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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에필로그. 올리지 않은 이야기

dd(121.150) 2022.06.28 22: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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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올리지 않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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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 뭐 쏠 건데요?

단단 : 가 보시면 압니다!



1. 기억상실로 극이 진행됐을 때, 기억 회복 시기를 세 가지로 그려보았습니다. <27화. 그들은 어떻게 만나나?>가 그 첫 번째 시기였고, <32화. 영국의 최선. 선을 넘고 싶어서>가 그 두 번째 시기(극중에서는 부분 기억 회복으로 전개)였습니다. 세 번째 시기는 영국이 극의 결말부에 기억을 찾아 모든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었습니다.

리뷰 쓰기 시작하고, 각각의 글은 이야기의 흐름에 맞춰 작성하여 올렸습니다. 이번 글 역시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살을 더하고, 디테일을 수정했습니다. 디테일은 이야기의 진행 상황에 맞춰 특정한 것입니다.


2. 드라마 이야기 진행과는 다르니 흥미 위주로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44-1화. 당신이 손수건이라면]


#0.

대범과 세련의 결혼식장에서 만난 영국과 단단. 여전히 서로를 마음 깊이 생각하지만 사라의 임신이 그들을 가로막는다. 아이들은 계속 단단을 찾고, 영국은 아이들 옆에서 잊지 못한 단단을 본다. 밀어내는 영국을 어떻게든 잡으려는 단단. 속도 없이 찾아와 상처만 받는 단단이 안쓰러운 영국. 영국은 어찌할 수 없는 마음의 온도에 서서히 무너지려 한다.


단단을 향한 마음이 점점 확고해질 때마다 영국은 사라를 의심한다. 조금씩 사라의 거짓말이 드러나고, 사라의 정체에 가까이 가는 순간에 드러나는 세종의 비밀. 상구의 등장. 영국은 모든 걸 덮으려 한다.


힘든 단단 앞에 다시 나타난 애나는 간절히 용서를 빌고, 사고로 쓰러진 단단을 구한다. 단단은 조금씩 그녀를 받아들인다. 단단은 자신이 처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영국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더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생겨버렸으므로. 힘겹게 부딪혀도 영국의 옆자리는 사라의 자리는 예정되어 있으므로. 둘은 그렇게 마지막의 마지막, 이별의 끝에 당도한다. 단단은 미국행을 결심한다.




#1. 영국의 집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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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 회장님, 우리 내일 웨딩 사진 찍는 거 알고 계시죠?

영국 : 알고 있어요.


아침, 영국은 사라의 말을 넘기며 가방을 집어 든다. 면면이 화려한 웨딩드레스 카탈로그를 살펴보던 사라는 그제야 영국의 옷차림을 알아차린다.


사라 : 그런데 회장님. 어디 가시나 봐요?

영국 : 잠깐 나갔다 올게요.


나가는 영국을 여주댁이 발견한다.


여주댁 : 회장님, 산에 가시나 봐요?

영국 : 여주댁 아주머니, 우리 애들 좀 부탁드립니다.

여주댁 : 걱정 말고 다녀오세요. 아! 회장님 이거. 저번에 사고 나셨을 때 옷이요. 그거 세탁 맡겼다가 찾아왔는데, 이게 안에 같이 있지 뭐에요. 이거 들고 가세요.

영국 : 이게 어떻게….


여주댁이 전해준 손수건을 가만히 내려다보던 영국은 그대로 집을 나선다. 나가는 영국을 보던 여주댁은 의아하다.


여주댁 : 회장님, 박 선생 만난 뒤로는 산에 안 가시는 줄 알았는데. 이상하네… 아, 참!


황급히 입을 막고 사라지는 여주댁과 그런 여주댁을 훔쳐보는 사라. 방에 들어온 사라는 왠지 불길하다.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진 채로 겨우 영국을 붙잡았다. 아이들과의 관계는 최악이다. 사라에게 남은 돌파구는 단 하나, 한시 바삐 영국과 결혼하는 것이었다.


안절부절 못하는 사라. 어느덧 정오가 지나고. 사라는 주저하다 폰을 든다.



