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팀에 물류팀장님 급으로 성질 사나운 대리가 있던 시절임.
난 사원이었음.


그 사람이 개인카드 지출결의한거 돈을 넣어달라고
왜 안넣어주냐 따짐.


그런데 늙은 경리년이 넣어줬다는거임.


그래서 그 사람이 장난치냐고 넣었는데 돈이 안들어오냐고
빨리 처리하라고 난리를 치고 있었음.


지금이 쌍팔년도도 아니고 인터넷으로 돈보내는데
며칠걸려 들어오진 않을거 아님.


근데 늙은 경리년은 이 대리를 꽤 무서워했음에도 끝까지 개기는거임.
보통 이런 마찰시에 나중에 까보면 무조건 경리년이 틀렸는데
뭔 자신감인지 늘 남이 실수했다 생각함.


보통 그러다 포기하고 항복하는데
이날은 끝까지 버팀.




난 그제서야 이유가 추측이 갔음.
오전에 이년이 시재가  안맞는다고 막내경리를 쥐잡듯 했음
그러니까 요컨데 돈을 잃어버린거임.
어따 흘리진 않았겠지만 장부를 뭔가 틀린거지.
이년은 죄다 틀리니까.


그때마침 대리가 돈달라고 왔으니까,
돈은 안주고 이 대리거 지결은 처리하면
모자란걸 메꿀 수 있었던 것 같음.


그래서 무서운데도 버티고 있는 것 같았음.
이년은 강자한테는 무조건 약함.
그리고 약간 화나면 눈깔 도는 사람한테는 배로 약함.


이렇게 용기를 냈음에도 세상은 도통 이년 편이 아니라서,
하필 성질 제일 드러운 사람한테 걸린거라
이 사람은 경리 앞에 서류 바구니에서 개인카드 지출결의서 자기거 찾아서 
경리년 앞에서 좍좍 찢어서 쓰레기통에 쳐넣었음.


경리의 음모가 부숴진거임.


그러고 대리는 씩씩대면서 나가버렸는데,
사실 이때 이 대리가 좀 더 냉정했어야 하는게
그 바구니에 있었다는것 자체가 아직 돈안줬다는 증거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