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한지는 몇년되긴했는데 생각나서 함 풀어본다. 아마 나같은 사람이 흔하지는 않을거임

일단 난 강원도에 있는 신병교육대에 입소했다. 훈련소 썰은 똥 2주만에 싼거말고는 별거 없어서 패스하고

다끝나고 자대 정할떄 화면상으로는 난 A부대에 가기로 되어있었다. 그런데 왠 대위가 날 부르길래 갔더만 난 B부대에 취사병으로 갈거라고 하더라

난 ?? 했지만 훈련병이 뭔 질문을 하겠냐 걍 알겠다 하고 갔지. 근데 자대 배치 받아서 인사과장님이랑 얘기를 하는데 뭔가 이상한거다

일단 내가 받았던 질문은 힘 별로 안썌보이는데 요리는해봤나? => 안해봤다. 그럼 취사병 지원은 왜했냐? => 지원 안했다. 그럼 후반기 교육은 갔다왔나? => 안갔다, 훈련소 끝나고 바로 왔다.

이 질문 끝나고 자기들끼리 한숨쉬면서 누구 욕을 엄청 하더라고. 알고보니깐 부대에 나같은 케이스가 전에 2번이나 있었고 다 얼마 못하고 바꿔가지고 이번에는

좀 제대로 된 애로 보내달라 한건데 날 그냥 보낸거임. 이문제로 대대장이랑도 면담을 한번 했었지만 못바꿔준다길래  걍 멸치에다가 칼도 잡아본적이 없는채로 취사병 생활을 시작하게 됐음.

칼에도 베이고 화상도 당하고 하면서 6달 정도 존나 구르면서 배우고 했었음. 근데 당시에 코로나떔시 휴가 적체가 엄청 심해가지고 선임들도 다 휴가를 못나간 상태였음

그래서 나도 당연히 못나갔고 6달동안 휴일없이 그 일과 하다보니깐 번아웃도 오고 암튼 존나 빡쳤음.

일말쯤이였나 중대장 찾아가서 보직 당장 바꿔달라고 엄청 따지니깐 행정으로 바꿔주긴 하더라. 내 선임이 화를 엄청 내긴 했지만

과로로 뒤질거같아서 어쩔수가 없었음. 그렇게 행복한 사무실 생활을 한달쯤 할떄였는데 인사과장이 날 포함해서 행정 선 후임들까지 다 부르는거임

그래서 뭐지 하고 가봤더만 하는말이 부대개편떄문에 행정병을 없앤다는거. 그래서 보직을 다른거로 바꾸거나 전출을 가야된다고 했음

불행하게도 1명을 제외하면 전부 TO문제로 전출을 가게됬음. 나는 마지막으로 얘기를 했는데 인사과장이 아주 조심스럽게 얘기를 하는거

대화 내용을 정리해보자면 내가 직할대라 전출을 같은 사단 직할대로만 갈수있는데 남은 행정 TO가 딱 1군데 남아있었음. 근데 그 부대에서

나 받는걸 거절한거;; 내가 틱이 좀 있어서 약먹는게 있긴 한데 그거 떄문인거같다고는 했었음. 그래서 취사병 다시 할거냐고 물어보길래

난 절대 안한다고 했지. 근데 하는말이 "그럼 전역하고 집에 갈래?" 라는거야. 씨발 난 이게 뭔 개소리인가 싶었는데 일단 알겠다고 했고

서류부터 만들자고해서 그캠부터 갔음. 인터넷 썰보면 미친놈들 집합소던데 내가 갔던데는 다들 멀쩡하더라.

일과는 뭐 그냥 상담사랑 상담하고 그 외에는 생활관에서 TV나 보면서 지냈음. 어디 갈때마다 거기 분대장한테 얘기하는게 좀 귀찮기는 했는데 그거 말고는

딱히 터치도 없어서 나름 잘 쉬었었음. 난 이게 진짜 전역이 되나?? 싶었는데 부대 복귀하고 얼마 안있어서 중대장이 나보고 짐 싸라더라 전역준비해야되서

다른 부대로 갈거라고. 그래서 짐싸고 애들이랑 인사하고 군단쪽 보충대로 가서 1주였나? 대기하다가 진짜 전역을 해버렸음.

좀 갑작스러운 전역이라 내 부대사람들도 그렇고 친구 가족들 다들 놀라긴 했는데 뭐... 이렇게 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