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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인태준은 안되고 황동주는 되는 이유..악역과 주연 차이가 아니라

ㅇㅇ(61.73) 2022.02.21 03:50:06
조회 1611 추천 41 댓글 5

와, 오랜만에 빌드업 제대로 된 드라마 만났다.

뭐 이런 드라마가 다 있나 싶네.

시즌1, 2를 끊은 것도,

시즌1에서 쌓아올린 젠가를 시즌2에서 차례차례 엎어버림.

아니, 시즌2 중반쯤 포커 테이블을 뒤집어

전 시즌을 꿰뚫는 게임의 진의를 그제야 드러냄.

종막까지 4회 남기고서야 본 게임 시작을 알린다고?

어떻게 이토록 간없는 설계를..

근데 또 엔딩까지 갓벽하네?

어떻게 이런 미친 드라마를 만들어낸 거야, 대체..;;;



한편으로 끝나고도 서러움 반 먹먹함 반이던 건,

이런 구조가 남긴

복잡다단한 감상 때문이 아닐까도 싶다.

사실 난 이 게임의 진의가 드러난 순간부터,

꽤 당혹했기에.

진심 날 납득시켜 주길 바라며 달렸거든.

헌데, 또 배우님들은 왜 그렇게 열연을 펼치셔서

그 딜레마의 골을 더 깊게 만드셨나고요..ㅜㅜ



각설하고,

결국 모두 돌려받을 건 다 돌려받았다는데 의의.

자기 선택에 대한 책임과 대가를

치렀고 치러 가게 되고.

주인공이라고 버프받아 예외 카테고리에 들어가지도 않았고.


아, 한 명.ㅠㅠ

그래도 그 친구에겐 가족이 있으니까.

나 역시 계속 기원할 수밖에.

앞으로 좋은 아빠가 되어주길.

'그 친구'는 '좋은 아빠'로 남아주길.

해줄 수 있는 게

그런 기원밖에 없네.

그게 또 5국 사람들이

동주에게 품었던 마음이지 않을까도 싶고.

마지막까지, 동주에게.



보면서 태준은

왜 동주에게 저렇게까지 할까

궁금했었어.

그래, 애가 복수심을 품고 접근했으니.

그런데 또 보통 놈이 아니라

자기 앞길에 큰 해가 될 것 같으니,

그럴 수 있지. 있는데..


“여러분은

추악한 진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습니까”부터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던게

한 둘이 아니더라고.

굉장하게 이용하고는 여지없이 박살내려 했잖아.


물론,

저 판을 밀어붙인게 동주였지만.

그 쉼표를 내줬던 건

다름아닌 태준이었고.

그렇다고 황철민 죽음에 연관됐단

죄책감을 다 지워버릴 만큼

악하지도 못할 사람이.

한참 어린아이가 비통함에 날뛰는 심정을.

알면서

자극하고.

심하게 롤코 태우고.

진짜 못되게 굴었더랬지.

복수심? 그러기엔,

그간 감정의 편린이 또 너무 다채로웠고.


어째서

저렇게 몰아가고.

왜 저렇게까지 다치게 만들어

끝내 벼랑에서 밀어버리려던 걸까.

대체 왜?!?


근데 결국.

확인받고 싶었던게 아닌가 싶더라.

인태준 이 사람,

내가 틀리지 않았고,

나를 틀리다고 하던 너희들이야말로 잘못됐다고.

동주를 돌이킬수 없게 만들어

세상으로부터 확인받고 싶었던게 아닐까.

아님 적어도,

아들인 도훈에게는 망가지는 동주에게서는

너희는 나를 이해하지? 하는 공감이라도

얻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래서 더욱

여기서부터

작감배의 설계가

은혜로웠어.


그럴만 하다 싶던, 두 사람을.

도무지 살아지지 않으니까

벗어나고자 죽어라 달리던,

인태준과

황동주를

다르게 귀결시켰던 그 동력은.

