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에도 러LNG 수입 급증…EU 에너지 위원장 "일시적 현상"
우크라 거치는 러LNG 수입 12월 종료…"다양한 공급원 확보해 둬"

카드리 심손 유럽연합(EU) 에너지 위원장이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거치는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종료를 앞두고 유럽이 공급 다변화로 살아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EU 에너지 장관들은 이날 대(對)러 제재에도 급증한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과 우크라이나 에너지 부족 문제 등을 논의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 따르면 EU 에너지 장관들은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겨울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부족 문제와 러시아산 LNG 수입 증가, 회원국 간 에너지 가격 균형을 논의했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EU는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려고 노력해 왔다. EU는 지난 6월 제14차 대(對)러 제재에 내년 3월부터 러시아 가스의 환적을 금지한다는 방안을 포함했으나 전면적인 금지 조치를 취하진 않았다.

그 결과 벨기에와 네덜란드의 러시아산 LNG 수입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10개 회원국은 러시아산 LNG에 대한 비축회사와 공급 업체에 대한 보다 엄격한 보고 의무를 요구하고 나섰다.

틴네 반 더 슈트라텐 벨기에 에너지 장관은 "벨기에에서 (러시아산) LNG 규모가 두 배로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며 "아마 유럽 내 공급 확보를 위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우리가 (제14차) 제재를 구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추적 시스템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카이 미카넨 핀란드 기후 환경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 앞서 "벨기에가 러시아의 LNG 수입을 더욱 구조적으로 금지하고 추적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제출하고 우리는 그것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를 통한 파이프라인 가스 운송 계약은 오는 12월에 종료될 예정이다. 러시아 측은 연장 의향이 있다고 밝혔으나 우크라이나는 추가 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황이다. 이는 여전히 러시아 가스에 의존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의 에너지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심손 에너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유럽 중부, 남동부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통해 수입되는 러시아산 가스 140억입방미터를 전면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공급원을 확보해 뒀다"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몇 달간 급증한 러시아산 LNG에 관해서는 "임시로 일어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이날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부족 문제도 다뤄졌다. 폴란드는 수출을 늘리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송전회사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으며 리투아니아는 연료발전소를 해체해 우크라이나에 재건할 예정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러시아 파이프라인 계약이 종료되면 우크라이나의 겨울철 전력 부족이 6기가와트(GW)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 동결 자산에서 발생한 수익금 1억 6천만유로(약 2371억원)를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 재건 등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히며 러시아가 "발트 3국 전력과 맞먹는" 수준인 우크라이나의 전력 생산 능력을 파괴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