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4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는 등 크게 출렁인 가운데 지난 한 달간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종목들의 하락 폭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약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4천34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우선주 제외) 중 18개 종목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개인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SK하이닉스로 순매수 금액이 2조2천억원에 달했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시스템 구현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국내에서 AI 수혜를 가장 크게 본 종목이다.
AI 산업의 수익성 우려에 주가가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증권가에선 낙폭이 과도하다며 매수 접근을 권했다.
지난 한 달간 개인들의 SK하이닉스 평균 매수가(순매수 거래대금을 순매수 거래량으로 나눈 금액)는 19만9천533원으로,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은 -13.20%다.
주가가 24만원대까지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평균 매수가는 꽤 합리적이다. 그러나 지난 2일 하루 동안 주가가 10% 넘게 급락해 17만3천200원까지 내려오면서 손실폭이 커졌다.
개인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현대차[005380] 주식도 5천357억원어치 사들였는데 수익률은 -7.34%였다. 삼성SDI(3천210억원·-1.07%), 기아[000270](3천118억원·-9.04%), LG화학(2천558억원·-5.53%), HD현대일렉트릭[267260](1천450억원·-2.28%), 이수페타시스[007660](1천433억원·-22.60%) 등의 종목에서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익을 본 종목은 한화오션[042660](690억원·9.30%), 카카오[035720](936억원·0.45%) 2개 종목뿐이다.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수익률 평균은 -11.35%였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수익률 평균은 각각 -0.79%, -1.63%이었다.
이 기간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AI 기술주 급락 등의 이벤트로 증시가 출렁이면서 성적이 그다지 좋지는 못했지만, 코스피 지수가 한 달간 4.35% 내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10개 종목에서 수익을 내고, 10개 종목에서는 손실을 봐 비슷한 성과를 냈다.
기관과 외국인 공히 순매수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005930]의 평균 매수가는 각각 8만8천623원과 8만7천914원으로 수익률도 -10.18%, -9.46%로 큰 차이는 없었다.
기관 순매수 상위 2∼5위에는 신한지주[055550](3천816억원·5.91%), 셀트리온[068270](2천877억원·1.43%), 넷마블[251270](2천695억원·10.42%),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천705억원·10.56%) 등이 자리했다. 기관은 SK하이닉스(1천347억원)도 많이 샀는데 수익률은 -9.82%로 개인보다는 나았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2∼5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4천456억원·7.40%), 삼성중공업[010140](3천377억원·2.94%), LG전자[066570](2천425억원·-11.13%), 우리금융지주[316140](2천389억원·-3.83%) 등이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2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시장 추정치 평균)를 9.3% 상회했지만 반도체 이외에 다른 업종으로의 확산은 제한적"이라며 "금리 인하 기대가 강화되고 있음에도 이익 모멘텀은 소멸했고 증시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어서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최근 변동성이 큰 반도체 업종의 대안으로 반도체와 주가 상관관계가 낮은 조선, 방산, 화장품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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