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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원전 기술에 대한 소회 (원자력기술史)
"한국 원전 기술은 탑이다" 근 몇년간, 이런 선전 문구 때문에 많은 이들이 듣기에 무척 고까운 면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솔직히 저 또한 저 문구를 볼 때마다 국뽕과 인정받는다는 느낌에 취하여 현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질 않고 불편한 이야기가 될테니 어물쩍 넘어가거나, 정보글로 안 쓰고 댓글로 넘긴 기억이 납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그렇게 덮기에만 급급한 것은 전혀 해법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그저 국뽕에 취해 어물쩍 넘어가기보다는 우리나라와 세계가 현실적으로 어떤 상황인지를 불편하더라도 터놓고 말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얘기를 꺼내려고 합니다.https://m.dcinside.com/board/whitehouse/180008 이 글 내용에서 미국기술인증에 관하여... - 백악관 마이너 갤러리https://m.dcinside.com/board/whitehouse/179966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가 본 최근 원전 이슈.txt - 백악관 마이너 갤러리원자력 같은 기술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기술이라고 말하면 m.dcinside.com 먼저 윗 글을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윗 글의 내용과 자세한 설명을 추가해서 내용을 요약하면 이리 됩니다. 1. 공학에서는 미국의 ASME, 한국의 KEPIC, 러시아의 GOST같은 다양한 코드가 있다. 코드는 법이랑 비슷하나, 시행령보다도 더 상세한 산업규격이다. 2. 코드에는 원전 어디에 쓰는 배관을 만들 때 그 규격이 몇센티미터인지, 열응력 계산은 어떤 공식을 써서 얼마까지 견뎌야 하는지... 같은 상세한 공식과 그 내용까지도 규정하고 있다. 3. 그리고 원자력에 관한 코드 중 하나인 ASME BPVC는 약 3만 페이지, 수식 9000여개, 참고문헌 목록 500페이지, 참고문헌 전체 내용 30만개분량의 요약 정보 등이 담겨져있다. 4. 이런 체계를 무에서부터 새로 만든 나라는 없다. 5. 그래서 세계의 모든 원자력산업계(한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일본, 영국 등)에서는 저 미국 코드에 맞추거나, 저 미국 코드를 기반으로 만든 자체 코드에 맞추어 원자력제품을 생산한다. 6. 또한 세계의 원자력 인허가, 그에 필요한 원자력법규와 규제지침, 규제요건 모두 미국이 만들어놓은 표준에 기반하고 있으며, 미국의 표준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여부가 신뢰성의 척도이기도 하다. 7. 따라서 어느 나라든 원자력 제품을 수출할 경우 미국 표준을 참고하는 게 당연시되므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모든 국가는 원전 수출 시 원자력 분야에서 미국의 영향을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다. 이것이 현재 전 세계 원자력산업계의 현실입니다. 다음으로 우리나라는 어떤 게 원래 제약되었고, 우리는 어느 것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이번 계약에 대한 내용보다도 좀더 근본적인 것) 우리나라는 KEPIC 코드같은 기술기준을 개발하고, 원전 인허가에 필요한 기술기준을 마련하는데 있어 미국의 표준을 대단히 많이 참고했습니다. 이유인즉슨, KEPIC 코드는 1987년 원자력기술자립과정의 일환으로 시작되었고 1995년에 완성된 비교적 늦게 시작된 코드이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의 RCC-M코드가 미국 ASME코드에 기반하여 1978년에 만들어졌고, 지금은 미국의 영향력으로부터 조금이나마 독자성을 확보한 상황으로 볼 때, 우리나라와는 20여년의 격차가 있습니다. 또한 프랑스는 웨스팅하우스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았으나, 80년대에 이 기술이전 협약이 종료되고 그 뒤부터는 독일 지멘스와 함께 어느 정도 독자성을 확보한 프랑스 코드에 기반하여 새로운 원전의 공동 개발에 들어갔습니다. 중간에 그렇게 프랑스와 독일은 2001년에 EPR원전을 완성하게 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EPR 원전은 어느 정도 독자성을 확보한 프랑스의 자체 코드를 사용했기에 웨스팅하우스의 원천기술 문제로부터 자유롭습니다. 