#2.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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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의 해가 겨울 산의 추위를 녹인다. 산을 오르던 영국은 생각한다. ‘이곳이었지. 박 선생을 처음으로 만난 곳이.’ 보온병으로 자신의 머리를 사정없이 내리치던 단단의 모습에 영국은 알 듯 말 듯 슬픈 표정을 짓는다. 자신을 치한으로 오해하여 생긴 일이다. 영국은 습관처럼 단단을 떠올린다. 다시 걸음을 떼려던 영국이 기척을 느낀다. 돌아보면, 단단과 눈이 마주친다.


영국 : 박 선생….

단단 : 회장님….


보온병 사고가 일어난 곳에 앉은 영국과 단단. 나란히 앉은 둘 사이의 거리. 멀어진 처지만큼의 어색함이 둘 사이를 채운다. 눈치 보던 영국이 먼저 말을 꺼낸다.


영국 : 여기 오니까, 박 선생이 보온병으로 내 머리 내리치던 때가 생각이 나네요.


잠깐 멈칫하던 단단은 영국의 의도를 깨닫는다. 너스레를 떠는 영국을 보면서 단단이 장단을 맞춘다.


단단 : 그때 제가, 회장님 변태로 생각해서 다짜고짜 머리 내려쳤잖아요.

영국 : 그랬죠. 내가 설명하려고 했는데도, 박 선생이 내 말 듣지도 않고 막 보온병으로 내려쳤잖아요? 얼마나 아팠다고요.


관자놀이 부근을 매만지며 과장되게 말하는 영국.


단단 : 죄송해요. 많이 아프셨죠? 제가 회장님 오해하는 바람에….


단단은 안다. 말이 늘어지면, 말이 비면, 감정이 드러난다.


단단 : 아니, 그러게. 누가 그렇게 보이래요? 회장님이 계속, 막 제 뒤를 졸졸 따라오셨잖아요. 회장님이 수상하게 행동하니까 제가, 어? 보온병으로 확 칠 수 밖에 없었잖아요.

영국 : 박 선생. 방귀 낀 사람이 성낸다더니. 억울하게 맞은 사람이 누군데요?

단단 : 그래서 제가 사과도 드리고 했잖아요, 자꾸 이러시기예요?

영국 : 한 번씩 머리가 쑤시는 게, 내가 아직도 그때를 잊을 수가 없어요. 그….


피가 넘쳤던 그날은 어느덧 둘 사이의 추억으로 자리 잡았고, 그때를 얘기하던 영국은 돌연 멈칫한다. 이대로 추억의 감상에 빠질 것만 같아서.


단단 : 회장님. 미안해요.

영국 : ….


단단은 어색하게 웃으며 사과한다. 그런 단단을 본 영국은 대꾸할 말이 없다. 아니, 할 수 없었다. 너스레를 떨면서 분위기를 풀어보려 해도 떼인 돈 찾으러 오는 빚쟁이 마냥 어색함은 꼬박꼬박 찾아온다. 잠깐의 연극이 끝나고 다시 들이닥치는 어색함을, 영국은 깨고 싶다.


영국 : 얘기, 들었어요. 애나, 아니 지영이 누나랑 화해했다고.

단단 : 네, 그렇게 됐어요. 아직 용서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씩 노력해 보려고 해요.


말하는 단단의 표정이 깊어진다. 자신을 버린 친엄마를 받아들이는 마음은 어떤 것인지를 가늠할 수 없는 영국은 서둘러 다음 말을 꺼낸다.


영국 : 이번에 애나 대표와 미국 들어간다고요?


단단 : 아…. 맞아요. 그런데 같이 가기만 하지 함께 사는 건 아니에요. 애나, 대표님이 이렇게라도 하게 해달라고 해서…. 저, 기회 한 번 잡아 보려구요.


영국 : 박 선생. 잘 했어요. 애나 누나 능력도 있고 또, 박 선생…


이야기를 이어가던 영국이 다시 단단의 표정을 살핀다. 거짓말이다. 영국도 단단도 하고 싶지 않은 얘기를 조금 전부터 계속 해오고 있었다.


단단 : ….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꺼내고 말았나. 영국은 말을 씹어 넘긴다.


영국 : 아무튼, 정말 다행이에요.

단단 : 감사합니다. 회장님.