다름아닌 시즌1 내내

(내게는)답답하기 그지없던

(벽창호다 못해 때론 아바타스럽던)오영과

(고지식한)혜영과 (순박한)5팀 팀원들이었으니까.


함정인줄 짐작하면서도 뛰어들던.

조진기도 인태준도 진저리를 치던

그 입만 산 무능한 정의.

잃어봤기에 더 용서가 안 되던,

반드시 이기는 편에 서고야 말겠단

독기를 자아냈던

무력한 평범함.


참말로 전형적인데,

그럼에도 그 하잘것 없던 폰이

기어코 체스판 반대편 끝에 다다라

퀸을 잡던 게

진부하다 할 순 없더랬지.

시즌1에서 동주가 제 몸 내어

지켜준지 알았던 테두리가,

실은 동주를 꽉 잡고 안 놓아주고 있었으니까.

되갚겠다는 일념 끝에

돌아갈 길을 놓친 사람들은 잊은

'보통'의 가치.

공감능력과 상상력으로

우는 동주를

달래고 또 달래어

일으켜 세웠으니까.



예컨대,

염원이든 응보든.

그건 좋다 치더라도.

그대로 밀어붙였을 때,

얼마나 많은 명주전자들이 또 생길지를.

"길 가다 두들겨 맞았는데 경찰을 불러도 오지 않는.

그럴 때 사람은 죽을 수밖에 없어요.

그 모욕감을 참아낼 수가 없어요." 그 처참함을.

안중밖에 놓던 무리들과 달리.

나의 상처가

다른 누군가들을 짓이길 이유로는

절대 충분치 않다는 걸

모른척 하게 내버려 두진 않았으니 말야.



그래서였나 보더라고.

이기는 것만 남은 인생에서,

빠져 나올 용기를 못 내겠어.

차마

우리 아빠를 용서해달란 말은 못 꺼내겠는데도,

매달리고 싶던.

그래서 더 미안했을 그 마음 또한 상상치는 못했던 게.


용서해줄 기회를 달라면서도,

그러고 싶지 않던

그 원망까진 읽었을 지라도,

그만큼.


자신을 받아줬던 이들처럼.

누군가의 악몽 안이 아니라 그 밖으로 나올.

그렇게 하고픈 마음 또한 진심이었단 걸.

그래서 "잘했다"는 말을 등뒤로

섧게 울던 마음을

감당해낼수 없었구나 싶더라고.


황동주가 끝까지 황동주였던 것처럼,

인태준은 끝까지 인태준다웠던 거지.

거기에 선악을 붙이기보단,

그냥 다들 열심히 살았구나.

열심히 살고 있구나, 하는게 더 쉬운 것도 같고.



그래서 나름 동주의 결말에 납득했더랬어.

속죄 한 스푼이 더해진

평범한, 행복을 위한,

내가 중심인, 미래를, 향해서.

그런 동주를

혜영이 은은하게 잊어주지 않았고 말야.



멜로가 아니라...

그 혜영-오영 파이프라인의 본질이,

그 목적이,

12회의 그거더군요.

이 무서운 분들.

작감님의 안배에

뒤늦게 실성한 웃음을 던졌던 1인으로서 진짜;;;

그냥, 뭐 하나 허투루 짠 게 없어요ㅠㅠ;;;;;;



그래서, 당최 어떻게 드라마 영업을 해야 하겠는지 모를,

더 애정 부심 넘치게 만드는 이 작품에 대해

"허투루 짠 게 진~짜 없다. 놀랄 거다"

이 멘트를 날릴 수 있게 해준 것만으로도 감사를.

정말 감사를 표합니다.

....다 잡으셨더군요. ...놀랐습니다.

....그래서 또, 계속 보고 싶네요.


이 사람들이 어딘가에서

열심히 잘 살아가고 있길

빌어보게 됩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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