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삭한 거 완장 아니래서 제목이랑 내용 좀 수정함.

미국 골프 유학 가서 8년.

한수는 한수 대로 가족한테 미안한 마음 가지면서도 돈 빌려달란 말을 내뱉을 정도로 최선을 다하고 살았음.

가족이라지만 억 소리 나는 돈을 빌려달라고 말을 꺼낼 정도로, 퇴직금 잘라 당겨받고 산 집 팔아 댈 정도로 치열하게 살았음.

근데 그 결과는 제주도 좌천.

이건 공식 설정임.

상식에 입각해서, 보통의 이야기를 본다 치면 화상통화에서 커피마시는 거 정도로 와이프한테 문제가 있다고 보긴 어려우니까 아닌 거 같다는 댓글이 욕먹을 정도임?

그렇게 치면 한수는 집도 팔고 미래도 없이 막막하다는 인간이 집에서 커피를 내려먹나?

동창회 나가서 술값 180은 그냥 그렇게 긁었다고 넘어가고?

난 이 드라마가 그냥 고마움.

음모가 난무하고 죽고 죽이는 드라마도 아니고 부수고 터트리는 드라마도 아닌데 이만한 배우들 엮어서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게 즐거움.

내용이 어떻고 저떻고 입방아를 찧어도, 노희경이라는 이름값이 이만한 배우들 모이게 해 줬으면 그냥 그 자체로 감사함.

그래서 대뜸 불,륜 치정물로 가는 글을 보고 난 그렇게까진 생각하지 않는다고 고작 단 한줄, 아닐 거 같다는 댓글만 남겼음.

그런데 드라마 똑바로 보라느니 하면서 욕을 먹어야 했음?

음모론 집어치우고 보여주는 것만 보기에도 충분히 좋지 않냐고.

애엄마는 8년째 말도 잘 안 통하는 동네에 한인 골프 유학생들이랑 얽혀가며 월급쟁이 봉급으로 딸래미 뒷바라지 하고 있음.

차로 미국 전역을 달리는 것도 무섭다는 말이 뭐겠음. 비행기로 이동해야 할 거리를 차 타고 다닌다는 거임.

한수도 말렸잖음. 입스 후에 골프 그만두라고 한 거 애가 그거 아니면 죽겠다 밥도 안 먹고 울기만 해서, 부부가 애 못 꺾어서 집도 팔고 달려든 거잖음.

와이프는 지쳐서 이제 그만하자, 뭘 더 버티냐, 퇴직 하기만 해라.

퇴직이야기가 왜 나오겠음. 30% 남은 퇴직금 받아서 그걸로 조금 더 버텨봐라 하는 거 아니겠음?

퇴직 못 하게 막는 이유가 뭐겠음. 돌아가서 가족이 함께 다시 시작하려면 한수라도 버티고 있어야 해서 아니겠음?

돈 나올 구멍 없으면 퇴직하고 퇴직금도 내놔라 하는 거 아니잖음.

스폰서랑 가깝게 지낸다는 이야기 듣고 난 이 생각이 먼저 떠오르더라.

한인 사회, 골프 유학이 그렇게 좁은 동넨데 쨍그랑 소리 들어가면서 이악물고 버티는 마누라가, 스폰서랑 가깝다는 게 소문이 안 날 거라고 생각했을까?

지저분한 소문 보다도 사정상 애 때문에 일도 못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도움 돼 보려고 사람 만나고, 애 후원 해줄 사람 구하려고 발버둥친 거라는 배경 이야기가 떠오르더라.

배우가 연기를 못 했나? 아니지.

2화애서 애는 여전히 철부지로 나옴. 돈도 없는데 어떻게 골프를 쳐. 불퉁한 얼굴.

기대주였던, 하지만 지금은 별 볼일 없는, 입스 이후 제대로 된 타격을 못하는 그저 그런 2부에서도 알아주지 않는 선수.

그런데, 애가 성적이 나쁘다고 해서 부모가 현실만 볼 수 있나?

주변에 보는 눈이 있는 프로 선수 지망이고, 말 만들기 딱 좋은 기대주의 추락임.

재능이 없어? 드라마를 보기는 했나? 입스 고칠 수 있고, 연거푸 우승하면서 기대를 받았던 애가 재능이 없어?

