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지만 아깝지 않아요, 고려시대에 간식이 유행된 게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어요. 한번 먹어보고 싶었습니다"
6일 오후 압구정로데오역 근처 백화점 내에 유명 '개성주악'에서 만난 20대 대학생은 "요즘 SNS에서 자주 보이길래 너무 궁금했다"고 말했다. 개성주악은 고려 개성의 향토 음식으로서, 찹쌀가루에 막걸리를 넣어 반죽하고 동그랗게 빚어서 기름에 지져낸 떡에 청을 입혀서 만든 전통 한과이다.
젊은 층 사이에서 '할매니얼' 트렌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어르신 감성'과 취향이 녹아들어 있는 전통 간식 인기가 뜨겁다. 앞서 약과가 MZ세대들에게 열풍을 일으켜 '약게팅'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약과의 인기에 힘입어서 달콤함과 쫀득한 식감의 특성을 살린 개성주악도 크게 관심을 받고 있다.
키워드 분석 사이트인 썸트렌드는 온라인상에서 지난 8월 7일부터 이번 달 6월까지 한 달 동안 '개성주악'의 검색량은 전년 대비 624.54% 급증했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동안 가장 많이 검색되었던 연관 검색어 중에서는 '웨이팅'이 가장 눈에 띈다. 이날 만났던 개성주악 전문점의 직원들은 "약과가 유행하고 나니 이제는 개성주악도 '오픈런'이 필요하다. 요즘에는 특히나 20~30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연리희재 갤러리아에서 판매중인 개성주악 /사진=연리희재 인스타그램
개성주악은 SNS의 인증샷을 통해서 더 알려졌다. 이날 기준으로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개성주악' 관련 게시물은 약 2만여 개가 달한다. SNS의 영향뿐 아니라 유튜버들의 '먹방'으로 온라인상 개성주악의 노출 빈도가 높아진 것도 요인 중 하나이다.
한과나 떡 전문점에서 개성주악을 판매하는 직원은 "궁중 레시피를 그대로 반영해서 만들고 있는데 옛날 느낌 그대로의 맛을 선호하시는 분들이 유독 많이 찾아온다. SNS나 TV 프로그램에 개성주악이 안 나왔다면 이렇게까지 유행이 되진 않았을 것 같다. 유행 따라 호기심에 구매해 보았다가 그 맛에 빠져 꾸준히 구매하러 오신다"라고 전했다.
퓨전식 개성주악을 판매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직원들도 "매일 5시간 만에 전체 메뉴가 매진된다. 지방에서 몇 시간을 걸려 찾아오시는 손님에게 '품절이다'라고 말하면, 못 믿으시고 인근을 서성이다가 '진짜로 다 팔렸나, 하나도 남은 게 없냐'며 아쉬워하시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좌) 연리희재 갤러리아에서 판매하는 개성주악 (우)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판매하는 개성주악 /사진=연리희재 인스타그램
개성주악의 맛에 빠졌다는 24세 이 모 씨는 "유튜브 먹방을 보고 알게 됐다. 약과 같은 전통 간식이 많이 나와 자연스럽게 개성주악도 관심이 생겼다. 먹어보니 맛도 있고 식감이 정말 좋았다"라고 말했다. 26세 직장인 김 모 씨는 "전통 디저트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유행하는 간식이라 해서 사 먹게 됐다. 먹어보니까 쫀득한 식감이 중독성 있어서 그 이후로 계속 개성주악 맛집을 찾아다닌다"라고 말했다.
개성주악은 매장마다 자르지만, 저렴한 편은 아니다. 원조 개성주악의 경우는 평균 개당 2500원에서 5000원으로 책정되어 있고, 선물용은 1만 원대를 훌쩍 넘기기도 한다. 하지만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추구하는 요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사 먹기 아깝지 않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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