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잡대 1년 다니고 군대갔는데 거기서 사실 학벌좋은 사람들이랑 처음 어울려 생활해봄. 약 2년간. 느낀 점들 적어봄 ㅇㅇ
1) 군대에서도 학벌 괜찮은 애들끼리 은근 모이려 하더라
기억에 남는 애들은 한양대, 경희대, 외대, 부산대, 홍익대, 경북대 정도였는데 서로 대학 얘기만 나오면 존나 띄워주고 칭찬해주고 그랬음.
가끔 연등실가보면 일과시간 끝나고 저녁에 같이 영어공부하거나 그러기도 하더라 존나 놀랬음.
ㅅㅂ 디씨에서는 서로 못죽여서 안달인데 그냥 일반인(?)들은 의외로 별로 신경 안 쓰고 서로 할말 존중해주는 문화가 있더라 나름 고생해서 들어간 걸 지들도 아니까. 그리고 한급간 차이 정도야 수능 문제 그리 차이나는 것도 아니니까...
한양대 공대생이 부산대 공대 후임보고
'그래도 부산에서 부산대면 엄청 좋지! 취업깡패잖아. 등록금도 경제적이고, 굳이 서울 가봐야 돈만 왕창깨져 가성비 씹노답'라며 칭찬해주고
'애이 그래도 한양대 공대는 전국적으로 유명하고 저보다 수능점수도 꽤나 잘맞아야 가는 곳인데 대단하지 않습니까'라고 대답하면
'수능문제 몇문제나 차이난다고 ㅋㅋ 스카이 미만은 별로 의미없어 ㅋㅋ' 이렇게 서로 물빨해줌 ㅋㅋ 씹 ㅋㅋ
아 근데 부산대생이랑 경북대생은 서로 동기인데 장난으로 맨날 '니가 더 지잡대'라며 '경잡대, 부잡대' 거리며 존나 싸우더라 ㅋㅋㅋㅋㅋ
난 리얼 지잡대인데 서로 기만질하는 거 보면 진심 자괴감 씹오지더라 시발 니네가 지잡대면 난 뭐냐고 ㅠㅠ 부산대 경북대 주면 절하고 가는데
도둑맞은 지잡 ㅠ
암튼 지들끼리 뭔가 통하는 게 있는지 학벌 좋은 애들끼리 은근히 잘 뭉치고 쉽게 친해지더라 ㅇㅇ
2) 학벌 괜찮은 애들은 군생활 잘하는데 의미 안 뒀음
학벌 괜찮은 애들 특징이 대체로 조용하고 사고 안 치고 별로 눈에 안 띄려 한다는 거였음. 암튼 걔네들 특징이 군생활 잘하려고 하질 않고 최대한 조용조용히 지냈음.
그리고 상병장 쯤 전역 가까워지면 공부하는 비율이 확실히 높더라. 저녁 시간에 영어 공부를 하는 경우야 허다했고 전공공부도 미리 하는 미친새끼도 봤음 ㅋㅋ
3) 학벌 괜찮은 애들 부모 수준도 괜찮았음 ㅇㅇ
홍대생은 걍 부모가 건물주 ㅅㅌㅊ수저였고
부산대생은 부모가 임용출신 중고등학교 교사였고
경북대생은 아빠가 대기업 높은 자리, 그리고 대구부촌 수성구 살고
대륜고(대구 ㅆㅅㅌㅊ명문고) 출신이었음
경희대생은 아빠가 과학자 연구직이었고 그랬음
암튼 신기하더라 사바사겠지만
4) 학벌 좋은 사람들 대체적으로 착했음
이건 진짜다
대체적으로 교양 매너는 있더라
학벌 좋은 애들이 막 후임한테
쌍욕하고 애들 때리고 그런 거 진짜 본 적 없음
물론 성격 좆같은 경우도 당연히 있었는데
폭언이나 폭력은 거의 안했음 지킬 건 지키며 갈구는 정도?...
