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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문화 혁신 중, KB국민은행은 ‘애자일(Agile)에 진심’이었습니다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6.27 02:00:26
조회 6332 추천 0 댓글 13
[IT동아 강형석 기자] 애자일(Agile), 유연하게 상호 소통하며 업무를 진행하고 성과를 내는 형태를 말한다. 어떤 하나의 업무 형태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대응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해결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면서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다. 과거 스타트업에서 많이 시도했지만, 현재는 대기업에서도 애자일을 도입하며 성과를 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도 국내 금융사 중 비교적 빠른 2017년부터 애자일을 도입했고, 2년 전에는 애자일 빌드팀을 출범해 변화하는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실제 사내에 애자일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 구성원이 애자일을 경험하고 업무 성과를 극대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2024년 6월 26일,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개최된 ‘KB 애자일 하자CON(KB AGILE HAJA CON)’은 애자일 전환에 성공한 부서의 경험을 공유하고, 애자일 전환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리는 자리였다. 이 외에도 애자일 분야 전문가를 대거 초빙해 여러 기업의 사례와 방법 등을 소개하고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애자일 도입이 가능한지 알리는 시간도 있었다.


박기은 KB국민은행 테크개발본부 부행장. / 출처=IT동아



첫 발표에 나선 박기은 KB국민은행 테크개발본부 부행장은 “도대체 은행, 금융회사라는 곳이 왜 이런 것을 할까? 스스로 많이 자문하고 있지만, 아직 답은 없다. 애자일이라는 단어가 중요한 게 아니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아직 고민하고 있다”고 말하며 애자일 전환에 대한 의견을 말했다. 이어 그는 “애자일하기 싫었다”고 말하며 관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만큼 애자일이 조직 내에 뿌리내리는 일이 쉽지 않음을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부행장은 네덜란드 ING 그룹, 미국의 JP 모건 등 애자일을 도입해 성과를 내고 있는 여러 기업 사례를 소개했다. 주목한 부분은 조직 유형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애자일 전환에 성공한 상위 50개 혁신 기업의 성과를 보면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비즈니스적 이점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애자일하기 싫다고 말한 박기은 부행장. 하지만 애자일은 기업의 업무 문화를 혁신하는 데 필요한 과정이다. / 출처=IT동아



빅테크 기업과 금융산업 간 디지털 경쟁도 치열하기에 이를 대비해야 되는 것도 애자일 도입의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빅테크들이 하나 둘 금융산업에 진입하고 있으며 이들은 기저에 있는 플랫폼을 바탕으로 금융사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예견된 것이기에 은행은 수직적 요소를 모두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애자일과 세대차이는 관계가 있을까 하는 이야기에 박 부행장은 개인적으로 세대차이가 있다는 입장이었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차이도 존재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애자일 문화가 어느 정도 자리잡으려면 세대가 조금 지나야 자연스러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 자신만의 것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관점의 애자일 코치들의 조언들


박기은 부행장의 연설에 이어 다양한 애자일 코치가 자리에 올랐다. 조승빈 컨그루언트애자일 대표는 쉽고 직관적인 예시를 들어 애자일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특히 그는 ‘컬처버블’을 강조했다. 컬처버블은 변화에 눈을 뜬 개인 혹은 조직이다. 이 조직이 빠르게 변화하고 성장하려면 리더가 중요하고 그 리더가 변화를 이끌 인터페이스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컬처버블은 이미 있지만 모를 뿐이라며 리더는 버블을 찾아 만들고 지켜줘야 탑-다운 방식의 애자일이 성공 가능하다고 말했다.


조승빈 컨그루언트애자일 대표의



길도현 테크레디 최고운영책임자는 애자일 조직이 되려면 변화에 진심인 사람이 많아야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두 가지 조건을 언급했다. 하나는 진심과 용기를 가진 혁신가의 리더십, 이들이 변화를 주도하고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두 번째는 효능감이다.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고 매출 이익 향상이 체감되면 그 조직은 진심으로 대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송근창 카카오브레인 애자일 코치는 김성윤 유닛미 대표와 함께 연단에 올라 유닛미가 어떻게 애자일을 도입해 성과를 냈는지 언급했다. 윤세훈 프로젝트리서치 이사는 애자일 정착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리더십이 팀으로 이관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도 애자일에 진심입니다 - KB국민은행이 애자일하는 방법


마지막 세션은 KB국민은행 내 조직에서 애자일 전환을 통해 업무 혁신을 이룬 사례로 구성됐다. 이 자리에는 김유철ㆍ노창환 KB국민은행 아키텍처부 대리 외에 이석신 KB국민은행 데이터지원부 차장, 김인덕 KB국민은행 WM투자상품부 부장, 강용석 KB국민은행 WM투자상품부 대리 등이 자리했다.

