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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위대함...이창호(펌)

최강이세돌 2005.08.10 20:51:31
조회 1463 추천 0 댓글 4


작년 6월초인가 8월말인가 암튼 제가 한국에 돌아온지 얼마 안된 시기였습니다. 전철을 타자마자 책을 읽으며 가고 있엇는데 저 보다 먼저 타고 있었던 옆의 젊은 청년이 제 책을 힐금 쳐다 보는것이었습니다. 어~ 근데 어디선가 매우 낯이 익은...  바둑의 황제 이창호 기사였습니다. 그에 대한 호칭을 뭐라 불러야 할지 바둑에는 문외한인지라 기사로 호칭을 대용합니다. 그도 서서 책을 읽고 가던 중 이었었나봅니다. 그런데 제가 책을 읽으면서 수채화색연필로 밑줄을 그어가며 읽노라니 그런 제 모습이 희한해 보였는지  힐끔 힐끔 쳐다 보는 중이었죠. 그 유명한 이창호 기사를 사람들은 왜 몰라볼까... 의아해하면서도 반가움에 "혹, 이창호 기사 아닌가요? 물으려하는 찰나, 방긋 웃으며, 손가락을 자신의 입에다 가져다 대는 것 이었습니다. 그렇지 유명인이 전철에 탔는데 알아보면 좀 불편하겠거니 생각에 우리 둘은 그저 서로 보고 있던 책에 대해 얘기하며 가게 되었습니다. 이 창호, 그가 읽고 읽던 책이 아마도 산문집이었나 한 것 같은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기엔 성공의 가도를 넘어 우뚝 반열에 선 사람들이라면 삼국지나 태백산맥, 수호지영웅전, 아님 일본의 입지전적인 인물에 대한 인물 평전 같은 것을 읽겠거니 생각하지만, 아니더군요. 오히려 마음에 평온의 여독을 풀 수 있는 시나 수필집같은 책들을... 하여튼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얘기하면서 가다보니 시청역에 도달하였는데, 그 친구가 꾸벅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하는 말이 " 형 먼저 가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그리곤,  자기 갈길을 가더군요. 유명인이란 이유로, 일부러라도 대중 교통을 이용하지도 않을텐데,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그 안에서 책을 읽고 가는 그의 모습을 보며, 그저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는 타인의 독서에 궁금중을 갖는 그의 진지한 모습에, 아니 그보다는 정중하게 초면의 사람에게 형이란 말을 쉽게 내뱉는 그의 순수함. 그 날이후로 제게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사람이 생기게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작년 겨울인가 인터넷 뉴스에서 전라도 어딘가에서(익산인가 부안인가...) ㅇㅇ배 바둑 세계 대회를 열었는데 70년대 구멍가게에서나 볼 듯한 허술한 의자에 대회장은 엉터리 천막으로 치고 얇은 베니어 합판으로 바닥을 깐 그야말로 난장판이라고도 불리워도 될 만한 곳에서 국수전을 치루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며 아무런 불평없이 국수를 두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며... 제 짧은 소견으로는, 위대함이란?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각고의 노력으로 성과를 이룬 사람들도 그 업적 자체로 위대해보이지만, 위대함으로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을 감싸 안아주는 포용력? 그것도 어찌보면 내가 위대하니까 그대들을 감싸노라, 그건 곧 너희들을 발판으로 내가 더 위대해 보이리라...그런 생각이   들때도 있습니다.   누가 위대하고 약소한지는 모르지만  있는 그대로 단점, 장점 그대로 내보이며 모든 사람을 똑같은 인간의 선상에 놓고 보려는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가진 사람이 위대함으로 겉치레한 사람들보다도 더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것은 아마도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인다는 명제를 뛰어넘은 순(純)의 위대한 정신 세계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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