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캠퍼스타운 x 스케일업]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이 스케일업팀과 함께 ‘2024년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동국대 캠퍼스타운과 스케일업팀은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이 진행 중인 사업 전반을 소개하고, 이들의 비즈니스모델을 분석합니다. 이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하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를 연결해 도우려 합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운약근답올핏은 건강 약자를 위한 재활 운동 기구 ‘라이클’을 개발하고 있다. 라이클은 누워서 타는 자전거 형태의 운동기구다. 운약근답올핏은 건강 약자의 낙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 누워서 타도록 설계했으며, 개인 상태에 따른 맞춤형 운동이 가능하도록 개별 제어 발판을 적용했다.
운약근답올핏은 올해 안에 라이클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상용화할 계획이다. 의료기기 인증도 준비하고 있다. 김남중 운약근답올핏 대표는 원활한 제품 개발과 사업 전개를 위해 올해 투자를 유치하고 내년에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TIPS)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에 스케일업팀은 심규병 린밸류업 대표를 멘토로 추천했다. 심규병 대표는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하는 해커톤, 창업 교육 관련 활동을 하다가 2017년 이후 개인투자조합을 운영하면서 우수한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 및 투자하고 있다. 지금까지 7개의 조합을 통해 50여 개 팀에 투자했으며, 올해부터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에 린밸류업워크스페이스를 열고 스타트업을 투자 및 육성하고 있다.
스케일업 현장에는 심규병 대표와 김남중 대표가 참석했다.
심규병 린밸류업 대표(좌)와 김남중 운약근답올핏 대표 / 출처=IT동아
IR 자료는 투자자 입장에서 작성하라
심규병 대표: 안녕하세요, 대표님. 운약근답올핏 IR 자료를 살펴봤는데 지금 투자 라운드는 어떻게 되나요?
김남중 대표: 저희는 시드 투자 유치를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운약근답올핏은 지난 2021년 1월에 창업했고 그동안 개인 사업체인 재활 운동 센터의 수익과 여러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운영했습니다.
사실 이전에는 투자 유치를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최소한 제품 개발까지는 자력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창업 이후 3년이 지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려다 보니 저희 역량으로는 버거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또한 내년에는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TIPS)를 목표로 하고 있어서 본격적으로 투자 유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심규병 대표: 그렇군요. 우선 ‘투자’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창업자에게는 사람 경영, 자금 경영이 중요합니다. 사람 경영은 조직 관리, 기업 문화 등을 말하고, 자금 경영은 인건비나 원가, 성장을 위한 자금 운영 계획 등이 해당됩니다. 이 두 가지만 잘해도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투자 유치는 자금 경영에 해당합니다. 기업이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은 크게 매출, 대출, 투자 유치 3가지입니다. 매출은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해 내는 수익입니다. 대출은 자산이나 신용, 기술을 기반으로 이뤄집니다. 단 대출의 경우 성장에 필요한 자금보다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유 있게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유치합니다.
그런데 투자를 진행하는 투자자와 창업가의 관점이 약간 다릅니다. 투자자는 투자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고, 스타트업은 사업 전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길 원합니다. 대표님 입장에서는 지금 사업에 대한 확신이 있겠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 사업의 미래에 대해 신뢰할 만한 근거가 필요합니다. 즉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투자자를 설득할 좋은 아이템과 그것을 뒷받침할 데이터 기반의 지표, 팀 역량의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투자자가 원하는 것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IR 자료, 사업계획서를 만들어야 합니다.
대표의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라
심규병 대표: 대표님은 투자자가 초기 스타트업을 볼 때 어떤 부분에 매력을 느낀다고 생각하나요?
김남중 대표: 아무래도 사업 성공 가능성이 아닐까요?
심규병 대표: 그러면 투자자는 사업 성공 가능성을 어떤 근거로 판단할까요?
김남중 대표: 창업자의 역량을 볼 것 같습니다. 사업을 전개하다가 마주하게 되는 난관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자신의 부족한 점을 어떻게 인지하고 보완하는지, 그에 대한 계획을 갖고 있는지를 중요하게 볼 것 같습니다.
심규병 대표: 맞습니다. 한 마디로 문제 해결 능력입니다. 사실 사업은 실패를 반복하면서 경험을 쌓고 그것을 통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창업자가 문제 해결 능력이 낮다면 사업이 성공하기까지 비용이나 시간이 많이 들어갑니다. 반면 문제 해결 능력이 좋은 창업자는 빠르게 성장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투자자는 창업자의 전략적 사고력, 시장 및 가치사슬(벨류체인)에 대한 이해력만 보고 투자를 결정하지 않습니다. 창업자의 끈기, 노력, 네트워크, 팀 역량까지 검토합니다. 문제 해결 능력을 보기 위함입니다. 이런 내용도 IR 자료에 들어가야 합니다. 대표님 같은 경우 많은 역량을 갖고 있는데 그것을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을 갖췄다는 것도 어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운약근답올핏에 대해 설명하는 김남중 대표 / 출처=IT동아
또한 투자금 운영 계획과 이를 통해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가 명확해야 합니다. 여기서 목표는 최종 목표가 아니라 단계별 목표를 말합니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으로 달성할 단기적 목표를 제시하고 향후 어떤 방식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리고 실패했을 때의 방안도 추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험 요소를 생각할 수밖에 없으니까 실패한 이후의 전략도 확인하길 원합니다. 다음 단계의 자금 조달이나 사업 방향 등을 함께 언급하기를 권합니다.
