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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오 보면서 내내 우리아빠 생각났어모바일에서 작성

쀼쀼쀼(211.36) 2020.12.12 02:00:16
조회 630 추천 29 댓글 3

준영이 손잡고 강가에 앉아있는데 뒤질까봐 가슴이 철렁거리더라

나는 30대 여자고 우리 부모님은 나 중학교때 이혼하셨다.

우리 아빠도 이태오급 쓰레기라
엄마가 이혼하고 손절쳤는데 그래도 초반에는 집에 한달에 한두번 오면서 만났었거든

하루는 뭔 얘기 하다가 내가 너무 열받아서
그냥 사라지라고 꼴도보기 싫다고
아빠 왔다갈때마다 집안 분위기 얼마나 우울한 줄 아냐고 지랄했는데

하루인가 이틀 뒤에 전화와서
아빠 가장 친한 친구가 죽었다고, 아빠도 죽을까? 지금 술 한잔 사서 강가에 와있다고 하는 말에
엉엉 울면서 내가 잘못했다고 죽지 말라고 매달렸던 기억이 있다.

그때의 감정이 뭐였는지는 잘 모르겠어.
당시에는 나때문에 죽을까봐 손발이 덜덜 떨렸는데
그냥 그 순간 당황스러웠던건지 뭔지.
죽어버렸으면 좋겠는데 죽으면 절대 안되는 사람인건가.
지금도 가슴이 두근두근할 정도로 기억에 강하게 남아있다.


쀼세계 보면서 준영이가 너무 안쓰러웠어.
마지막에 폰 던지고 도망가는 거 보면서
시청자들이 저 감정을 이해해줄까? 막 걱정 될 정도로.

우리엄마도 좀 배운 여자에 직업도 좋고
굉장히 완벽하고 싶은 사람이었거든
자존심 쎄가지고 이혼 하기까지도 쉽지 않았고

지선우랑 다른 점은
이혼하기까지는 몇년이 걸렸지만
하고 나서는 여지를 주지 않았다는 건데.

나는 엄마가 아빠한테 벗어나지는 못한다고 느껴 아직도.
아직도 그사람 때문에 때때로 우울하시거든.

내가 어릴 땐 더 심했지.
여자로서, 엄마로서의 무거운 삶을
나한테까지 이입시켰어. 의도는 없었겠지만.

지금은 나와서 살고 있는데
같이 살 때 집안 분위기 생각하면 진짜 토할거 같고
우울하고 그래.

김희애님 연기를 보면서 우리 엄마 표정들,
어떻게든 잘 살아보려고
행복한 척 하려는,
그렇지만 눈에는 슬픔이 가득한..
그런 엄마의 표정이 겹쳐보였다.
얼굴까지 닮은 거 같아 심지어 ㅋㅋ

난 그런 엄마를 보는 게 너무 가슴이 답답했어.
숨이 턱턱 막혔어.
준영이가 도망갔던 그 감정이 너무 이해돼
정말 지긋지긋한 상황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 해도 답이 없지.

난 우리 엄마를 너무 존경하지만
(혼자 온갖 희생을 무릅쓰고 자식 둘을 키워냈다는 그 점 하나만으로도.)
하지만 어린 자식에게
이혼의 아픈 감정을 전이시켰다는 점은 아쉬워

엄마도 어렸고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기에 당연하지만
나는 더 어렸고
어떠한 선택의 여지도 없었잖아.

난 부모의 이혼을 단 한번도 슬퍼한 적 없어.
내가 오히려 엄마 힘들어하는 모습 보면서
그냥 빨리 이혼하라고 하기도 했으니까.

근데 부모의 감정은 정말 잘 컨트롤 해야하는 것 같다.
자식에게 너무 잘 흡수돼.

지금도 제일 듣기 싫은 말이
되게 쾌활한데 뭔가 눈이 슬퍼보인다는 말이야.
어쩔수 없이 내 안에 그런 것들이 남아있나봐.


꽤 늦은 정주행을 하면서
나는 작가가 엄청 주변 인터뷰를 잘 했거나
이혼했거나 이혼가정에서 자란게 아닐까 생각했다.

너무 현실적이고 섬세한 스토리에
하나하나 내가, 엄마가, 아빠가 대입될 정도로..
준영이는 나랑 내 동생이 합쳐진 인물같았어.

자식을 위해서는 무서울 게 없는 지선우는 거의 우리 엄마 판박이였고
(준영이는 그것조차 삶의 무게였을거야)
마지막까지 불쌍한척하는 이태오는 우리 아빠 그 자체였어.

이태오가 준영이에게 넌 나처럼 살지 말아라 하는 장면에서도
웃음이 나오더라 ㅋㅋㅋ
끝까지 지가 주인공이구나 하는 생각에.
위선뿐인 반성. 정말 작가가 대단했다고 밖에는 생각이 안 들어.


참 멋진 드라마였다.

결말까지 완벽했어.

지선우가 자기 삶을 사랑하고 그에 충실할수록
준영이도 엄마를 사랑할거야.
제발 자식을 위한 삶은 이제 내려놓길. 애착이 강한 건 알겠지만.

준영이가 그랬잖아.
맨날 나 때문이래! 맨날 내 핑계! 그만좀 하라고!
ㅎㅎ
준영이, 그냥 준영이로 살 수 있게 도와주길.
이혼 가정의 아들이 아니라 이준영으로.

이혼가정이라 더 떳떳하게 키우겠다. 그런 마음도 내려놓길.

준영이 알아서 잘 할거야.
부모가 이혼했는데 뭐 어쩌라고. 삶에서 그정도의 고난은 차고 넘친다. 그 고난을 더 키우는 건 이혼한 당사자들이고.


좋다. 드라마 보면서 간만에 내 상처도 꺼내보고.
가족도 돌아보고.
또 뭔가 생각나면 글 남겨야지.

누군가 읽어준 사람 있다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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