프랑스가 미국의 ASME 코드를 들여오고 한참 독자성 확보 노력까지 시도하던 1978년에는, 우리나라는 이제 겨우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 가동을 시작했고, 한국형 원전인 APR1400이 2002년에 개발 완료되었음에도 지재권 문제가 발목을 잡는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코드체계 개발 20여년의 격차와 지재권 독립 문제는 무척 안타까운 마음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술자들이 프랑스와 달리 이렇게 미국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여러가지 환경적인 측면과, 기술기준의 신뢰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내린 선택이었습니다. 먼저 환경적인 측면 2가지를 보겠습니다. 환경적 측면 첫째로, 우리나라가 KEPIC코드를 개발하던 시절 90년대에는 현실적으로 우리나라만의 독립된 기술기준을 개발하는 데 투입할 엔지니어, 그리고 자금력과 기술축적도가 프랑스와는 큰 격차가 있었습니다. 특히 프랑스는 1970년대 메스머 플랜을 통해 막대한 원자력 엔지니어 인력풀과 기술을 축적해왔던 만큼, 우리나라가 할 수 없는 과감한 시도가 가능했습니다. 당시 프랑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원전을 건설하는 나라였고, 어찌보면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원전을 늘이는 데에만 집중하며 국력을 투입했습니다. 이런 원전 증설계획으로 인해 과거 수천명 수준이었던 프랑스의 원자력 엔지니어 인력은 당시 2만명 수준으로 늘어났습니다. 2025년 현재 대한민국의 원자력 엔지니어링 인력 전체가 1만명 내외인 것을 생각할 때, 이는 대단한 격차입니다. 이 때문에 프랑스는 RCC-M코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조금이라도 벗어나고자 적절한 기술지원을 할 수 있는 인력 또한 우리나라와 달리 충분했습니다. 이는 따라잡기가 어려운 환경적 측면입니다. 환경적 측면 둘째로, 우리나라는 사실 웨스팅하우스의 기술을 이전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것이 대체 무슨 소리인가 싶을 겁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80년대에 컴버스천 엔지니어링(CE, Combustion Engineering)이라고 하는 원자로 설계 회사와, 벡텔(Bechtel)이라고 하는 플랜트 설계 회사로부터 원자력발전소 전체 종합설계 기술을 들여왔습니다. 이때 벡텔로 파견을 갔던 분들은 KOPEC(코펙, 한국전력기술), CE로 파견을 갔던 분들은 원자력연구소(한국원자력연구원) 소속 인원이었습니다. 이들은 나중에 KOPEC으로 흡수 통합되고, 원자력연구소 출신들은 SD라는 별칭의 원자로 설계본부. 원래 KOPEC출신의 사람들은 AE라는 별칭의 원전 종합설계 부서가 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국내 모든 원전설계를 담당하는 한국전력기술(KEPCO E&C)이라는 공기업으로 역사가 이어지죠. 초기에 AE를 담당하던 한국전력기술은, 사실 석탄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를 모두 설계했고, 점차 AE의 발전소 종합설계 기술은 시간이 지나며 거의 완전한 자립단계 수준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러나 문제는 SD에서 담당하는 원자로 설계와 AE에서 담당하는 원자로와 연계된 계통설계 부분이었습니다. 이것은 미국의 ASME코드에 기반하여 설계되었기에 완전한 기술독립과 수출이 어려웠던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시간이 지나며 우리나라에게 기술을 제공해줬던 CE는 스위스의 ABB라는 회사와 합병되어 ABB-CE가 되었고, 우리나라는 원전 기술이 어느 정도 내재화되자 수출을 위해 ASME코드로부터 어느 정도 독립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KEPIC코드를 개발하기 시작합니다. 이때가 1980년대 말~1990년대입니다. 프랑스와 비교하면 20여년 늦었던 셈이지요. 그리고 1990년대 말, 우리나라는 ABB-CE와 기술이전에 대해 재계약을 맺으며 기술전수를 받아 당시 ABB-CE의 차세대 핵심 원전이었던 System80+ 원자로 기술을 흡수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이 기술을 활용하고, 당시 개발되었던 KEPIC코드도 활용해 APR1400을 개발하게 됩니다. 하지만 당시 KEPIC코드는 생긴 지 얼마 안 된 코드였기에 여전히 ASME코드와 유사한 점이 많았고 이 때문에 지재권 문제로부터 완전이 탈피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많았습니다. 거기다가 우리에겐 대단히 안타깝게도, CE는 80년대부터 각종 석면 관련 소송에 휘말렸고 이로 인해 2000년도 쯤에는 9억달러 규모의 재정적 타격이 있었습니다. 