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용 전기 사용자가 예전보다 전기 사용을 줄이면 요금을 깎아주는 '에너지 캐시백' 사업의 재원이 정부 예산이 아닌 소비자들이 내는 전기요금에서 마련된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5월 정부 승인을 받아 전기공급약관을 개정, 에너지 캐시백 사업비를 전기요금의 구성 항목인 기후환경요금에 넣도록 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에너지 캐시백은 전기 절약 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국민 참여 프로그램이다.
직전 2개년과 비교해 전기 사용량을 3% 이상 줄이면 절감률에 따라 1kWh(킬로와트시)당 30∼100원을 다음 달 요금에서 차감해준다.
작년 상반기까지 20만세대 수준이던 에너지 캐시백 가입 세대는 정부의 적극적인 가입 권장 속에서 최근 100만세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작년 한 해 에너지 캐시백 사업을 통해 절약한 전기는 231GWh(기가와트시)다. 이는 95만가구의 1개월 전력량에 해당한다.
한전은 작년 에너지 캐시백에 성공한 세대에 총 104억원을 지급했다.
당초 에너지 캐시백은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활용한 정부의 예산 사업이었지만, 정부가 올해부터 예산 지원을 하지 않으면서 전기 사용자들이 함께 부담을 나눠지게 됐다.
한전은 약관 개정을 통해 향후 전기요금 조정 때 에너지 캐시백 사업 비용을 기후환경요금에 반영할 준비 작업을 마쳐 놓은 상태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 네 항목으로 구성된다.
기후환경요금은 신재생에너지 의무 할당제(RPS) 이행, 석탄 발전 감축 등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들어가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전력량에 비례해 부과하는 요금이다. 현재 1kWh당 9원이 부과된다.
올해는 작년보다 에너지 캐시백 가입 세대가 크게 늘었다. 이에 올해 연간 소요 재원은 작년의 104억원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전이 약관을 개정해 에너지 캐시백 비용을 기후환경요금에 반영할 수 있는 근거가 우선 마련됐다"며 "에너지 절감을 촉진하는 에너지 캐시백은 기후환경요금 목적에도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가입자의 빠른 증가로 작년 에너지 캐시백 사업에 정부 예산을 넘어선 재원이 쓰인 것을 두고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2023년 에너지 캐시백 사업 예산으로 25억6천만원을 책정했다. 그런데 참여 세대가 급증해 한전은 실제로는 104억원을 썼다. 정부는 초과 집행된 78억원에 대해 한전이 먼저 부담한 뒤 향후 전기요금에 반영하도록 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최근 펴낸 2023회계연도 결산 검토 보고서에서 "국회 심의로 사업비가 확정됐음에도 초과 집행한 지원금 78억원을 차후 기후환경요금에 반영하고 궁극적으로는 전기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하는 것은 국회 심의 취지를 존중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초과 집행 부담을 전기 소비자 또는 공공기관 부담으로 전가하는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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