다시 어색한 침묵. 영국은 물어볼 말이 너무 많았다. 그동안 박 선생은 어찌 지냈어요. 밥은, 잠은, 건강은. 무엇을 하고, 무엇을 생각했고. 가슴 속에서 쏘아 올린 질문의 폭죽이 입안을 맴돌다 펑하고 명멸했다. 그 수많은 질문 중에 나온 게 고작 미국 가냐니. 다행이라니. 영국은 아무것도 묻지 못하고, 물을 수도 없는 상황에 숨이 막힌다.


전화벨이 울린다.


사라 : 회장님 어디에요? 저 몸도 불편하고, 우리 아이도 아빠 찾는 것 같은데.

영국 : 지금 들어가요.


전화를 끊은 영국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 모습을 본 단단이 급하게 몸을 일으킨다.


영국 : 박 선생. 이제… 가 봐야겠어요.

단단 : 아… 네.


단단은 습관처럼 신발 앞코를 내려다보았다. 처음 보는 남성에게 보온병을 휘두를 만큼 활력 넘치던 단단이었다.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에너지를 지녔던 그 여인이 자신의 발끝 세상에 눈이 박혀 살아가는 것 같아 영국은 마음이 아프다. 그것만으로도 영국이 단단을 떠나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되었다.


영국은 본능적으로 한 발자국을 앞으로 내밀다가 놀라 제자리로 돌아온다. 이제 그러면 안 되지 않는가.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하던 영국은 대신 손을 내민다. 손을 본 단단이 천천히 고개를 든다. 이곳에 온 뒤 처음으로 영국을 피하지 않고 쳐다본다.


영국 : 박 선생.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요. …행복해요.

단단 : 회장님도요.


맞잡으면 다가올 이별을 향해 단단이 손을 내밀었다.



#3. 영국의 집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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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퇴근길에 영국은 가만히 정원을 거닌다. 웨딩 촬영 전날. 마음은 정리되지 않았고, 사라에 대해 의문을 품을 때마다 그녀의 패악질은 더욱 심해졌다. 결혼 발표 기사를 낸 것도, 아이들을 교묘하게 통제하려 하는 것도 모두 사라였다. 분노한 영국을 대하는 전화기 너머의 사라가 영국은 두렵다. 차마 집에 들어가지 못해 정원을 서성이는 이유다.


영국은 익숙하게 나무 위를 쳐다보면서, 손에 쥔 손수건을 계속 만지작거렸다. 어느 순간부터는 나무를 올려다 볼 때마다 위안보다 외로움, 아픔이 영국을 괴롭혔다. 영국은 이제 어떤 감흥도 기대도 갖지 않으려고 한다.


나뭇가지 주위로 어둠이 차고 있었다. 누군가의 나무가 되고 싶었다. 나무가 되었다. 그런데 기댈 사람이 떠나갔다. 영국은 나무가 한창 푸르던 때로부터의 기억을 떠올렸다. 보온병에 머리를 얻어맞음으로써 시작된 추억. 단단과의 한 때가 머릿속에 흘러간다. 단단의 기억 속에서 나라는 존재가 사라지면, 나도 조금은 우리를 잊을 수 있을까. 푸른 잎처럼 선명하던 그 기억을. 잎사귀만큼이나 파릇했던 우리를. 그 사이로 사뿐히 내려앉은 그 손수건을. 잊을 수 있을까. 영국은 나뭇가지를 올려다보면서 마음 속 외로움만 가득 채웠다.


영국은 오랜만에 나무를 본다고 생각했다. 이제 더는 푸른 잎은 없었고, 추운 가지 끝은 앙상하기만 했다. 단단은 없고 자신은 홀로 남아 겨울을 버텨야 한다. 푸른 잎과 마른 가지. 단단과 영국. 영국은 손에 쥔 손수건이 별 보잘 것 없어 보였다. ‘도대체 알 수가 없다’고 말했던 그때 그 손수건이.


그리고…, 22살의 기억이 머릿속에 흘러 들어왔다.


어느 밤, 묶었던 손수건을 풀고 돌아서는 데 바람이 불었고 어딘가에서 익숙한 향기처럼 손수건이 가까이 왔고 단단이 왔다. 손수건이. 단단이, 왔다.


어떤 극적인 순간은 없었다. 그냥 그날의 기억들이 틀어놓은 TV 드라마처럼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이상한 것은 돌아온 기억이 자꾸만 단단과의 추억과 연결된다는 것이었다. 남산 타워 위에서 울었던 단단이 별장 호숫가의 단단으로 연결되는 것처럼. 마치 지퍼의 좌우가 엇물리는 것처럼. 22살의 기억과 온전한 기억이 지퍼처럼 완벽하게 체결되었다.