한수 대사에도 '박인비 맡았던 스티브'가 나옴.

집 팔고 뒷바라지 한 만큼 이 가족도 딸한테 기대치가 있는 거임.

기대치가 있는 딸 자존심 꺾어가며 바닥 생활 시키는 그런 집이 아니란 말임. 우리집 형편이 이러니까 이악물고 니가 열심히 해야 된다는 성공스토리가 아니라, 오십대 이야기임.

애엄마 대사에서 이제 여기서 돈 빌릴 데도 없다는 이야기가 나옴.

스폰서랑 가깝다느니 하는 말이랑 딱 연결지어지는 이야기 아님?

들어가는 돈이 빤하고 연간 일억 이억이 놀고먹을만한 돈도 아님. 경기를 안 나가는 것도 아니고.

커피 마시는 게 사치고 외투 하나 걸친게 명품인지 아닌지 뭘 근거로 판단함? 보세랑 명품이 그 짧은 컷에서 드라마를 좌우할 설정이라고 강조되기라도 했나?

그리고 설령 명품이면 뭐, 가난해서 유학갔나?

한국에서 맞벌이해서 집 샀음. 골프 유학 떠나기 전엔 뭐 거지였을까?

부모로서 할 만큼 했다, 그만하자, 우리 이제 집도 없는데, 미국에서 벌써 7년이다, 거지처럼 초라하게 망가져가며 여기 못 있는다.

그만하고 한국 가겠다는 걸, 다시 시작하자는 걸 막는 게 한수임.

돈이 없으면 골프를 못 치니까. 현실이 그러니까. 당장 어디 레슨 받으려 해도 돈이고, 대회를 나가려 해도 숙소며 교통비며 그게 다 돈이잖음.

당연히 골프 더 하라고 남겨두라 하면 돈이 필요한 건데, 돈 달라고 한 게 뭐 죽을 죄임? 아니지, 달라고 한 게 아니라 없으니까 그만하겠다잖아.

그렇게 따지면 나쁜 놈은 한수야.

동생 둘이 희생한 거 다 무시하고 지 가족 챙기겠다면서 돈 빌려달라는 염치도 없는 놈.

8년이나 했으면 그만할 때도 됐는데 다시 1년만, 1년만 하는 대책없는 놈.

그만하겠다고, 돌아가겠다는 마누라랑 딸래미 끝까지 하라고 밀어붙이는 이기적인 놈.

그게 다 가족을 위하는 길이라면서 지가 살았던 인생이 헛되지 않길 강요하는 놈.

순간이나마 가족을 위해 돈이 필요하다는 핑계로, 30년 넘게 추억으로 간직한 첫사랑의 기억마저 이용하려는 못된 놈.

ㄹㅇ 별거중이었다고 구라치는 것부터 '너 안 가면 나 혼자라도 가지 뭐' 씹ㅋㅋㅋ 끝모르게 치사한 놈.

근데 고작 나도는 소문이, 그것도 은행 고객 하나가 말 한 소문이 음모론의 근거임?

그것도, 딸래미 1등할때 지 딸 2등했었다면서 은근히 뼈를 세운 고객1이 한 말이?

애엄마 얼굴의 맞은 상처?

애엄마가 말하잖음. 거지처럼 초라하게 망가져가며 여기 못 있는다고. 무슨 말일 거 같음?

물론 그래, 궁예질엔 근거 없어도 얼마든지 상상할 수 있어.

근데 갤이잖음.

다 한 목소리만 내야 함? 의견이 다르면 다른 생각도 하고, 이건 이래서 아닌 거 같다 저건 저래서 맞는 거 같다 이야기도 공유하고 그럴 수 있는 거 아님?

그냥 대화 아님?

근데 어떤 인간은 드라마를 똑바로 보라느니, 다짜고짜 씨발 쳐박질 않나.

내가 머리통이 장식이라 굳이 장문 댓글을 안 달았을까.

그냥 의견일 뿐이니까 나도 굳이 시비 터는 대신 간단하게 그건 아닌 거 같다 말할 수 있는 거 아님?

추하게 댓삭하고 욕박는 너 반성 좀 해.

격 없는 건 좋지만 선은 좀 쳐 넘지 말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