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시리즈는 아는 사람도 많고, 결말까지 이미 많이 알려진 작품이다. 그저 평범한, 사실 평범하고 싶던 유미가 모든 도약에 실패하고 자신이 일했던 곳의 외동딸이었던 안나의 이름을 훔쳐 새로운 삶을 사는 이야기이다.
고등학생이던 유미, 그리고 연이은 수험생활의 실패를 그리다 결국은 원하던 대학교에서 신입생 행세를 하는 유미. 이러한 거짓말의 결과를 직접 마주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미는 몇 년 후 자신이 가정부로 일했던 집의 외동딸인 현주, 즉 안나의 이름을 훔쳐버린다.
좋은 학력, 좋은 직업, 좋은 집, 결국 좋은 '남편'까지 안나라는 이름으로 얻어버린 유미. 이제 유미가 아니라 진짜보다 더 진짜같은 '안나'가 되어버렸다. 이 과정까지 오면서 유미는 점점 자신을 잊어버린다. 사소했던 거짓말은 더 자연스러워지고 대담해진다. 이런 일들이 쌓여 유미는 점점 자신이 원래 그랬다는 듯 살아간다.
나중엔 현주가 결국 안나의 실체를 알게되고, 안나로 살던 유미는 그 시절의 유미가 될까 두려운 하루하루를 보내게된다. 결국 남편까지 이 사실을 알게되고 상황은 더욱 극단적으로 치닫게 된다. 결말까지 보고나면 유미의 부정적이고 끔찍한 내면이 비판적으로 보이겠지만, 결국 머지않아 그 모습마저 우리의 내면과 닮아있음을 느낄 것이다. 그로인해 오는 불쾌감은 이 작품이 가장 원했던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이 시리즈는 대사가 참 좋았다. 그 중에서도 유미의 대학 선배가 해준 말이 기억에 남았다. "어쩌다 이렇게 된건지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할지가 중요해" 라는 말이었는데, 사실 이건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말이다. 유미는 이 말에 자극을 받아 결국 안나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마음먹은 일을 하고싶다는 '욕망'이 1%라도 부축이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떻게 참혹하게 변할 수 있는지를 너무나도 잘 보여준 장면이었다.
아득바득 욕망덩어리가 된 안나를 비웃기라도 하는 것 같은 음악과 결국 정의로운 사람이 된 마냥 선택하지만 그것마저 자신을 위한 위선뿐이었던 유미. 결국 갱생하지 못 한 유미의 모습이 사실 가장 마음에 들었다. 결국 해피엔딩입니다 가 아니라 끝까지 마음먹은 결말은 마주하지 못했지만 나름 평온하게 사는 유미가 더 잘 어울리는 결말같았다.
수지를 비롯한 모두의 연기가 좋았지만, 수지의 화려하지만 내면은 썩어들어간 연기가 정말 좋았다. 이기적이고, 허영심만 가득해서 이제 남들은 다 자신의 밑인 것처럼 느껴지는 유미를 너무나도 잘 표현했다.
거짓말, 그리고 욕망이 뭉친 끔찍한 모습을 가장 잘 그린 작품,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였다. 불쾌하지만 한번 틀면 못 멈추는 작품이니 꼭 보는 것을 추천한다.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