누군가를 쳐다보고, 자꾸 말을 걸게 되고, 쫓아다니게 되던 것들이. 누군가를 향해 두근거리는 가슴이. 누군가의 앞에서 종종 세상이 멈추게 되던 것들이. 22살의 기억은 하나로 귀결되었다. 그 이상 행동의 진원지. 그 누군가. 박단단. 그렇게 해서 복기한 그날의 기억은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단단과 그녀를 쫓아다닌 22살의 영국이었다. 그 기억에 사라는 없었다.


영국은 밤의 적막 속에서 기억을 받아들였다. 떠오르고 체결된 기억은 찌꺼기를 남겼고 왜인지 모르겠으나 그건 오른쪽 눈을 통해 흘러 내렸다.


아무런 전조 없이, 머리를 깨버릴 듯 한 고통 없이 재생되는 22살의 기억은 너무나 자연스러워, 영국은 오른쪽 눈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느끼지도 못했다. 한 갈피, 한 갈피 22살의 영국이 떠올랐다 넘어갔고 그곳에는 단단이 있었다.


영국은 오래도록 서서 기억하다가 조용히 폰을 꺼내든다.


영국 : 조 실장. 지금 당장 내방으로 와요.




#4. 단단의 집, 차건의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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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 : 나 혼자 갈 수 있다니까.

차건 : 네 삼촌이 운전기사였는데, 조카 배웅도 못하는 게 말이 되냐. 얼른 타.


단단은 차에 오르기 전 집과 가족을 돌아보다가 곧 짐을 챙겨 차에 올랐다. 차가 부드럽게 출발하고, 단단은 다시 뒤돌아본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소중한 사람은 저기 다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필요한 사람이 없었다. 단단은 멀어지는 자신의 한 때를 생각했다. 한 남자와 그 시간을 생각했다.


전화벨이 울렸다. 액정을 바라본 단단은 머뭇거린다. 회장님이었다. 더는 이러면 안 되는데. 우린 어제 인사 했는데. 목소리를 들으면 안 된다. 목소리를 들으면 슬프니까. 슬프면 못 가니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단단은 가슴이 뛰었다. 정말 마지막이라면. 전화를 받았다.


단단 : 네, 회장님.


단단은 영국을 생각했다. 뻔한 인사를 할까. 이제 정말 끝인데. 떠나는 사람한테 왜 또….


영국 : 박 선생. 지금 어디에요?!!

단단 : 네? 저는 지금, 공항 가는 차….

영국 : 가지 말아요. 내가, 내가… 박 선생한테 갈게요.


고함 섞인 영국의 목소리를, 단단은 들은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은 습관처럼 단단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두근거림은 곧 익숙한 기대로 떠올랐다. 단단은 습관처럼 물러지는 마음을 다잡으려 가슴을 쥐어뜯었다. 안 된다. 이제 정말 끝이다.


나를 잡겠다고? 지금? 왜? 우리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는데. 길이 없는데.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는데. 이제 와서 왜? 그 생각을 하자 단단은 다시 통증을 느꼈다.


단단 : 회장님. 우리, 이제 이러면 안 되잖아요. 이러시면 제 마음, 너무 불편해요. 우리 이제 아무 것도…, 아무 것도 해서는 안 되잖아요.


극복할 수 없는 벽이 있다면 우리 둘 사이일거라고. 그런 말을, 단단은 했다. 전화기 너머로 영국의 숨소리가, 그의 공백이 느껴졌다. 단단은 이대로 전화를 끊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때였다.


영국 : 박단단. 가지마.


차안의 단단. 전화가 끊어져도 사라지지 않는 그의 목소리.


단단 : 사, 삼촌. 잠시만…. 잠시만….


건은 차를 세웠다. 단단이 걱정스럽다.


차건 : 단단아.

단단 : 아냐, 삼촌. 아냐. 그냥…, 그냥 잠깐만….


단단은 떨리는 손을 잡아 눌렀다. 내리 누른 손이 하얗게 질렸다. 영국의 저 목소리를 얼마나 기다렸을까. 자신을 찾는 간절한 그 말을. 조금만 일찍이었더라면. 우리의 세상이 바뀌었을 텐데. 조금만 일찍.