타깃 고객을 명확히 하라
심규병 대표: 현재 운약근답올핏의 라이클이 관련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김남중 대표: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재활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활 운동의 경우 트레이너의 역량에 따라 서비스가 획일화되지 못하는 불안정성이 있습니다. 저희는 그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자동화, 무인화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보조 인력 없이 재활 운동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시제품을 만들어 시장에서 테스트했는데 일단 반응이 좋았습니다.
심규병 대표: 좋은 포인트입니다. 그런데 IR 자료에는 그런 내용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김남중 대표: 제품에 대한 설명을 부각하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심규병 대표: 기존에는 문제를 해결하면 가치가 생기고, 그 가치를 재화로 만들면 비즈니스가 됐습니다. 그리고 경쟁사가 생길 것을 대비해 차별화 전략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가치가 있다고 해서 다 재화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대표님이 언급한 대로 고령 인구가 늘어나고 재활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그들이 모두 운약근답올핏 제품을 구매하지는 않습니다. 실제 구매자가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정의해야 합니다. 그것이 타깃 고객인 것입니다.
현재 IR 자료에는 전체 시장에 대한 이야기만 있을 뿐 타깃 고객에 대한 설명은 없습니다. 타깃 고객을 명시하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했을 때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면 투자 유치가 한결 용이할 것입니다.
차별화 전략도 고민해야 합니다. 차별화는 고객이 이탈하지 않고 우리 제품만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그것은 기능일 수도 있고 서비스, 라이선스, 사용자 경험(UX)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차별화 전략을 세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입니다.
만약 타깃 고객의 니즈가 명확하고 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데다 차별화 전략까지 갖추고 있다면 시장이 작아도 상관없습니다. 해당 영역을 확실히 장악하면, 그 작은 시장을 기반으로 연계시장까지 확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에 맞는 성장 전략을 갖고 있으면 됩니다.
IR 자료가 갖춰야할 점에 대해 멘토링하는 심규병 대표 / 출처=IT동아
사람 경영 역량도 제시해야 한다
심규병 대표: 초기 투자는 대표와 팀 역량을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팀 소개의 경우 네트워크, 문제해결 역량 및 경험, 학습 능력 등을 통해 팀의 역량을 보여줘야 합니다. 또한 조직 문화, 복지 등을 언급하면서 사람 경영을 잘할 수 있다는 것도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김남중 대표: 사실 인적 자원에 대한 고민이 큽니다.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재활 운동 센터에서도 느끼는 것이지만, 내부 구성원이 기업을 대하는 가치가 이전과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심규병 대표: 맞습니다. 시장이 변하고 시대가 바뀌었고, 함께 일할 사람들이 바뀌었습니다. 과거에는 제조 산업과 2차 산업이 중심이었기 때문에 오류가 적고 생산율이 높은 인력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창의적이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주목받습니다. 기업은 이런 변화에 맞춰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대표님은 새로운 인재가 비전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그런 가치를 제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IR 자료의 팀 소개 파트에는 대표님이 가진 역량으로 어떻게 좋은 팀을 구성할 것인지를 어필하면 됩니다.
그리고 IR 자료 끝에는 ‘감사합니다’라는 인사 대신 회사 비전을 언급할 것을 권합니다. 지금은 특정 영역에서 밸류체인을 확보하려는 제품을 만들지만 여기에 머물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확장해 성공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이 있으면 투자자가 더 관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IR 자료를 보면서 보완할 부분을 말씀드렸는데, 정리하자면 자금이 필요한 스타트업 입장에서 벗어나 명확하게 확보할 수 있는 타깃 고객을 시작으로 성공할 수 있는 전략을 가지고 투자자를 설득하라는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문제 해결 능력, 타깃 고객, 차별화 전략, 성장 전략, 팀 역량, 비전 및 목표 등을 담는 방향으로 IR 자료를 보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투자자에게 제품 소개보다는 제품이 추구하는 방향과 가치가 더 중요합니다. 제품은 시장 변화에 따라 계속 업데이트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핵심 가치와 단계별 성장 전략을 더 강조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표님에게는 스타트업이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는 기본적인 워크북인 ‘린 캔버스’를 권합니다. 린캔버스의 가운데를 나누어 우측은 시장에 대한 이야기, 좌측은 우리 제품에 대한 이야기, 가운데는 내가 제시할 수 있는 핵심 가치 3가지를 넣으면, 보완할 부분과 개선점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부분은 애시 모리아가 쓴 ‘린스타트업’이라는 책을 보시면서 좀 더 연구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운약근답올핏 스케일업 현장 / 출처=IT동아
김남중 대표: IR 자료를 만들 때 발표용과 전달용에는 각각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까요?
심규병 대표: 사실 큰 차이는 없습니다. 발표의 경우 스토리텔링을 통해 전략 부분을 강조하고 투자자에게 전달할 때는 투자심의 보고서에 들어갈 내용을 뒤쪽에 부록(Appendix)으로 넣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초기 미팅 후 투자 검토 시 투자심의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해당 보고서에 들어갈 내용을 부록으로 제공하는 것이죠. 기존의 투자심의 보고서를 한 번 보면 어떤 내용이 필요한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김남중 대표: 투자심의 보고서를 볼 수 있는 곳이 있나요?
심규병 대표: 회사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정형화되어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온라인상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참고할 만한 보고서는 개인적으로 전달드리겠습니다.
김남중 대표: 감사합니다.
심규병 대표: 투자 유치를 원하는 창업자는 을의 입장이 아닙니다. 사실 IR은 ‘Investment Relationship’의 약자로, 관계를 맺고 함께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운약근답올핏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함께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투자자를 찾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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