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육군총장 시절 드론봇, 워리어 플랫폼 등 ‘5대 게임 체인저’를 추진해 육군 발전에 기여했습니다. 총장 취임 초기 청와대 행정관과 만나 ‘총장이 청와대 행정관에 불려나갔다’며 질타를 받았는데 김 전 총장은 이에 대해 “당시 군 장성 인사가 너무 늦어져 청와대측과 접촉을 할 수밖에 없었고 잘못 알려진 부분들이 있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 김용우 전 육참총장, 류제승 전 국방정책실장 등도 후보군에
류제승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예비역 육군 중장)은 육사 35기 출신인데요,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회의 취임사 필진으로 예비역 중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국방정책실장 시절 사드(THAAD) 주한미군 배치, 한미일 안보 협력 등 주요 안보현안의 실무책임을 맡았고요, 독일 보쿰대 역사학 박사로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독일어판)을 국내에선 처음으로 번역한 학구파이기도 합니다.
백승주 전 자유한국당 의원(전 국방차관)도 요즘 자주 회자가 되고 있는데요, 문민 국방장관이 임명된다면 0순위라는 것입니다. 역량과 경륜을 감안하면 맞는 얘기입니다만, 진보(좌파) 정권에서도 임명하지 못한 문민 장관을 북한의 도발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임명할 수 있겠느냐는 시각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 20일 강원 철원군 육군 3사단 백골부대 OP(관측소)를 찾아 손식 사단장의 설명을 들으며 전방지역을 바라보고 있다./뉴스1
이밖에 임호영·최병혁 전 한미연합사부사령관, 이순진·박한기 전 합참의장, 이승도 전 해병대사령관 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새 정부 초대 국방장관은 역대 국방장관 중 가장 엄중한 책무를 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윤 당선인께서 합리적이고 현명한 선택을 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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