단단은 고쳐 생각한다. 그랬으면 바뀌었을까? 아니다. 아니었다. 지금까지의 모든 지지부진의 역사를 봤을 때, 우리는 다시 밀려날 것이다. 단단은 자신의 한 때가 저무는 것을 느꼈다. 심호흡을 하던 단단은 건을 바라본다.


단단 : 삼촌, 이제 가.


안 된다. 우리에게는 더는 그럴 만 한 이유도, 변명도 있어서는 안 된다. 각자의 자리를 찾아가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자. 원래 있어야 할 자리로….


차가 출발하고, 다시 벨이 울린다. 재니다. 단단은 머뭇거리다 받는다. 재니 역시 단번에 소리를 지른다.


재니 : 선생님! 지금 어디에요?!

단단 : 재니야. 무슨 일이야?

재니 : 조 실장. 그 아줌마가 다 거짓말 한 거래요. 아빠 22살 때 조 실장 좋아한 적도, 부끄러운 일 한 적도 없었대요. 다른 사람 아이 가져 놓고 아빠한테 거짓말 했던 거래요.

단단 : 그, 그게 무슨 말이야?


놀란 단단이 되묻는다.


재니 : 아빠하고 조 실장하고 하는 이야기 다 들었어요. 아빠 기억 다 돌아왔대요. 우리 아빠, 조 실장한테 책임 못 질일 한 적 없대요. 아빠가 조 실장한테 엄청 화냈어요. 결혼 다 취소라고 했어요. 아빠가 조 실장 쫓아냈어요.

단단 : 재, 재니야….

재니 : 그래서 지금 아빠가 선생님 찾으러 간다고 나갔어요. 선생님 미국 가는 비행기인 거 아니죠? 아직 떠난 거 아니죠?


수화기 너머로 울리는 통화 소리에 건은 다시 차를 세운다. 전화를 손에 들고, 단단은 아무 말 없다. 적막한 차 안을 짤깍이는 비상등 소리.


하얗게 변한 손을 계속해서 내리 누르던 단단은 이내 손을 푼다. 비상등 소리에 맞춰 가슴을 툭툭 치는 단단. 날뛰지 말라고. 진정하라고. 제자리로 돌아가라고. 우리 역시 제자리로 돌아가자고. 회장님은 그곳에. 나는 저곳에. 그렇게.


있어야 할 자리에.


단단 : 삼촌.

차건 : 어, 단단아.


그 자리에.


단단 : 나… 가야할 것 같아.


가슴을 쓸던 단단의 손이 멈추었다. 마음이 뚝 떨어졌다.


단단 : 삼촌, 미안. 나… 가야 할 것 같아.


단단은 건이 말할 새도 없이 뛰쳐나가고, 그런 단단의 뒷모습을 보며 건은 조용한 미소를 짓는다. 때론 복잡 미묘하게.




#5.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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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의 기운을 간직한 한갓된 공원의 어둠을 가르는 영국은 마음이 급해 자꾸만 휘청거린다.


영국 : 박 선생!


노란 나트륨 등이 점점 따뜻하게 느껴지는 겨울의 끝물. 딸기 라떼를 나누어 마셨던 그 밤의 기운이 떠오르는 공원 사이를 파고드는 영국의 목소리. 아니 쇳소리.


영국 : 박 선생!!


이리저리 뛰던 영국은 지친다. 참았던 숨을 몰아쉬는 영국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진다. 영국은 단단을 생각한다.


어디 있어요, 박 선생. 나 이제, 박 선생 잡을 수 있어요. 이런 내가 당신 붙잡을 면목 없다는 거, 누구보다 내가 잘 알지만. 그래서 당신이 내게 욕을 한다고 해도. 설사 그렇다고 해도, 나 이제 그만 당신을 잡고 싶어요. 박 선생. 미안해요. 박 선생. 내 얘기 마지막으로 한 번만 들어줘요. 나, 당신에게 못한 말이 너무 많아요. 그러니 어디 있어요. 내게 시간을 줘요. 이 모든 걸 만회할 시간을 줘요. 박 선생, 박 선생. 어디예요?


무릎에 손을 대고 숨 고르던 영국은 다시 일어선다. 이러고 있을 수 없다.


영국 : 박 선….


