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항공사진 클릭></U> 우리모두가 너무나 잘 알고 있듯이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는 마포아파트단지이다. 그런데도 한강아파트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최초의 \'단지개념\'이 나타난 주거단지라는 점에서다. 1970년에 세워진 한강맨션은 이제 재건축을 바라보고 있다. 한강변 아파트의 최대장점인 한강조망과 일조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 한가지에서라도 용산 이촌동 아파트 단지는 대단한 프리미엄을 갖는다. 이제 다시 세워질 한강맨션은 가장 전망좋은 자리답게 최대한의 용적률에 최대한의 조망을 갖는 아파트단지로 바껴질 것이다. 우선 지금의, 또는 1970년의 한강맨션으로 돌아가 보자. 단지계획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페리의 근린주구론이다. 폐쇄적인 단지구성 초래로 인한 부작용 등이 있지만 단지계획의 기본 학설로 여전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금의 한강맨션 부근, 한강맨션과 한강외인아파트(지금은 한강LG빌리지), 왕궁아파트, 렉스아파트 등 그 일대를 합쳐 \'한강아파트지구\'라 부른다. 지금은 다소 그 의미가 퇴색된 면도 있지만 점차적으로 한강 이촌동 부근에 단지가 조성되어졌다. 한강맨션의 도로변 3동은 1,2층 상가, 3,4층은 주거인 일종의 주상복합의 형식을 띄고 있고, 부근에 신용산초등학교와 중경고등학교 등 학교가 단지 내에 속한다는 점에서 얼추 근린주구의 형상을 띄고 있다. 가로변 노선상가는 어떻게 하다보니 한강아파트단지 중심에 놓이게 되었고 한강맨션 상가를 중심으로 도로변에는 상가가 줄지어 생기게 되었다. 이런 일련의 근린주구의 \'증거(?)\'는 의도된 계획은 아니었다. 한강아파트지구 역시 한꺼번에 이루어진 단지도 아니었고 순차적으로 정부가, 혹은 민간업체가 만들어낸 합작품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한강아파트단지를 우리나라 근린주구개념의 아파트단지라 단순하게 정의내릴수는 없고 \'순응적 계획에 의한 근린주구의 구성\'이라고 한다. (\'한국의 공동주택의 역사\' - 참고)
참 재미있다. 근린주구라 단순하게 정의내릴 수도 있지만 그럴수도 없다는 것이. 자칫잘못하면 근린주구에 의한 단지구성은 외부로 향해 폐쇄적이고 내부지향적이기 쉽지만 한강맨션 및 그 일대를 그런 오류에서 벗어나게 해 준것이 바로 \'가로변 상가\'다. 어쩌다 동부이촌동 그 일대를 지나가 보라. 노선상가가 주는 풍부함은 말로다 못할 정도다. 사람들의 냄새가 있고 향기가 있다. 건축하는 사람들이 지겹게 말하는 커뮤니티가 그곳에 있고 공동체 정신도 어쩌면 그곳에 있다. 일반적인 아파트 단지를 보면, 단지 중앙에 혹은 입구에(입구에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중심상가가 있고 분산상가가 흩뿌려져 있다. 그리고 단지와 외부도로, 혹은 다른 단지와의 경계는 무미건조한 울타리만 앙상하게 둘러쳐져 있다. 사공간화된 가로는 더욱더 아파트 단지를 도시 내 섬(island)으로 남겨두기 쉽다. 그러나 이곳은 다르다. 가로변은 활기차다. 사람들이 뭔가를 사기위해 그 가로변을 돌아다니고, 또는 외식을 하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가로를 거닌다. 또한 뭔가 맛있는 집을 찾기위해 다른곳에서 오는 사람들도 있다. 노선상가는 경험해 보면 정말 큰 힘이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러나 지금은 왜 이런 단지를 보기 힘든가? 생각해보지 않았는가? 이렇듯 긍정적 측면이 많은데도 한강맨션, 반포1단지 등 대표적인 단지를 제외하곤 이러한 가로변을 찾아보지 힘들다. 