5) 학벌 좋은 선임들은 대체로 논리정연했음
한 번은 내가 고졸선임한테 '아 씨발이 똑바로 하고 다녀라!'고 뜬금없이 욕쳐먹음. 너무 당황해서 그 이유를 찾아내려고 노력한 결과 밥먹고 일어날 때 그선임 못 보고 인사 안 하고 일어나서 그걸로 나중에 욕쳐먹은 거임. ㅅㅂ 개빡치더라
근데 또 한 번은 부산대생 맞선임한테 까인적 있는데, '내가 초병임무 언제까지 외우라고 했는데 왜 아직도 못 외웠냐? 이것 때문에 내가 선임한테 혼났어. 잘 안 되면 물어보라니까? 너가 힘들어서 그러면 이해할 수 있는데 말도 없이 외우지도 않는 건 그냥 너 의지가 없어보이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일단 같이 외워보자.' 그래서 그날 저녁에 초병임무 8가지 같이 외우고 테스트받고 다음날, 그 다음날 또 테스트 받고 그랬음. 그러니 바로 외워지더라 ㅇㅇ... 그리고 지시할 때도 확실히 했었음 '다음 주에 훈련일는데 그 때 어떤 게 필요하니까, 미리 준비해놔야 해. 그러니까 언제까지 준비하고, 나한테 확인맞도록 해라. 모르는 거 있으면 바로바로 물어보고.' 이런 식으로 확실하고 논리정연하게 했음. 진짜 학벌이 좋으니까 확실히 욕을 쳐먹어도 억울하지는 않더라.
반대로 고졸 선임들은 '이거 해라! 안하면 내가 욕먹어 씨발' 이게 끝임.
6) 학벌 좋은 사람들은 후임한테 별로 관심없었음
한 번은 새로 들어온 후임이 선임한테 예의없게 행동한 대형사고친 날
'ㅇㅇㅇ 상병님 후임놈 하나 사고쳤습니다!'라고 말해줬는데
'아 그래?ㅋㅋ 대단하네 나도 그런 용기 부럽다 ㅋㅋ'이러고 끝임
걍 자기한테 피해 안 오면 후임들 좆도 신경도 안 썼음
같은 소식 고졸선임이 들었을 때 반응은
'아 씨발 미쳤네 ㅋㅋ 군대 왜이러냐 씨발? 미쳐돌아가네
짬찌새끼들이 씨발 정신못차리네 그새끼 맞선임 누구냐? 씨발 조진다'
이랬음. 차이 씹오졌음
그리고 좀 마이웨이 경향이 강했음
특히 상병장 되면 학벌 좋은 애들은 혼자 놀려고 하는 경향이 좀 더 강했음
개인주의적 성향이 좀 강했던 거 같음
그러면서도 또 은근히 자기 분대 직속 후임들은 잘 챙겨주더라
7) 위로 존나 잘해준 선임도 있었음
이건 걍 개인적인 일인데, 내가 일병시절 중대에서 사고하나 쳐서
존나 욕먹고 진짜 힘들어했었는데
마침 그 때 같이 근무나간 외대생 선임이 나한테 덤덤하게 말해줬음
'소식 들었는데, 힘들지? 야 근데 다 그런 거야.
어떻게 군생활하면서 사고 한 번을 안 칠 수가 있냐
영창갈 일도 절대 아닌데 걱정하지마.
그리고 나도 이등병 때 참 많이 혼났어 선임들한테.
사고도 몇 번 치고 욕도 많이 먹고 그랬어. 근데 지금 봐.
시간이 지나니까 난 지금 평화롭게 잘 살고 있잖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거야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그리고 사람들 기억력 은근히 정말 별로다? 일주일만 지나도 언제 그랬냐는듯이 다시 웃으며 잘지낼 수 있다. 잘 이겨낼 수 있을 거야'라고 덤덤하게 말해주는데 나한테 처음 그렇게 말해줬는데
갑자기 눈물 터져서 근무중에 엉엉 울었음 ㅍㅌㅊ?
그래도 당황하지 않고 잘 다독여주더라.
그리고 정말 그 선임 말대로 시간 지나니 사고쳤던 일은 잊혀지고 별 일 아니게 되더라.
근데 그 때 선임한테 들었던 말은 너무 고마워서 두고두고 고마워하고있음 진짜 ㅠ.
생각해보면 고졸 선임들 중에서도 존나 착한 선임들 있었음
그래도 학벌 좋은 선임들은 대체적으로 뭔가 특징이나 행동양식이 존나 다르긴 하더라 ㅇㅇ
암튼 그렇다 군대 2년간 학벌 나름 좋은 인간들 보고 느낀 결과임
그 후로 나 참 많은 거 느껴서 상병때부터 군수 시작하고 명문대 선임 동기들한테 과외도 받고 빡공, 전역하고도 수능까지 나름 빡공해서
지잡대 탈출하고 건동홍 라인 대학 들어감 ㅠㅠ
나한테 군대는 진짜 충격이었음 학벌 차이 뼈저리게 느낄 수 있어서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