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13년간 키운 라인이 일본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제기되자 네이버와 라인플러스 등 관련된 직원들이 술렁이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일부 직원은 이참에 허울뿐인 라인 경영권을 포기하고 '네이버' 브랜드로 동남아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지만 라인이 일본에 넘어갈 경우 고용 불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큰 편이다. 한국 정부가 기술 주권 지키기에 소극적이라는 성토도 나오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고조되자 네이버 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간담회를 열어 직원들 목소리를 들은 뒤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라인플러스도 다음 주에 직원 대상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10일 IC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직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단체 채팅방 등에서 네이버의 손자회사격인 라인야후가 일본에 넘어갈 경우 득실에 대한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다수 직원은 네이버가 라인야후를 소프트뱅크에 넘겨주면 라인플러스 등 한국법인 직원 2천500명을 포함해 라인 관련 직원들이 고용 불안에 시달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라인야후 자회사인 Z중간글로벌(Z Intermediate Global)은 미국, 중국, 동남아 등 글로벌 사업을 맡은 한국법인 라인플러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라인프렌즈 캐릭터 사업을 운영하는 IPX 지분 52.2%와 라인게임즈 지분 35.7%를 갖고 있다.
라인야후가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순차적으로 종료함으로써 기술적인 협력관계에서 독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터라 네이버와 네이버클라우드 등의 기술 지원도 끊길 형편이다. 이는 라인야후와 관계된 국내 원의 구조조정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일부 직원은 온라인 게시 글에서 클라우드 등 라인 관련 기술 지원 부문이 동력을 잃을 것이라고 우려했고, "눈뜨고 코 베이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네이버가 입장 정리를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정부에 밉보일 것을 우려하는 것 같다"라거나 "(지분 매각을 통해) 욕먹을 결심을 한 것 같다" 등 다양한 견해를 내놨다.
또 다른 직원은 "내 자식이 옆집 부모한테 이유 없이 폭행당했는데 항의도 하지 않은 채 변상을 받을 것인지 여부에 대한 자식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건 매우 비정상"이라며 정부가 해외에 진출한 자국 기업 방어와 기술주권 지키기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했다.
사측의 소통 부족에 불만을 표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네이버 한 직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경영진이 다각적으로 검토 중인 것 같은데 언론 보도를 보는 것 말고 달리 정보를 접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상대가 있는 문제인 만큼 네이버가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빠르게 정리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다만 일부에서는 이미 소프트뱅크가 라인야후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갖고 있는데다 네이버 매출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차라리 라인야후 지분 매각 대금을 활용해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일본에 우호적인 동남아 시장에서 원점부터 시작하면 안착에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기술력을 갖춘 '네이버' 브랜드의 메신저, 핀테크 등 사업으로 라인과 경쟁해 승산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직원들 사이에서 정보 부족에 대한 불만과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네이버 노조는 이날 오후 긴급 온라인 간담회를 열어 라인플러스와 네이버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듣기로 했다.
라인플러스 이은정 대표는 오는 14일 전 직원 대상 설명회를 열고 현재 상황에 대한 경영진의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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