우선 많은 상권을 확보하기 힘든데다가 상가라는 것은 소음원이기 때문에 상가와 인접한 곳은 분양하기 어려워, 상가 표면적을 넓히는 이러한 노선상가는 계획시 꺼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선상가가 이런 긍정적 측면이 많다는 점을 확실히 인지하며 계획하는 사람이 드물다는 점도 그 이유다. 아파트 단지계획이 대다수가 민간업체에 의한 계획이라는 점에서 역시, \'도시\'를 위한 계획보다도 \'단지\'자체를 위한 계획을 하기 때문에 \'이기적\'인 계획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한강맨션의 큰 특징이라 하면 이 노선상가와, 또 하나 \'일자형 반복배치\'이다. 아파트의 태생은 바로 "경제성"이라는 점을잊지 말자. 꼬르뷔제 등 근대건축가가 제안한 아파트는 복잡하고 비위생적인 저층고밀도 주거양식을 고층저밀로 바꾼다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지금은 고층고밀이지만. 아파트라는 건물 자체가 가진 가장 큰 특징 역시 "반복성"이다. 어쩌면 "반복배치"는 아파트의 필수불가결한 전제이다. 한강맨션은 여기에 또 더해진 것이 바로 일자형이라는 것이다. 일자형 배치는 옥외공간을 단순화시키고 무미건조하게 만든다. 어딘가 어딘지 모르겠고. 아이덴티티가 없다. 한강맨션이 주는 교훈도 많지만 이런 일자형 배치의 초대라는 점은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한강맨션의 지금은 어떨까.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다. 지금은 지구단위계획 상 2종 주거지역으로, 7층 판정을 받았지만 곧 25층, 용적률250%를 따낼 것이다. 그러나 지명현상으로, H사, S사, K사가 경합을 벌인 끝에 K사가 당선이 되었지만 재건축 진행과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한강 바로 앞 동의 주민들의 불만사항때문인데, 따로 한강변으로 입주권을 달라는 등의 요구사항이다. 사실 한강맨션의 지금의 배치상 한강변 동들과 그 외의 동들은 많은 차이를 보인다. 조망은 물론이고 중요한 집값에서 차이를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노선상가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앞서 언급했지만 한강맨션의 가장 큰 장점은 이 노성상가이다. 다행히 서울시에서 노선상가는 리노베이션을 요구하여 재건축안에서도 볼 수 있듯이 상가는 제외하고 계획하였다. 상가는 살려둔다는 말이다. 그러나 상가민들은 단지에서 따로 떼어질 것을 요구한다. 아파트 단지에서 분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다시 또 아파트 단지를 구성할때는 다른 상가시설을 두어야 할까? 한강맨션의 재건축 상황을 지켜보고 느낀 생각은 바로 예민한 \'재산권\'의 주장이다. 한강을 얼마나 볼 수 있는지, 용적률은 얼마나 받아낼 수 있는지, 내 집은 어디에 위치하게 될 가능성이 많은지 등등. 주민들의 생각에 \'도시에서의 우리 단지가 주는 영향력\'에 대한 고민은 별로 없는 듯 보였다. 그러나 지역의 특성상 \'부촌\'이고 고학력의 소지자가 많은 까닭에 건축적, 예술적 주문을 해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어쨌건 자신의 집이기 때문에 재산가치로서의 자신의 아파트에 관심이 많았다. 우리나라 최초의 단지개념으로 지어진 아파트단지, 한강맨션. 처음엔 국가의 주도로 건설되었지만 이제 주민의 손에 넘겨졌고, 앞으로 어느 건설사의 주도로 재건축이 진행되어질 것이다. 한강을 바라보고 굳이 아파트를 짓겠다면 일자형 판상형보다 타워형 아파트가 맞다. 그리고 저층으로 깔리는 것보다 고층형으로 쭉뻗는 것도 나쁘진 않다. 또한 노선상가가 죽지않고 살아난 것이 기쁘다. 그러나 이찌됐건 제한된 용적률을 채우기 위해 고층 탑상형이라고 해도 지금과 같은 뒷편에서의 한강으로의 창은 막힐 것이다. 다만 한강맨션의 건강한 재건을 빌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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