돌아 선 영국. 다시 힘껏 단단을 부르려는 데. 영국의 등으로 바람이 불어 왔다. 바람은 공원에 자리한 마른 나뭇가지를 흔들었고 영국의 머리를 헝클었고 그 익숙한 바람의 촉감은 영국의 세상을 멈추게 했다. 영국은 온 몸으로 기억한다. 바람이 실어다 주는, 절대 잊을 수 없는 순간을. 어디에선가 날아드는 추억을.


영국은 등 뒤의 기척을 느끼며 천천히 몸을 돌렸다. 자신을 잡아챈 등 아래의 인물을 본다.


단단이었다.


영국 : 박 선생….


영국은 목이 메는 것을 느꼈다. 그토록 애타게 찾던 단단을 앞에 두고 영국은 다시 멍해졌다. 바람과 함께 홀연히 나타난 단단이 꿈인가 싶다가도, 숨을 몰아쉬는 단단의 모습에서 지금 이 순간이 꿈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러나 영국과 단단은 쉽게 다가서지 못한다. 영국은 멀어진 단단과의 거리를 생각한다. 헤어진 그 잠깐 사이 참으로 멀어졌다. 벌어진 거리를 깨며 단단이 움직였다.


조금씩 다가오는 단단. 그 자리에 못 박혀 다가오는 단단을 보는 영국. 두 사람의 거리가 좁혀지면서 서로가 내뱉은 거친 숨김이 둘 사이의 공백을 메운다.


단단 : 회장님.


단단이 말한다.


영국 : 박 선생.


영국은 읊조린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우리 사이의 벽에 대해서. 그깟 벽은 이제 다 거짓말일 뿐이라고. 사과를 해야 했다. 당신을 책임지겠다던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해서. 무릎이라도 꿇겠다고. 지키지 못한 약속이 너무 많다. 당신의 기대와 믿음을 져버린 책임은 내게 있다. 잘못의 연혁을 써 내리며 용서를 구하고 싶다. 나 때문에, 나의 우유부단함 때문에, 우리는 그토록 오랜 시간 이별을 반복해야 했다.


영국이 말을 삼키는 동안 단단이 한 발 내딛었다.


단단 : 저, 왔어요.


긴 공백. 단단은 말을 이었다.


단단 : 저 왔어요, 회장님.


단단은 영국의 표정을 살핀다.


영국 : 박 선생….


이제 영국이 한 발짝 다가섰다. 둘의 거리는 하나로 수렴했다.


단단 : 기억, 정말 다 돌아오신 거예요?

영국 : 네.

단단 : 재니가 전화했어요. 조 실장님이 다 꾸며낸 일이라고.

영국 : 맞아요.


말이 없는 영국과 그런 영국을 뜯어보며 한 마디, 한 마디를 어렵게 뱉어내는 단단.


단단 : 저는, 미국 안 갔어요.

영국 : 네.

단단 : 회장님 때문에 못 갔어요.

영국 : 알아요.

단단 : 그러니까….


단단의 말허리를 자르며 영국이 다가왔다. 단단을 안았다.


영국 : 미안해요, 박 선생. 너무 오래 걸려서, 이렇게 오래 걸려서 정말 미안해요.


단단은 끝내 눈물을 흘리고, 영국은 단단의 등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졌다.


단단을 안으며 영국은 오래된 의문의 답을 찾았다. 왜 그렇게까지 생각했는지 모를, 그 손수건의 정체를 이제 알게 되었다. 어느 한 순간에 삶 속에 홀연한 나타나 영국과 단단을 이어주었던 손수건이 무엇인지를. 필요한 자리에, 필요한 순간에 딱 맞게 떨어졌던 우연한 기회가 바로 손수건이었다. 지금까지 영국이 찾아왔던 것은 그런 우연함, 행운이었던 것이다. 영국은 찾을 리 없는 것을 찾고자 두리번거렸던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밤하늘에 바람을 타고 나뭇가지에 안착하는, 그런 행운을 내심 또 기대했다는 것을. 그 기대를 손수건에 투영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건 찾는 것이 아니었다. 이제 영국은 안다. 손수건은, 그런 기회는 찾는 것이 아니라 움켜쥐는 것이었다. 영국은 손수건과 함께 날아온 단단을 생각했다.


