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는 오는 7일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 입성해 브로드웨이 정복의 첫 걸음을 내딛고, 대형뮤지컬 \'대장금\'은 일본 라이센스 수출과 내년 북경 공연을 성사시켰다.

세계 공연시장의 창구인 에든버러프린지에선 호평과 찬사 속에 한국공연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한국공연은 이제 세계무대로 나아가고 있다.

◈ 세계로 비상하는 한국공연

한국공연의 본격적인 세계무대 도전은 국가대표 뮤지컬 \'명성황후\'로부터 시작됐다. 1997년 아시아 최초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선 이후 미국과 영국 등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세계시장 진출의 물꼬를 텄다.

이어 타악무언극 \'난타\'는 에든버러를 디딤돌 삼아 2004년 오프브로드웨이에 상륙해 1년6개월 간 공연했고, 올해 대형뮤지컬 \'대장금\'은 국내 흥행 부진에도 일본, 중국과의 라이센스·투어공연 계약으로 이미 37만 달러를 벌었다.

그리고 코믹무술극 \'점프\'는 로열티와 2차 저작권 수익, 제작비 지원 등의 유례없는 조건으로 7일부터 오프브로드웨이 유니온스퀘어 극장에서 오픈런(무기한) 공연에 들어간다.

◈ 아시아의 브로드웨이를 꿈꾸다

한국 뮤지컬계는 오는 2010년까지 서울 한남동, 신도림동 등에 5개 이상의 뮤지컬전용극장을 보유하게 된다. 영화의 멀티플렉스처럼 꼭 필요한 놀이터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뮤지컬계는 더 큰 꿈을 갖고 있다. 바로 아시아의 브로드웨이를 만드는 것이다.

아시아가 미주, 유럽에 이어 세계 공연시장의 한 축으로 부상 중인 상황에서 한국이 아시아 공연시장의 허브로 치고 나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미 CJ엔터테인먼트 등에서 국내시장을 벗어나 중국과 일본을 하나의 시장으로 묶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송한샘 한국뮤지컬협회 사무국장은 "뮤지컬의 폭발적인 성장세, 일본을 능가하는 창작력 등에서 한국은 아시아 공연시장의 리더로 나설 잠재력이 충분하다."라며 "한국의 브로드웨이는 이를 위한 최고의 거점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 최적의 후보지, 용산


한국판 브로드웨이의 최적지로 주목받는 곳은 서울 용산이다. 용산의 미군기지 부지와 가족공원은 정부와 서울시 소유로 가장 난제인 부지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 있다.

정부와 서울시가 땅을 제공하고 삼성극장, LG극장처럼 기업의 자본을 극장 건립에 참여시킨다면 공연과 관광이 결합한 극장타운은 자연스레 형성될 수 있다.

김경훈 예감 대표는 "한국의 브로드웨이는 공연과 관광, 캐릭터, 건설, 금융 등을 아우르는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국가적 자산이 될 것"이라며, 먼 앞을 내다보고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안목과 결단을 촉구했다.

◈ 이제 시작, 갈 길은 멀다

하지만 아직 시기상조라는 견해도 많다. 국내 공연시장의 규모와 여건을 고려할 때 아직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이성훈 CJ엔터테인먼트 기획마케팅부장은 "극장타운이 들어선다 해도 공연할 대형작품이 충분한지, 관객이 꾸준히 들어찰지, 언어적 한계를 극복하고 외국 관광객을 불러모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인적 물적 기초 인프라 구축과 뮤지컬의 문화산업적 육성 등 장기적인 지원정책을 통한 질적 성숙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한국공연이 세계시장으로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내일의 화려한 비상을 위해 공연계, 관객, 정부 모두의 노력과 애정이 필요한 시점이다