사실 한국에게 CE가 각종 원자력기술을 넘겨준 것은, 이런 리스크에서 오는 자금난을 벗어나기 위해 한국을 발판으로 아시아 원자력 시장을 개척하기 위함이기도 했습니다. 허나 기술이전을 하고 나니 한국은 IMF사태로 인해 자금여력이 없었고 이런 시도는 물거품이 됩니다. 그리고 지속적인 석면 소송 리스크 때문에 ABB-CE는 1999년에 프랑스 알스톰과 합작회사를 구성하여 전력분야에 집중하는 모양새를 보이더니, 2001년에 자회사 CE를 분리하여 CE의 원자력 부분만을 웨스팅하우스에 판매합니다. 안타깝게도 80년대 이후 기술협력을 끊어 독립성의 근거를 확보한 프랑스와 다르게, 당시 여전히 한국은 CE와의 기술이전협력을 지속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지속되는 기술이전협력은 한국전력ㅡ웨스팅하우스간의 기술이전협럭으로 전환되고, 한국전력에서 한수원이 분리된 지금 시기에는 한수원, 한전ㅡ웨스팅하우스 기술이전협력으로 바뀐 겁니다. 이런 불가피한 환경 상황으로 인해 기술이전협력을 완전히 끊을 타이밍을 놓친 측면 또한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술기준 신뢰성을 담보해야 했기에 미국에 의존하게 된 측면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반도체 기술에서처럼 원자력분야에서도 미국의 기술 기준은 세계의 기술 표준으로 통용됩니다. 특히 한 제품을 만들면 수십년을 쓰는 보수적인 원자력의 특성상, 타 분야에 비해서 한 깐깐한 기술 기준이 정해지면 수십년간 크게 바뀌지 않는 일도 허다합니다. 대다수의 원자력 기술기준은 과거로 갈 수록 너무 깐깐한 안전 규제에 맞춘 형태이기에, 실제로 최신 기술기준을 볼수록 과한 안전성을 줄이고 경제성을 높이는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다시 말해서... 그런 깐깐한 미국의 기술기준으로부터 80년대에 일찍 독립한 프랑스의 기술기준이 안전에 허술한 면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프랑스의 EPR원전은 미국 기술과 달라야 한다는 명분 하에... 불확실하고 검증되지 않은 RCC-M같은 프랑스 자체를 사용한 탓에 각종 문제가 불거졌고, 그로 인해 실제 건설에 필요한 상세한 설계를 막상 시작해보니, 제작과 건설 및 인허가, 안전성 등 많은 문제들을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EPR원전은 1기당 20년 정도의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모되는 참사가 벌어집니다. (혹자는 유로파이터 전투기와 비교하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들은 프랑스의 EPR원전이 초기 개념설계 문서상으로만 훌륭한 것 마냥 보일 뿐, 실제 건설에 들어가 상세설계를 하면 처참히 무너진다는 인식에 쐐기를 박습니다. 이런 인식이 프랑스 원전기술에 대한 신뢰성문제로 불거지고, 이는 미국기술기준에 여전히 꽤 의존하면서 기술신뢰성만큼은 보장받은 한국에 비해 불리한 면으로 작동합니다. 그리고 이런 면이 누적되어 프랑스는 나중에 UAE원전 수주전, 체코원전 수주전에서 한국에게 패배하는 길로 이어집니다. 반면 한국은 UAE와의 계약에서 공기에 대한 리스크를 한국이 떠앉고, 완전히 기술독립문제에서 자유롭지가 못하여 일부 부품 계약을 미국측에 주고 로열티도 주는 등 잘해야 본전수주, 삐끗하면 적자수주라는 오명을 안고서도... 원전 수주와 설계, 시공, 운영 단계까지 무리없이 공기안에 해냄으로서 원자력시장에 좋은 기술력을 보인 사례로 포토폴리오를 남기게 됩니다. 이런 포토폴리오는 나중에 온 타임 온 버짓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게 되고, 체코원전 수주로 이어집니다. 이것이 기술기준 신뢰성을 담보해야 했기에 미국에 의존하게 된 측면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으로서는 찝찝했습니다. 분명 기술을 내재화하고 기술 독립의 길을 KEPIC코드를 만들며 시작한 것은 맞지만, 여전히 그 기술을 검증하기 위한 코드, 기술기준들은 ASME코드같은 미국 표준에 의존하는 면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한국은 세계 원자력산업이 쓰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 기간동안 꾸준히 뒤틀리는 와중에도 성실한 원자력과 중공업에 투자하며, 두산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을 필두로 원자력분야 중공업 생산능력에는 확실한 기술우위를 확보하게 됩니다. 비록 원자력분야의 코드같은 기술표준 면에서 미국으로부터의 독립은 여전히 어렵지만, 원자력발전소의 실물을 만드는 것에는 어느 나라보다도 우위에 서게 된 것입니다. 두산중공업, 옛날에는 한국중공업이라는 이름의 공기업이었던 회사는 수십년 전 부터 세계 최대의 단조 프레스를 보유하고 있었고, 이 기술력과 장비시설을 활용해서 창원에 있는 원자력공장에서 수많은 원자로용기, 증기발생기, 터빈 등 다양한 원자력 필수 부품을 생산해냈습니다. 