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서 보던 '사교육 카르텔' 실제 존재...교사 뒷돈 받고 문제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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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서 보던 '사교육 카르텔' 실제 존재...교사 뒷돈 받고 문제 거래

SMNEWS

2024.03.11 15:22:54

조회 50 추천 0 댓글 0

2024학년도 수능 원서 접수 시작 (사진=연합뉴스)

[서울=서울미디어뉴스] 이명호 기자 = 감사원의 감사 결과 사교육 업체와 결탁하여 모의고사 문제를 유출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현직 교사들의 '사교육 카르텔' 혐의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 9월부터 시작된 3개월간의 '교원 및 사교육시장 참여 관련 복무 실태 점검' 감사에서는 교사 및 학원 관계자 등 56명에 대한 혐의가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에 대한 수사를 2023년 2월 초부터 세 번에 걸쳐 요청했다. 혐의를 받는 교사 및 학원 관계자들에게는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방해, 배임수증재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제'와 관련된 논란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한 대형 입시학원 강사가 제작한 모의고사 교재에 실린 지문이 수능 영어 23번 문제로 그대로 출제되었다는 것이다.

논란이 된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 23번 (사진=한국교육과정평가원)

감사원이 밝힌 바에 따르면, 2023년 1월 출간될 예정이었던 EBS 수능 연계 교재에 한 고등학교 교사가 2022년 3월에 'Too Much Information'(TMI)라는 주제로 출제한 문항이 수록되어 있었다.

한 대학교수는 2022년 8월 해당 EBS 교재 감수 과정에서 TMI 지문을 알게 되었고, 이후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출제위원으로 활동하며 해당 지문을 사용하여 문항을 만들었다.

한 유명 강사는 다른 교사를 통해 TMI 지문을 입수하여 9월 말에 모의고사로 출판하였다. 이로 인해 발생한 '1타 강사 모의고사 판박이' 논란이 바로 수능 영어 23번 문제와 관련된 사태였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부적절한 업무 처리도 드러났다. 평가원 영어팀은 수능 문항 확정 전에 사설 모의고사와의 중복 검증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아, TMI 지문 문항이 수능에 중복 출제되는 것을 방지하지 못했다.

더욱이 중복 출제에 대한 이의신청이 215건 접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평가원 담당자들은 공모하여 이의 심사 대상에서 제외하려 했다.

수능 출제나 EBS 수능 연계 교재 집필에 참여했던 교사들이 사교육 업체와 문항을 거래한 사실도 이번 감사에서 확인되었다.

감사원은 사교육 업체가 양질의 문항을 공급받으려는 목적과 일부 교사들이 금전적 이익을 추구하는 목적이 겹쳐, 문항 거래가 피라미드식으로 조직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밝혔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다른 교사들을 포섭하여 문항 공급 조직을 구성, 2019년부터 2023년 5월까지 수능 경향을 반영한 모의고사 문항 2천여 개를 제작하여 사교육 업체 및 학원 강사들에게 공급하고 그 대가로 6억6천만원을 수령했다.

또 다른 고등학교 교사는 배우자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출판업체를 통해 현직 교사 35명으로 구성된 문항 제작팀을 만들어, 사교육 업체와 학원 강사들에게 문항을 제공하고 수억 원의 부당 이익을 취득했다.

감사원은 이 밖에도 EBS 수능 연계 교재 파일을 빼돌려 학원 강사에게 문항을 제공하고 금전을 받은 사례, 학교 시험에 사교육 업체에 판매한 문항을 출제한 사례, 현직 입학사정관이 사교육 업체에서 강의하며 금품을 받은 사례 등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하여 감사원은 입학사정관의 퇴직 후 학원 등 취업이 제한되는 고등교육법 조항을 위반한 사례에 대해 교육부에 제도 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항 거래로 금품을 수수한 교사들에 대해서는 감사위원회 의결 후 엄중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 수능 영어 문항에 대형 입시업체와 동일 지문...'유착 있었나'▶ 모의고사서 부활한 '킬러문항'...오답률 50.6%▶ 근무시간 허위 입력해 초과수당 40만원 '꿀꺽'한 경찰 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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