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으로 말하긴 뭐하지만, 엄마가 ㄹㅇ 피부미인이시다. 아빠는 그냥 평범. 위로 형 한명있는데, 사춘기 때 잠깐 여드름 나다가 안 났음. 피부 좋음.

나는 선천적으로 땀이 많았고, 액취증도 있었고, 귀지도 묽은 귀지에 쨌든 어렸을때부터 땀 많고, 개기름도 존나 나왔음.

애기 때는 누구나 그러하듯 도자기 꿀 피부를 자랑하다가 중2 때 부터 좆드름이 살살 올라옴, 처음엔 뭔지도 모르고 걍 손톱으로 짜고, 뜯고 그랬는데 진짜 그때로 돌아가서 존나 말리고 싶다.

가족들 다 뭐 피부 트러블로 고생한 사람도 없었고 해서 피부 관리에 다들 관심이 없었음. 나도 중2때까지 걍 집에 있는 비누로 세안했었음 ㅋㅋㅋㅋㅋ

시작은 볼 쪽에 한 두개 나다가, 급속도로 번져서 온 얼굴이 여드름 투성이가 됨. 진짜 좆같았던게, 피부가 좀 얇은 편이라 조금만 건드리면 주변 피부까지 붉게 달아오르고, 피 존나 나고 그랬음. 사춘기라 한참 외적으로 예민했을 때라, 남들 다 나만 쳐다보는것 같고 존나 챙피하고 그래가지고 말 수도 적어지고, 눈도 잘 못마주치고 그랬음. 

어떤 날에 뭐 다른 학교 애들이랑 같이 모여서 하는 심화 공부반 이런게 있었는데, 첨 보는데 좀 까불까불 대던 애 한명이 내 피부 보더니 '윽 좀 씻고 다녀라' 그 지랄하더라. 근데 아무 말도 못함. 나도 내 얼굴이 더러운거 알고 있었어서. 다른 애들은 '야 그래도 얘 착해~ 뭐라하지마~" 이러는데 고마우면서도 좆같았음. 근데 이 새끼 나중에 같은 고등학교 되서 보니까 씹곰보 되서 기분 존나 좋았음! 

살면서 부모님한테 뭐 해달라고 찡찡댄적 한번도 없었음. 그 날 처음으로 울면서 나 피부과좀 데려가 달라고 말했던것 같다. 그 전까지 부모님도 뭐 별거 아니겠거니, 그거 곧 없어진다~ 이랬는데 내가 그렇게 스트레스 받고있는줄 몰랐었나봐

그 날 바로 피부과 갔는데, 의사가 그냥 약 먹으라고 처방해주고 끝남. 그렇게 약 몇개월 먹으니까 좀 잠잠해지더라.

그렇게 얼굴을 휩쓸고간 여드름이 남은 자리엔, 상처 딱지들이랑 넓어진 모공, 흉터가 남았고 성인 될 때 까지도, 1주일에 한 두개 씩은 꼭 나더라.

다행히도 성인되고 나서는  얼굴 쪽에는 잘 안나기 시작함. 근데 등이랑 가슴, 이마에는 꾸준히 남. 등이 특히 심각해서 수영장이나 이런데 안간다. 남들은 군대가서 더 심해졌다는데, 나는 군대가서 오히려 규칙적으로 살아서 그런가 피부는 좋아진거 같은 느낌.

전보다는 괜찮아지긴 했지만, 아직 까지도 여드름 패치를 달고 살고 가끔 피부 심해질 때는 눈치도 많이 보고 그런다.

근데 뭐 어쩌겠어, 그렇다고 달라지는건 없는데. 

가끔 뭐 여드름 그거 좆도 아니다. 피부 안 좋아도 연애하는데 아무 문제없다. 하는데 개소리임. 나쁜 피부는 마이너스 요인이 맞음.

근데, 마이너스 요인이 그거 하나가 아니고, 존나 많은 요인 중 하나라면 그 나머지를 채울려는 노력이 먼저인것같다.

여드름때문에 스트레스받는 급식들아.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결국 시간 지나면 그나마 점점 괜찮아지더라. 여드름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시간에 딴 거 하셈. 화장품 조금 바꾸고 한다고 안 바뀜. 그냥 물 많이 마시고, 운동 자주 하셈. 특히 물 진짜 의식적으로 많이 마셔라. 

여붕이들 다 파이팅하고, 다들 꿀 피부 까진 아니더라도 마스크 벗고 당당하게 다닐 수 있을 정도로만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