그리고 수십년간의 원자력산업계의 혼란 속에서, 원전 실물을 만들 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웨스팅하우스는 한국의 두산중공업을 파트너로 삼게 됩니다.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와 증기발생기같은 핵심 부품들을 실제로 생산할 회사로서 두산중공업을 낙점, 그렇게 해서 AP1000이라고 하는 웨스팅하우스 고유의 원전이 중국 하이양 원전이라는 이름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신뢰를 쌓은 두산중공업은 원자력계의 TSMC 역할을, 웨스팅하우스같은 회사는 인텔이나 AMD나 엔디비아 같은 회사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한국이 원자력산업에서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강점이 바로 이 실물을 만드는 지점이고, 두산중공업은 지금 두산에너빌리티로 이름을 바꿨으면서도 세계 원전 시장에서 TSMC같은 입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서는 한국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조기술과 관련 설계 소프트웨어 등의 기술을 완전히 내재화하면 기술 독립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시작된 것이 Nu-Tech라고 하는 기술 독립 프로젝트였습니다. Nu-Tech 2012, 2015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설계 및 제조에 쓰이는 실물절인 기술의 확실한 내재화를 시도하는 방식으로, MMIS라고 하는 원전 계측 인터페이스, RCP라고 하는 원자로 냉각재펌프, 노심설계에 필요한 전산프로그램 등의 기술을 국산화하며 많은 성과를 얻어냅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APR+라는 신형 원전을 개발하여 설계하는 데 성공하고 표준설계인가라 해서 반복건설에 필요한 인허가 또한 획득합니다. 그러던 와중에 2010년대 원전 짝퉁부품 파동, 2013년 원전 케이블 비리사건이 발생합니다.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규제기관의 안전요건이 점차 강화되고, 원전 수출도 해야 하고, 한편으로는 원자력의 기술기준을 국산화한다는 각종 혼란 속에서... 규제기관에서는 기존 국내에서 받은 인증이 아니라 국제공인검증서를 받도록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부품업체들은 수천만원을 들여야 하는 해외 인증보다 국내에서 받은 인증만을 가지고 있었고, 때문에 이미 납품된 원전 부품들은 졸지에 "짝퉁 부품"이라는 낙인이 찍혀, 공급사들이 크게 흔들립니다. 그리고 2013년에 원전 케이블을 생산하는 국내 업체가 해외 인증을 받는 데 있어, 시험 결과를 조작하는 사건이 있었고, 이 사건은 대통령 특별 지시로 수사되며 원전 비리 관련 법안과 시스템이 강화되는 역할을 합니다. 이때의 케이블은 미국에서 긴급발주하여 새 제품으로 교체가 되었습니다. 저의 견해로는 이 때 즈음부터 국내에는 일반 시민들을 중심으로 탈원전 기류가, 원자력산업 종사자들 중에서는 국내 원전부품 제조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기술독립에 관한 회의적 기류가 조금씩 퍼졌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어쨌든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결국 개발된 APR+ 원전은 2015년 표준설계인가를 받고, 산업부에서 2년마다 작성하는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7차 전기본) 2028년 경북 영덕에 건설 확정됩니다. 확실한 국산 제조기술로 만들어진 원전이 어떤 성능을 발휘할지, 그리고 KEPIC같은 기술기준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독립을 완료했을지가 관건이었기에 원자력 종사자들은 건설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였으면 좋겠지만, 경주 지진이 2016년 9월에 발생하고, 그 뒤에 영화 "판도라"가 개봉하고, 박근혜 탄핵으로 인한 민주당 집권 상황에서 탈원전에 관심이 많던 문재인 후보가 당선됩니다.https://m.dcinside.com/board/newconservativeparty/4582590 민주당 탈원전의 역사.txt - 새로운보수당 마이너 갤러리 민주당은 김대중의 새천년민주당, 노무현의 열린민주당 등이 있던 시절에는 탈원전 논의로 발전할 수 있는 당 공식 게재물이 딱히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계열 정당 모두 지역구 따라, 원전 관련 이슈 다m.dcinside.com * 민주당 탈원전의 역사에 관해서는 위 글을 참고 문재인 정부는 지지율이 대단히 높았기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탈원전 여론 또한 호의적. 