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독일, 영국,프랑스 등의 최신예 전차들이 고속으로 질주하며 승용차를 종잇장처럼 깔아뭉개고...
영화 속의 한 장면이 아니다. 유럽에서 실시된 ‘스트롱 유럽 탱크 챌린지’(Strong Europe Tank Challenge·SETC)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러시아에선 러시아,중국 등 10여개국 전차들이 참여해 올림픽 경기처럼 경연을 펼치는 ‘탱크 바이애슬론’(Tank Biathlon)이 매년 열리고 있어 이색 전차 경연대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스토롱 유럽 탱크 챌린지'에 참가한 미군 M1A2SEP 전차가 고속으로 질주하며 승용차를 깔아뭉개고 있다. /미 국방부 영상 캡처
SETC는 지난 2016년 이후 독일 육군과 유럽 주둔 미 육군의 공동 주최로 실시된 미국과 유럽 국가 전차부대들의 군사경연 대회다. 사격 등 12개 종목에서 평가가 이뤄지는데 장애물 통과 평가 종목에 승용차를 실제로 깔아뭉개고 질주하는 항목이 있다고 한다. 지난 2018년 미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에선 미군의 최신예 M1A2 전차를 비롯, 독일의 레오파드2A6, 영국의 챌린저2 등 신형 전차들이 승용차를 깔아뭉개며 고속 주행을 했다.
당시 대회에선 독일 레오파드2A6 전차가 1위를, 스웨덴의 Strv122 전차가 2위를, 오스트리아의 레오파드2A4 전차가 3위를 차지했다. 미국이 자랑하는 최신예 M1A2SEPv2는 8개팀 중 꼴찌에 가까운 7위를 차지하는 굴욕을 겪었다. 2019년 이후엔 코로나 등으로 실시되지 않고 있는데 올해엔 미국과 그리스 전차부대만 참가한 가운데 ‘헬레닉 탱크 챌린지’(Hellenic Tank Challenge)가 최근 개최됐다.
러시아가 주최하는 ‘탱크 바이애슬론’은 2013년 이후 매년 실시되고 있는데 앱 게임이 등장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러시아군 전차병들의 기량이 계속 떨어지자 지난 2013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경쟁심리를 통해 기량을 향상시켜 보자는 취지에서 지시해 시작됐다. 광활한 훈련장에서 각종 사격시험과 크로스 컨트리 등 고속 기동, 장애물 통과 등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순위를 결정한다.
전차 성능에 차이가 많이 나면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기 때문에 경기용 전차 표준은 T-72B 또는 그에 준하는 성능의 전차로 돼있다. 중국은 국산 96B식 전차를, 벨라루스는 자체 개량한 T-72를 가져오기도 했다. 올해엔 지난 9월 개최됐는데 쿠데타로 내전 상황에 처한 미얀마까지 세계 19개국이 참가했다. 러시아 1위를, 중국이 2위를, 카자흐스탄이 3위를, 아제르바이잔이 4위를 각각 차지했다. 중국는 지난 2016년 대회에서 주행중 바퀴(보기륜)가 빠져 나와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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