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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화와 틸팅의 상관관계

만철조사부장 2006.02.07 21:12:52
조회 2028 추천 0 댓글 42




짤방은 진자식 차량, 즉, 틸팅 열차의 동작 개념도이오. 철도랑 상관없다 아르방언냐께서 그러시면 낸 그저 질질 짤수밖에 없소.... TTX 시제차 외형을 올릴까 하다가 이건 아무래도 보안문제가 걸릴 것 같아서 생략하오. 틸팅이라는 것에 대해서 사실 요즘은 어째 KTX나 HSR350x 같은 것 보다 더 관심이 쏠리는 듯 하오. 역시 우리가 가지지 못한 아이템이다 보니 그런 것 같소. 누구든 남의 잔디가 푸르러 보이는 법이니 말이오. 틸팅이라는 것의 기초 개념에 대해서는 더 설명할 필요는 없을 듯 하지만, 좀 요약하자면, 선로공학에서 말하는 구심력 보상을 위한 기울임값(캔트)을 무한정 줄 수 없으니, 차체를 기울여서 해결해 보자... 라는게 핵심이라 할 수 있소. 이를 구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기울임의 방식으로는 에어스프링식, 링크식, 유도베어링식 등이, 기울임의 제어 방식으로 자연진자식, 프로그래밍제어식, 지상자신호식, 차체감지식 등이 존재하오. 개념은 50년대 프랑스에서 처음, 실용화는 60년대인가 스페인에서 탈고 객차로 이루어졌소. 일본에서는 오다큐가 최초 도입, 이후 60년대 말에 특급 시나노 용으로 JR에서 도입한 바 있소만, 유럽과는 좀 별개의 발전양상을 띄오. 유럽은 영국에서 APT라는 실험열차로 도입시도하다 실패하고, 이 기술이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지로 다시 팔려나가서 실용화 되오. 현재 스웨덴 같이 고속선 깔긴 2% 부족한데, 하여간 고속화 하고 싶은 나라들의 대안으로서 널리 이용되고 있소. 틸팅 자체는 사실 썩 좋은 기술인가에 대해서 많은 의구심이 존재하오. 사실 철도 고속화는 고속신선과 전용차량, 그리고 선로개량과 틸팅차량의 양대 축이 대립하는 구도가 이어져 온 거라 할 수 있소. 즉, 인프라를 다시 까느냐, 아니면 인프라를 최대한 우려빼느냐를 놓고 대립하는 구도고, 70년대 까지는 후자가, 80년대엔 다시 전자가, 90년대에는 후자와 전자의 절충이랄까... 이렇게 시계추처럼 추세가 움직이는 경향이 있소. 근래에는 그래도 사람 탈 만한 열차 대접을 받는데.... 과거에 승차감 나쁘고, 신뢰성이 개판이던 틸팅이 경쟁력을 가진건 역시 컴퓨터화 덕이 크다 할 수 있소. 기계식이나 아날로그전자식 틸팅제어를 하라고 하면 엔지니어 머리 깨나 아플게요. 그러다 보니, 정책결정자는 늘 골머리를 썩게 되오. 틸팅 기술 자체는 사실 차량의 최고속도 향상과는 아무런 직접적 관계가 없소. 차량의 최고속도는 오로지 좋은 모터와, 인버터 소자와, 대차만이 보장하오. 이게 받쳐준다면, 직선주로상에서 미친듯이 밟아 최고속도를 갱신하는 건 일도 아니라 할 수 있소. 틸팅은 이런 최고속도 경쟁에 있어 도움이 되기 보다는, 오히려 장애가 되오. 그 이유는 좀 나중에 말하도록 하고... 틸팅은 대신 평균 속도를 끌어올리게 되고, 이를 통해서 최고속도를 낼 수 있는 여지를 확대해 주는 기술이라 할 수 있소. F1 같은 걸 좋아하는 양반들이 있다면 Slow-in Fast-out이라는 용어를 알게요. 커브길의 원심력은 과속주행자의 적이라 할 수 있소. 관성은 빠른 녀석이 커브를 틀 때, 그를 가만 두지 못하는 버르장머리를 가졌소. 즉, 커브길에서 밖으로 쏠리거나 밀려나가는 힘이 생기고(이걸 원심력이라 하오), 이게 심하면 코스 아웃, 덜 심해도 주로를 유지하기가 힘들게 되오. 철도차량 역시 관성의 힘 앞에서는 한갖 하찮은 존재일 뿐이오. JR서일본의 아마가사키 사고도 관성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사고라 할 수 있소. 과속으로 커브 들어가면 얄짤없소. 최악은 탈선전복, 최소는 소음과 선로 갉아먹기 되겠소. 따라서, 이 커브를 좀 더 빠르게 돌 수 있다면 감속 폭도 줄일 수 있고, 재가속 시간 역시 벌 수 있소. 이는 또한 더 나아가서, 더 세게 밟으면서 다녀도 선로만 받쳐주면 문제없이 다닐 수 있다는 이야기이고. 그렇기 때문에 틸팅이 "고속화"를 달성하는 기술로 인지되고, 또 그렇게 활용되는 것이오. 실제 국내에서 TTX개발할 때 타당성 검토를 위해 모 선로의 곡선조건등을 바탕으로 주행 시뮬레이션을 해 봤는데, PP새마을 보다 30% 이상 빨라졌다는 평가를 얻을 수 있었소. 이는 100분 정도 소요되는 구간을 70분에 뺄 수 있다는 이야기고, 이정도면 경부선이나 호남선에는 좀 빡세지만, 장항선이나 태백선, 중앙선 정도에는 넣어볼 만 하지 않겠소?