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2006-08-05 11:43]     커피이야기(21) - 커피의 변질 ‘커피 맛이 왜 이럴까?’‘얼마 전 커피 전문점에서 구입한 커피 콩인데…’‘커피집 주인이 좋지 않은 것을 나에게 팔았나?’ 가정에서 커피를 추출해 마실 경우 커피전문점에서 마셨던 커피와 손수 만든 커피와 맛과 향에서 많은 차이를 느낀다. 커피 전문점에서 사용하는 원두커피와 추출 기구를 모두 가져왔다고 해도 커피 추출의 숙련도와 커피원두 보관 상태에 따라 맛과 향에서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커피의 맛과 향을 가정에서 즐기려면 제일 중요한 것은 변질되지 않은 커피를 사용해야 한다. 커피 추출의 기술이 좋아도 산화되고 변질된 원두커피를 가지고 맛과 향이 살아 있는 커피를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가정에서 일상으로 행하는 원두커피의 보관방법이 상식적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사실은 매우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다. 커피를 변질시키는 주원인으로는 산소, 수분, 온도를 대표적으로 말할 수 있다. 그 외에 볶음의 정도, 분쇄 입도, 저장하는 용기 등의 영향을 받는다. 산소는 커피를 보관하는 공간에 아주 조금만 들어 있어도 커피를 모두 산화시켜 버리기 때문에 커피와는 절대 공존할 수 없는 물질이다. 가정에서 밀폐용기에 보관할 경우 원두커피와 공기를 완전차단 시키고 커피 이외의 공간이 최소화되어 산소가 커피 속에 존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 밀폐용기에 넣어두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커피구입 시 아로마 밸브로 포장된 전용봉투를 이용하여 빈 공간이 없도록 보관하는 것이 좋다. 수분은 습도의 형태로 커피의 산화를 촉진하는데, 커피를 볶으면 다공성 조직으로 변하기 때문에 습기를 잘 흡수하고 커피 조직 속에 남아 있던 탄산가스를 방출시켜 향기 성분을 산화시킨다. 또한, 습기의 수분 분자들이 수화 작용을 함으로서 향기의 성분이 변한다. 습기는 산소의 산화작용을 돕기 때문에 동일한 조건일 경우 습기가 많이 있는 상태에서 보관된 커피의 산화가 더욱 빠르게 된다. 온도 역시 커피 신선도 많은 영향을 준다. 볶은 커피 보관 시 동일한 조건의 밀폐포장의 경우 상온에 놓아둔 경우가 냉장고 보관의 경우보다 약 10배정도 빠르게 변한다. 보관온도가 높을수록 향기의 성분도 빨리 변한다. 커피 원두를 신선하게 보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향기롭고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약간의 수고는 해야하지 않을까? 어, 어, 이 글을 읽으시는 애독자님….먹던 커피, 봉투 채 냉장고에 넣어 두신 거 아니에요? 빨리 꺼내셔요. 김치커피 되거든요. 커피는 흡수성이 워낙 좋아서요. 커피봉투를 유리밀폐용기 속에 넣어서 냉장고에 보관하세요. 글 : 이병규 /건축사 · 커피아뜨리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