올 때와 마찬가지로 손수건은 바람을 타고 날아가 버렸다. 그 우연한 기회가 떠난 자리에도 무엇은 남았다. 한 사람, 단단이었다. ‘아직도 모르겠네. 그때 그 손수건이’ 영국이 몰랐던 것은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삶 속으로 걸어 들어온 단단이라는 존재였다.


영국의 상의 주머니에 삐죽 튀어 나왔던 손수건이 바닥에 떨어진다. 영국은 바닥에 떨어진 손수건을 집어 든다. 손수건이 떠난 자리에도, 무언가는 남는다.


단단 : 그 손수건….

영국 : 아무것도 아니에요.

단단 : ….

영국 : 아무것도….


그 한 사람이. 단단이. 그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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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 :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요. 왜….

영국 : 미안해요.


너무 늦게 깨달았다. 이 겨울, 나는 방황했지만 항상 당신을 바라보는 방향을 향하고 있었는데. 영국은 약간의 변명을 덧붙여 보았다. 당신이 손수건임을. 그걸 미리 깨달았더라면. 이토록 오래 걸리지 않았을 텐데.



#6.

거짓을 일삼던 사라는 쫓겨났지만, 세종의 비밀을 구실로 상구는 계속해서 찾아온다. 영국과 단단은 세종의 비밀을 함께 하며 서로의 편이 되어준다. 한편 단단과 떠나려던 애나는 다시 병을 얻게 되고, 마지막 남은 시간을 단단과 수철, 그리고 수철네에게 사죄하는 것으로 갚으려 한다. 그런 애나의 정성과 마음은 단단을 돌려 세우고, 애나는 끝내 용서를 얻고 눈을 감는다. 수철은 애나와의 오랜 인연을 정리하면서 연실과의 관계를 회복한다. 수철은 가족을 지켜내고, 집을 일으켜 세운다.


영국과 단단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지만, 대기업 회장과 입주가정교사라는 환경 차이를 이용한 기사로 인해 갈등을 겪는다. 그런 둘을 위해 소문의 당사자이기도 한 사라가 나서서 오해를 바로잡아준다. 사라는 용서를 빌며 떠나고, 건은 그런 그녀의 뒤를 배웅한다.


영국과 단단의 이야기는 조금 더 이어진다.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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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 : 전 알았어요. 회장님이 손수건 묶어 놓을 지 알았다구요.


써 놓고 올리지 않은 이야기를 올립니다. 


드라마가 한창일 때 써 놓았던 글을 이제야 올리네요. 써 놓고 한참을 주저하다 결국은 올리게 됩니다.


전형적이고 낡은 구성입니다. 그런데 또 지우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결국은 이곳으로 이끄네요. 극 구성에 미루어 나쁘지 않은 방향인 것도 같아 이제야 올려봅니다.



함께 드라마 즐긴 여러분 모두 잘 지내고 계신가요? 드라마가 끝난 자리는 적막하네요. 


드라마 보며 썼던 글을 정리하다가, 그래도 끝은 내야 할 것 같아서 돌아왔습니다. 


으레 그렇듯 여름이 다가왔습니다. 가을과 겨울을 배경삼았던 드라마도 흘러 가고 어느덧 여름을 맞이하네요.


저는 좋은 기억이 남아 한 번씩 글을 꺼내 읽어 보곤 합니다.


그 기억이 좋아서 굳이 묵혀 놓은 글을 들고 찾아오네요. 이제 방문하시는 분들도 줄어들고, 제 부끄러움도 함께 줄어들테니 약속했던 남은 글을 풀기에는 좋은 시기인 것 같습니다. 


완결이 난 드라마에 덧붙일 이야기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기인 것 같습니다.


글 주제가 몇 개 더 있었지만, 이 정도로 마무리 하기 딱 좋으리라 봅니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다시 가을 바람이 불면, 아직도 영국과 단단의 이야기가 선연하게 기억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기억에는 여러분과 함께 드라마 보며 즐긴 이 시간도 함께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즐거웠던 기억과 함께 마지막 글을 남기니, 부디 너그러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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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 박 선생, 고마워요. ... 내가 오늘 돈가스 사줄까요?

단단 : 오늘 드디어 돈가스 먹네요? 오우, 신난다! (돈가스는 어디에...)


제 글은 정말로, 이렇게, 끝입니다.(더 없어요, 이제)


선명한 계절과 추운 겨울을 여러분과 함께 즐겼습니다.


즐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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