먼저 KB국민은행의 애자일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이다. 내부에서 애자일 전환이 필요한 부서의 신청을 받으면 코치 2명이 붙어 파견을 나간다. 1~2개월 간 집중적으로 코칭을 진행한다. 이 외에도 애자일을 쉽게 따라할 수 있게 애자일 실무 가이드와 교육 자료도 배포한다. 하나 만들어 놓고 끝이 아니라 주기적인 업데이트로 기존에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을 채워가는 중이다. 숏츠 영상 및 뉴스레터 등 콘텐츠를 제작해 지속적으로 배포한다.


김유철 KB국민은행 아키텍처부 대리가 KB애자일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KB애자일은 크게 KB칸반과 KB스크럼으로 나뉜다. KB칸반은 일상 업무를 그대로 시작하는 형태다. 개발팀이 아니더라도 운영팀, 업무팀, 기획팀 모두 접목 가능하다. KB칸반 코칭은 팀이 함께 일하는 문화를 만드는 게 목적이다. 업무의 가시화를 통해 업무 흐름을 파악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시작이다.

KB스크럼은 프로젝트 개발 시 기획부터 최종 개발까지 점진적으로 상품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최소 2개월 동안 단기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스프린트 과정을 3번 가량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기획자와 개발자가 함께 일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식이다.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것 이상으로 서로가 알고 있는 영역에 대해 공유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KB국민은행이 애자일을 통해 어떻게 업무 문화를 혁신하고 성과를 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실제 탑-다운(Top-Down) 방식의 애자일 도입 사례도 언급됐다. KB국민은행 WM투자상품부가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서 탑-다운 방식은 혁신적인 리더가 팀원을 이끄는 형태를 의미한다. 이 부서는 처음 개편될 때 각자 다른 부서에서 온 팀원이 모여 있는 상태였다. 9명의 개발자와 3명의 기획자로 구성되었는데 소통 과정이 비효율적이고 이슈에 대한 대응도 부족했다. 강용석 대리는 이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고 김인덕 부장에게 애자일 도입을 제안했다. 김 부장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여 애자일 코칭을 받게 됐다고 한다.


강용석 KB국민은행 WM투자상품부 대리가 KB애자일 적용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WM투자상품부는 칸반에 대한 코칭을 받고 2월부터 2개월간 업무를 수행했다. 각 팀원간 업무가 공유되면서 어떤 업무가 진행되는지 파악할 수 있었고 팀 리더는 전체 상황을 파악하기가 쉬워졌다. 정해진 시간에 미팅을 진행하는 DSU(Daily Stand Up)도 도움이 컸다. 아직 완전하게 애자일이 정착된 것은 아니지만, 팀원 모두가 노력하면서 업무 개선에 매진하고 있다.

김인덕 부장은 “올해 부임을 했는데 직원들과 어떻게 조직을 이끌어갈지 고민이 많았다. 나 자신도 처음 맡는 부서라 모르는 게 많았고 소통에 대한 고민도 컸는데 강용석 대리가 애자일 코칭이 있다며 도입을 권했고 그럼 빨리 해보자고 말했다. 처음에는 시간에 쫓길 것이라며 모두가 고민했지만, 배우려면 시간은 당연히 들어가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반기 혹은 내년에 기회가 또 온다면 해보지 않은 과정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자리에 오른 이석신 데이터지원부 차장은 “나도 애자일에 진심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처음 KB국민은행 내부에 애자일빌드팀이 출범하고 애자일 코칭 프로그램이 생긴 것이 알려지면서 부장이 먼저 도입을 제안한 게 애자일 도입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오픈소스를 활용해 100% 내부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자체적으로 운영이 가능한 수준의 범위에서 애자일을 접목했다. 장단점은 있지만, 결과적으로 팀워크가 강화되고 성과를 빠르게 낼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술부채를 해결하지 못하면 팀 전체가 힘들어진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애자일이 무조건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조직의 업무 환경과 문화에 따라 접근한다면 더 극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유철 대리는 “KB애자일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많은 조직에서 많은 사람이 애자일을 자연스럽게 실행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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