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러시아 군 지휘관이 침묵 속에 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반면 유독 전쟁 와중에도 활발하게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지휘관이 있다. 푸틴이 특별군사적전을 선언한 날, '드디어 침공인가' 라며 파병을 약속하고 지역의 수도 그로즈니 광장에 모인 12,000명의 의용군과 기념촬영한 체첸의 지도자 람잔 카디로프(Ramzan Kadyrov)

1990년대 후반 체첸의 독립을 위한 실패한 도전에서 람잔 카디로프는 게릴라 전사였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 후 중화기로 무장하지도 않았고 전투경험도 없는 수천명의 체첸 준군사 조직을 이끌고 러시아 기갑부대의 뒤를 따랐던 체첸군은 마리우폴과 세베로도네츠크의 유혈이 낭자한 살육전의 최전선을 지켰다

카디로프의 호전적인 주장을 순수한 충성심 만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실제는 그는 9월 초 하리코프에서 우군의 반격에 물러난 러군 지휘부를 맹렬히 비판했다. 또 아조프 연대 전사 108명을 포함한 215명의 포로를 돌려보내는 석방에도 그는 반대했다

카디로프는 최근 몇 주 동안 종교적인 동기를 부여하여 신병을 모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의 싸움은 그에게 신성한 전쟁이다

모스크바와 체첸의 관계는 냉전 종식 이후 격동의 연속이었다. 1994년 보리스 엘친 대통령은 연방이 몰락하는 과정에서 영토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기 위해 체첸과 전쟁을 일으켰다. 3년 후 푸틴은 이 지역에서 견인력을 얻고있는 이슬람 근본주의를 근절하기 위하여 아흐메드 카디로프(Ahkmed Kadyrov)의 도움을 받아 대테러 작전을 벌였다. 푸틴은 2003년 아흐메드를 이 지역 책임자로 임명했지만 1년도 채 되지않아 그는 암살당했다. 그리고 당시 27세 였던 아흐메드의 3세 람잔이 체첸의 지도자가 되었다

람잔은 크렘린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푸틴에게 충성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