개량 경전선에는 더 할말이 없고 말이오. 하지만, 틸팅이 만능은 아니오. 우선, 틸팅이 아무리 용을 빼는 재주가 있어도, 노반 자체가 개판인 선로에서는 고속을 낼 수가 없소. 대표적으로 현행 장항선이나 경춘선, 태백선 등을 들 수 있소. 이런데서는 틸팅이 아니라 그 할애비가 와도 존내 달리는게 안되오. 이를 해결하려면 천상 노반 개량, 레일 중량화가 따라야 하오. 또한, 신호체계 역시 개량하지 않으면 틸팅은 의미가 없소. 둘째로, 틸팅이 아무리 용을 빼봤자 기존선을 달리는 차량이오. KTX도 서울-시흥간에 지연 터지기 시작하면 별 수 없듯, 틸팅이라고 해서 은하철도 처럼 날아올라 선행차량을 뛰어넘어 갈 수는 없는 법이오. 현실적인 다이어, 선후행 열차 조건, 대피선 등의 조건이 제대로 안갖춰지면 지까짓게 내빼야 벼룩이오. 경부선 같이 과밀인 곳에서는 내빼봤자 되겠소. 이런 고민 없이 그냥 대충 틸팅 박는다고 빨라지는게 아니오. 셋째, 틸팅이 고속철도와 결합할 수 없지는 않지만, 매우 어렵소. 신칸센 N700이 1도인가 간이 틸팅 되는 걸 보고 허접하다 말하기 쉬운데(사실 별 거 아닌 면이 없잖아 있기도 하고-_-), 시속 270km/h로 내빼는 차량이 가지는 에너지량을 생각하면, 수십톤 짜리 차량을 기울이고 어쩌고 한다는게 얼마나 위험하고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을 것이오. 즉, 존내 달리는 수백톤짜리 철도차량이 코너에 들어오는데 좀 과속이라 선로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 보시오. 얼마만큼의 힘이 들어야 할 거 같소? 그걸 유압잭 같은걸로 올렸다 치더라도, 유압잭에 걸리는 하중이 얼마쯤 될 거 같소? 고속화 되면 될수록 더 강인하고 신뢰성 있는 장치가 되어야 하는데, 그게 얼마나 어려운지 생각해 보시기 바라오.... 넷째, 틸팅은 승차감이 더럽소. 원심력을 옆으로 받지는 않으니, 몸이 이리저리 쏠리고 하는 건 적다고 하지만, 커브 마다 이리 저리 기울어진다는 건 그리 좋은 느낌이라 할 수 없소. 대략 경부선 구간 중 커브 빡센 통과구간을 생각하면 되고, 이게 크고 작게 반복된다는 건 대략 좋다가도 조치 않다 할 수 있소. 민감한 사람은 심하게 멀미를 하게 되오. 실제 자연진자식 틸팅이 없어진 데에는 이 이유가 컸소(차장이 멀미를 해서 뻗을 지경이니). 제어식 틸팅이 늘다 보니 이건 좀 완화가 되었지만, 고속신선의 KTX처럼 평탄한(좀 시끄럽긴 하지만) 느낌을 얻기는 매우 힘들 것이오. 마지막으로, 기계적 안정성의 문제가 남소. 영국의 APT가 완전히 실패한 이유중 하나가 바로 기계적 안정성이 매우 열악했기 때문이오. 총 8량편성인가 되던 녀석이 시범주행 중 2량의 틸팅기능이 퍼져버릴 지경이면 말 다했지 싶소. 실제로 이 문제는 매우 심각한게, 고장시 승차감이 나빠지는 건 물론이고, 자칫하면 탈선사고가 날 수 있는 위험 요소라 할 수 있소. 근래의 틸팅 열차는 이 부분까지 염두에 두고 있지만, 역시 무언가 복잡하게 구현하면 할수록 위험은 커지게 마련이라는 공학원칙을 생각한다면 이 부분은 두고두고 과제로 남을 것이오. 경부고속철의 경우 70년대 IBRD까지 올라가는 꽤 오래된 프로젝트 중 하나라오. 사실 경부고속철 자체의 추진 배경은 경부선의 과밀에서 출발하였소. 고속선을 뺄 경우 기존선의 여객 수요를 줄일 수 있고, 그만큼 여유있는 운영이 될 수 있소. 복복선 보다 고속선으로 간 이유는, 고속선이 여객처리량이 더 크고, 또 고급 수요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고 말이오. 다만, 추진과정에서 삽질이 많기도 했고, 우여곡절도 많다 보니(IMF가 가장 치명타였소) 비용 타당성에 큰 손상을 입었던 거고. 물론, 처음 하던 짓이다 보니 삽질이 적을 수 없기는 하지만... 아쉬운 건 아쉬운 거라 할 수 있소. 어찌 되었건 간에, 기존선 우려먹기나 복복선화로는 경부축선 수요를 감내하는데 어려움이 많고, 지금 봤을 때 정말 개겼으면 아찔할 뻔 본것도 있소. 즉, 틸팅으로 가닥을 잡았을 경우 정말 영국처럼 고속화는 고속화대로 실패하고, 여객철도는 여객철도 대로 개판나는 그런 상황이 될 수 있었소. 물론 영국은 최악 중 최악이지만, 우리나라라고 그렇게 안되라는 법은 없으니 말이오. 비용타당성 문제만 아니라면, 근래의 모 역 증설이니 하는 삽질을 빼고 본다면, 경부고속철도 자체는 올바른 결정이었다 할 수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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