그리고 APR+의 경우 다른 원전들과 함께 건설이 백지화되어 이제는 설계도상으로만 존재하는 물건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원자력산업계의 암흑기인 2017~2022년, 잃어버린 5년이 시작됩니다. 시간은 흘러흘러, 윤석열 정부로 정권이 교체되고 다시 원전에 대한 호의적인 여론이 자리잡게 되었고, 정부는 원자력산업 전반에 대한 지원을 실시합니다. 또한 한국은 2024년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사실상 체코 원전을 수주하게 됩니다. 왜 체코인가, 두산은 십수년 전에 체코의 스코다파워라고 하는 기업을 인수했고 체코의 협력업체들과도 지속적인 관계를 유시하며 체코와 관련된 신뢰기반이 충분히 구축되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래서인지 체코원전 계약에서 요구된 60%현지화비율 구성은 대다수가, 현지 건설노동자 근로임금과 두산ㅡ스코다파워 및 그 협력업체의 계약으로 들어가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기술 독립 측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는 여전히 KEPIC코드같은 원전 설계 기술기준에 대해 미국에 의존하는 면이 남아 있었고, CE에서 웨스팅하우스로 넘어갔던 기술협약 또한 여전히 시퍼렇게 살아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에너지부의 수출통제에 얽매이는 부분이 있었고, 웨스팅하우스와의 협조가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웨스팅하우스는 지속적인 분쟁 유도를 통해 기술협약을 본인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겠다고 판단했으리라 봅니다. 한편으로는 국내 원자력기술자들 사이에서 초기 기술 국산화를 이끈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이들 뿐 아니라, 원자력산업 전체를 위해 체코 원전 수주에서 여론에 불리한 점을 말하기 무척 어려운 이들도 많았으리라 짐작합니다. 아무래도 원자력분야가 많이 정치 이슈화되어버렸으니 더욱 자유로운 발언을 하고서 무사안일하기엔 어려워졌던 면도 있고요. 그렇게 해서 체코 원전 수주를 위해서 이런 웨스팅하우스와의 50년짜리 합의가 만들어졌습니다. 물론 뉴스에 보도된 내용이 온전한 사실이 아닐 수도 있고, 기자분이 입수한 합의문 내용이 개정되기 이전 내용일 수도 있으니 당사자만 알겠지요. 저 또한 한명의 원자력기술자이기에 여러 얘기가 들려올 수 밖에 없고 제가 들은 바로는 웨스팅하우스와 국내 업체들이 협력하여, 트럼프 정권 이후 대규모 건설을 실시할 미국시장에 공동 진출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더라, 웨스팅하우스가 사업을 하면 국내 업체를 반드시 참여시킨다더라 등... 그런 얘기는 들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얘기는 불확실하고 개정된 것들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적당히 걸러 들으시는 게 확실할겁니다. 그와 별개로 한 가지 제가 들었던 얘기중에 씁쓸한 것이 있습니다. 웨스팅하우스가 협의를 강요하는 중에, 한국의 KEPIC코드와 ASME코드의 오탈자까지 똑같은 페이지를 하나 찾아서 들이밀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 저건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코드같은 기술기준 면에서 완전히 미국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ASME의 그늘에 있습니다. 프랑스가 웨스팅하우스와의 계약을 종료하여 지재권 문제로부터 완전 독립한 1980년대. 비록 엉망진창이고 안전성 문제도 있는 RCC-M코드지만 미국 ASME 코드로부터 어느 정도는 독립시켜 EPR원전을 만든 2001년. 20여년의 간극이 있는만큼 우리나라도 그리 되려면 20여년을 더 봐야 할까요. 우리는 프랑스에 비해 원자력기술이 엉망진창으로 망신당하지도 않았고, 편리하고 검증된 미국의 기술기준을 바탕으로 원자력 제조분야에서 서방세계 일류의 기술과 입지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완전한 기술독립은 다음 세대의 과제로 넘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 같은 원자력 기술자들은 회사에서 이 과제를 몇십년간 고민하며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이 어떠해야 할지 이 씁쓸함을 고민하지 싶습니다. 새벽에 차 마시면서 씁쓸한 글을 쓰니, 차가 더 쓰게 느껴집니다.
작성자 : 임계원자로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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