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자동차 레이스 중에서, 메이커 고유의 기술력을 과시하는데 가장 좋은 리그는 어떤 것일까? 자동차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포뮬러를 외칠 것이다. 최저 배기량, 극한의 에어로 다이나믹, 드라이버의 기량 등등 출전하는 메이커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의 기술력과 기술의 정수를 뽐내기엔 최적의 무대다.
그런 포뮬러도 환경 앞에선 그저 ‘공해 덩어리’에 불과하다. 비단 포뮬러뿐만이 아닌, 모든 모터 스포츠들은 지속해서 환경 문제와 소음 문제에 비난과 질타를 받아왔다. 아울러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은 더 이상 내연 기관에 적극적인 투자를 멈추고 있으며, 전동화 대열에 더욱 비중을 높이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또 하나의 레이스 리그 E 포뮬러는 말 그대로 포뮬러 시리즈의 전기차 버전이라 봐도 무방한데, 상징성과 수많은 의미를 내포하는 글로벌 레이스 리그가 드디어 대한민국 땅에 상륙할 예정이다.
어두운 과거 뒤에는
찬란한 미래
E 포뮬러의 탄생은 모든 모터스포츠 팬들에게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10,000RPM 영역대를 오가는 귀를 찢는 듯 엔진음, 정제되지 않은 매연 냄새, 빠른 시간에 모든 걸 해결하는 레이스팀 미케닉과 피트-스탑 등등 이 모든 과정은 모터스포츠를 관람하는데 중요한 키포인트로 작용하는 부분들이다.
그러나, E 포뮬러는 소위 말하는 레이스의 감성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모터스포츠 팬들에게 외면받았다. 심지어 E 포뮬러 초창기에는 전직 F1 선수들이 대거 참여하였는데, 그중 하위권 성적인 선수들이 상당히 많았으며 심한 경우 F1 경험이 전무한 선수들도 더러 보일 정도였다.
그런데도 E 포뮬러가 주목받게 된 이유는, 내연기관을 다루는 F1에 비해 참가비용이 저렴하다는 부분이다. 일반적인 내연기관에 모든 면에서 리스크가 적기에 아우디, BMW, 재규어,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등등 여러 메이커가 참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레이싱 전문 팀을 비롯해 스타트업 기업들도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부흥기를 맞이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FIA에서 원하는 E 포뮬러의 이미지는 하이테크, 친환경이라는 이미지를 추구하는데, 레이스 스폰의 단골손님 태그호이어를 비롯해 퀄컴, AMD 등의 기업들이 후원하기 시작하면서 그 규모는 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오는 8월
잠실에서 개최
대한민국에서 E 포뮬러의 개최는 꽤 오래전부터 이야기가 나왔다. 2018년 11월 최초로 E 포뮬러의 사무국과 매니지먼트 업체가 선정되면서, 2019~2020년 시즌을 계획하였다. 이때 우리는 ‘서울 E-프리’라고 불렀다.
그러나 시작부터 좋지 못했다. 당시 매니지먼트 업체는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은 물론, 업계 사이에서도 존재감이 없었던 업체였으며 심지어 모터스포츠와 전혀 관련이 없는 업체였다. 그런데도 강했던 이유는 K-POP 행사에 비중, 관광 유치라는 명목으로 매니지먼트를 고른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속속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나중에 이르러선 “F1 코리아처럼 망하고 싶어서 작정한 거냐?”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원래 같았으면 2019년에 본격적인 E 포뮬러 시즌이 시작됐어야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의 대유행으로 행사는 잠정 취소가 되었다. 이후 2020년에 다시금 개최를 예고하였지만,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질 않자 무기한 연기가 되면서 한국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일정은, 독일에서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8월에 개최 예정인 E 포뮬러는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주변 도심으로 선정되었으며, 재규어, 포르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열리는 전기차 레이스이자, E 포뮬러 시즌 마지막 트랙으로 선정된 만큼 만반의 준비가 이뤄졌길 기대해보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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