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인가 한국인이면 일본어가 영어보다는 쉬워야 한다는 근첩질을 하던 놈이 생각나는데 영어 울렁증 때문에 일본어를 선택할 수가 있나? 일본어 상당수가 외래어 짬뽕인데?

아니 그렇잖아
가정/개인용 PC를 パソコン이라고 하는데
이게 설마 Personal Computer의 약자일 줄 처음 배울 당시 누가 알았겠으며
노트북을 ノートパソコン이라고 부를 줄 알았겠냐는 거지
배우고 보니 그게 영어였더라인 거고

어지간한 JLPT JPT 교재에도 없는 실생활 용어 중에서도
スメハラ라는 게 있는데
스멜하라잖아? 이게 설마 Smell Harassment의 약자일 줄 알았겠으며 이걸 이해하려면
영단어를 기본적으로 깔고 있는 상태에서 일본어를 암기를 하든 뭘 하든 해야지

이제 굳어진 공구리라는 업계 용어도
그냥 concrete를 콩크리라고 부르던 것이 어원이라는 개념을 이해하려면 또 영단어가 보조가 되어야 하잖아

애초에 언어를 배운다는 건 좋든 싫든 외래어를 섞어 쓴다는 거고 여기엔 적성이고 뭐고가 없는 거잖아. 터부시하다라는 단어부터가 영어의 taboo + 시하다가 섞인 외래합성어고.

그리고 일본에 나가서 살아보면 알겠지만 영외래어 기반 일본어가 많다는 걸 알텐데? 일본에서 대학 나와서 취업만 하려 해도 면접복을 리쿠르트수트라고 부르는데 recruit라는 영단어를 모르면 저게 뭘 의도하고 만들어진 단어인지 직관적으로 감을 잡기가 어렵잖어.

이상하리만치 생활 곳곳에서 영단어 기반 조합어가 많아서
영문법까진 아니더라도 영단어 정도는 내 마음에 들든 안 들든 알아는 둬야 본인이 말하는 그 일본어를 잘한다는 개념이 성립하는데

이건 무슨 영어 따로 일본어 따로인 줄 아는 거 같어
결국 영어는 글로벌 흐름이고 그 흐름에 맞춰 파생된 일본이란 나라의 표현을 배우는 걸 일본어를 배운다고 하는 거란 말임
일본어가 무조건 한자에 가나만 떡칠한 게 절대 아닌데
무슨 일본어에서 영어를 분리하려는 시도를 하는 건지..

난 그게 존나 이해가 안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