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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황철민이 마지막에 화냈던 이유(스포)모바일에서 작성

ㅇㅇ(39.7) 2022.02.27 18:13:24
조회 1465 추천 29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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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동주 때문이었던 거 같아.
인태준과 사곡으로 가기 전 마지막 대화에서,
너만은 용서 안된다고 한 거...동주 때문.

단순히 가족을 인질로 협박해서라기보단,
그 이유도 없잖지만..그 시점 리와인드 해보면
그 전에 동주 보고 왔었다구.
동주에게 자기의 가장 치부를 건네고 왔었다고.

난 막판에 또 막판에 동주가 아버지의 메시지를 알아챌때
좀 먹먹하면서도 딱했던게,
저 아저씨가 어떤 마음으로 저걸 준비했고
그걸 들고 아들을 기다렸고 아들에게 건넸을까 였거든.

그 메세지를 본다는건 아들이 자기 정체를 알았단 거고
그 메세지를 볼 수밖에 없단 건 아들 옆에 자긴 없단 거야.
어쩜 아들은 자기를 더 원망할지 몰라.
혹은 아이는 원체 여린 성정이라 스스로를 마구 할퀼지 몰라.
근데 자신은 변명도 용서도 위로도 구하지 못할 상황이기에
그 키가 열려 버렸겠지. 그럴거야.
그런 미래를 준비하고 기다리며,
마치 사형의 순간을 가만가만 기다리듯,
하늘에서 떨어지던 눈만 하염없이 보던 사람.

끝까지 마냥 좋은 사람은 아녔어.
적어도 태준에게
아내 일에 대해선 용서를 구했다면 어땠을까 싶어.
태준이 원래 그럴 인간이건 아니건,
그건 태준의 소관이지만 어쨌거나 한 가족의 비극에 개입했고
그게 도훈이가 엄마를 잃고 외롭게 자라는데 일조했단
죄과까지 다 씻진 못할거 같거든.
참회하는 삶을 살아가려 했으나 혜영이네를 포함해
가장 직접적 피해자들에겐 제대로 말 한번 못 꺼냈어.
내가 죽일 놈이었오..미안하오..하기엔 지킬게 있어서.
너무 죄송하나 그래도 그에게 가장 아픈 손가락은 동주여서.
자기 맨얼굴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순간 아이가 감당할 미래가
아이 아버지로선 무엇보다 무서워서..

비겁했지. 그런데 또 가족이나 소중한 존재들과 끈엔 쉽게들
무너지곤 하니까. 비겁했으나 그 개심의 계기 또한 동주였고.
그만큼 양가적 감정을 부르는 인물같아.
이 아저씨를 대체 어째야 하나.
그래서 남은 4회에서 미친듯이 내달리는 모든 군상들을 보며
동공지진이 마를 순간도 없었고.
이 싸움에 정당성은 누구에게 있을까. 어디서 구해야 하나.

물론 태준이 이미 너무 많은 길을 와버려서,
대선이란 말에 황홀해 취한 표정을 짓고
길들여지지 않음을 돋보이려 밑에 기업들이
쑥대밭이 되든말든 하는 면면들이 잔혹하게 드러나
다시 판은 기울었으나.
한편으로 작감의 균형잡힌 연민의 시선을 느껴 좋고 슬펐어.

노선주를 버리고 조진기를 잡은건 인태준의 선택이었으나
차츰차츰 그렇게 스스로를 헐어가도록 방조했던 시선들,
또 부추겼던 재송들(...딸에 이어 아들 잘못된것도
사위 탓이라던 영감님. 끝까지 그리 외롭고 불신속에 사시길)

단 하나의 충성도 끝내 배신도
참회도 구할수 없을 자괴감도 그 마음까지 모두 삼키고
수면아래로 가라앉아 버린 자책도 모조리 이유는.
내 아이. 자신보다 더 소중한 존재였을, 황철민도.

연민했으나 용서하진 않고
그렇다고 차갑게 비난하기보단 이해를 구하나,
그 이해가 과오를 덮을 수는 없는.
누구나 다 그렇지 않냐는
우리는 그냥 나사였을 뿐이란 말 뒤로 숨으려 말라는.
그건 너무 쉽지 않냐는.
왜냐면 그 쉬운 선택의 결과가 또 비극을 만들었으니.
그래도 마지막엔 좋은 아버지는 못됐어도
따뜻한 할아버지로는 기억 남을 수만 있었어도 얼마나 좋아.

어떻게 보면 기존의 타성에 대한 성찰과 함께,
한 울타리 안에 있기에 함께 극복해가야 하는 과제에 대한
고민도 녹인것 같아.
부모세대에 대한 연민과 자식세대에 대한 격려.
그렇다고 이걸 마냥 세대로 나눈다기보단..
우린 지금도 코로나든 무역이든 경제 패러다임이
가속화돼 뒤집어지는 시대의 한가운데 살고 있기에,
그 속에서 어떻게든 버텨내려는 몸부림에 대한 안쓰러움
그 몸부림이 남길 유산들을 소화해내야 하는데 염려.

다만 드라마는 그러면서도,
에이 사람이 좀 잘못하면서도 살지.
그래도 그거 안 잊고 달라지려고 애쓰잖아요
반복하다가도 또 바꿔보려 하잖아요?
그게 보통사람들 아녜요? 하며
진솔하게 위로를 던져줘 좋은거 같아.

그래서 난 동주가 좋고
오영 혜영에게도 또 고맙고.
바닷가의 동주는 어떤 밤엔 새벽에 일어나
화창하던 오후의 비극과 그 후유증을 지금도 짊어질 누군가에
잠을 설칠 지도 몰라.
그럼에도 외롭게 죽은 아버지가 더 사무치고
그런 스스로가 또 미워서 슬플지 몰라.
마지막 순간 아버지를 붙잡지 못했던 자책까지 더해져.
하지만, 그때마다 잘했다던 국장님
용서해준단 말보다 더 센, 끝까지 다 버텨내란 혜영이
그 말이 다시 가라앉을 뻔한 동주를 잡아주겠지.
지켜야 될 가족이 있기에
울면서도 기어코 나아가고 있을 서울 동갑내기 친구처럼.

그러니까 우리는 다들 지금도 잘 살고 있다는 거지.
진짜 우리들 잘한다! 잘하고들 있다!
정교한 스토리텔링과 세련된 화법과는 별개의 진솔한 위로.
마지막까지 더할 나위 없이 먹먹하면서도
좋았던 이유는 이거 같아.
그니까 우리드 상 좀 받았으면...ㅠㅠ
갑툭상이라 노맥락이라 미안치만,
아 그만큼 작품이 넘 맘에 쏙 든걸 어떡하냐고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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